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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관 한화솔루션 사장, 태양광·수소 '드라이브'

조인영 기자 (ciy8100@dailian.co.kr)
입력 2022.02.21 06:00
수정 2022.02.18 18:03

3월 23일 정기주총서 사내이사 재선임 예정…임기 2년

'친환경 에너지 기업' 도약 위한 태양광·풍력·그린수소 투자 '성과'

올해 신재생E 사업 고도화 및 석유화학 포트폴리오 다각화 나설 듯

김동관 한화솔루션 전략부문 대표이사ⓒ한화그룹

김동관 한화솔루션 대표이사 사장이 회사 출범 3년차를 맞아 주주들에게 신임 여부를 묻는다. 석유화학(케미칼) 사업을 한층 안정적으로 이끄는 한편 태양광·수소 등 신재생에너지 사업 고도화에 나선다는 청사진을 주주들에게 제시할 전망이다.


그간 글로벌 기업 인수·지분 투자 등으로 외형 성장에 주력해왔던 김 사장은 올해에는 차세대 제품 개발 및 관련 설비 투자 등에 집중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부진할 것으로 예상되는 태양광 사업(큐셀)은 해결해야 할 숙제로 지목된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솔루션은 오는 3월 23일 서울 로얄호텔에서 정기주주총회를 열고 김동관 사장을 사내이사로 재선임하는 안건을 상정할 예정이다. 임기는 2년이다.


한화솔루션은 한화케미칼이 자회사 한화큐셀앤드첨단소재를 '한화글로벌에셋(존속 법인)'과 '한화큐셀앤드첨단소재(신설 법인)'으로 분할한 뒤 신설 법인을 흡수 합병해 2020년 1월 공식 출범했다.


PVC(폴리염화비닐), 가성소다 등 주력 석유화학 제품 선전으로 한화솔루션은 2020년 5942억원, 2021년 7383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두는 등 안정적인 성과를 보이고 있다.


한화솔루션은 이익 대부분이 아직까지 석유화학에 쏠려있지만, 앞으로는 친환경 에너지인 태양광·풍력·그린수소 등에서 유의미한 성과가 날 것으로 내다보고 신재생에너지 관련 첨단 기술 확보 및 투자에 매진해오고 있다.


지난해 8월 프랑스 재생에너지 전문 개발업체인 RES 지분 100%를 약 9843억원에 인수한 것이 대표적이다.


RES프랑스의 개발·건설관리 부문과 태양광·풍력 발전소 개발 사업권(파이프라인)을 확보하게 된 한화솔루션은 기존 태양광셀과 모듈 제조사업에서 풍력 사업 발전까지 사업 영역을 확장할 수 있게 됐다.


태양광 사업 경쟁력도 강화했다. 지난 11월 한화솔루션은 노르웨이 상장사 REC실리콘 지분 16.67%를 약 1900억원에 사들였다. 폴리실리콘은 태양광 전지(셀) 제조에 원료로 사용되는 핵심 소재다.


이번 투자를 통해 한화솔루션은 안정적인 태양광셀 원료를 조달할 수 있게 되면서, 미국 시장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태양광·풍력에 이어 그린수소 투자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그린수소는 재생에너지로 만든 전기를 물로 분해(수전해)해 만들기 때문에 가장 친환경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한화솔루션의 수소 사업은 수전해 기술 개발을 비롯해 수소의 저장·유통을 위한 수소 탱크 사업 확대까지 이어진다.


고압 탱크 기술 확보를 위해 한화솔루션은 2020년 말 고압 탱크 업체인 시마론(Cimarron) 지분 100%를 인수했다. 아울러 약 600억원을 투자해 미국 앨라배마주에 고압탱크 시설을 올해 안으로 건설할 예정이다.


RES프랑스, REC실리콘 지분 투자 등 굵직한 성과를 내온 김동관 사장은 신재생 에너지 사업을 고도화하는 동시에, 주력 사업인 석유화학 포트폴리오 다변화에 힘을 쏟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석유화학 부문에서 안정적인 이익 체제를 구축하는 한편 신재생에너지 부문은 사업 안정화를 위해 더욱 고삐를 조일 것이라는 기대다.


한화솔루션은 친환경 에너지의 두 성장축인 태양광과 그린수소 사업에 2025년까지 2조8000억원을 투입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구체적으로 태양광 모듈을 기존 P타입에서 N타입으로 생산하고 2024년까지 페로브스카이트(차세대 태양광 소재)를 이용한 텐덤 개발 및 양산을 완료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한화큐셀이 건설한 미국 텍사스주 168MW 규모 태양광 발전소.ⓒ한화큐셀

이 같은 중기 전략을 위해 한화솔루션은 웨이퍼 대면적화(크기 확대) 및 탑콘 모듈 생산라인 전환을 위한 설비 투자를 진행중에 있다. 탑콘이란 N형 웨이퍼를 사용한 태양전지로 모듈을 만드는 기술을 말한다. N형 웨이퍼를 사용하면 기존 P형 웨이퍼를 사용하는 것 보다 발전 효율이 더 높아진다.


케미칼 부문에서도 적극적인 포트폴리오 확대에 나서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고순도 크레졸(Cresol) 투자로, 오는 2023년까지 연산 3만t 규모의 생산능력을 확보할 방침이다. 크레졸 수요 산업은 헬스케어, 플라스틱 첨가제, 농화학, 합성향료, 전자재료 등으로 상업생산 시 단숨에 글로벌 3위로 올라서게 된다.


특히 한화솔루션은 전기차 산업의 비약적인 성장에 발 맞춰 배터리 소재에 활용되는 가성소다 생산 설비를 공격적으로 늘리기로 했다.


한화솔루션은 가성소다를 생산하는 CA(클로르-알칼리) 분야 국내 1위 기업으로, 현재 연산 84만t 규모의 생산능력을 갖추고 있다. CA사업은 소금물을 전기 분해해 생산하는 기초 케미칼 제품들로 구성된다.


앞으로 가성소다 설비 27만t을 추가 증설해 연산 111만t의 가성소다 생산 시설을 구축, 국내 1위는 물론 글로벌 주요 생산 업체로 도약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대해 한화솔루션은 지난 17일 '2021년 4분기 컨퍼런스콜'을 통해 "전기차 배터리용 수요는 향후 10년간 16배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GWh(기가와트아워)당 가성소다 사용량 430t으로 추정된다"면서 "2030년엔 수요가 130만t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양극재 제조사들을 중심으로 고객군이 형성될 것으로 기대했다.


한화솔루션은 이 같은 사업 다각화 및 신성장 동력 발굴을 통해 글로벌 톱티어 수준의 '친환경 에너지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러한 중장기 비전이 실현되기 위해서는 주력 사업인 석유화학과 태양광 사업이 탄탄히 뒷받침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석유화학 부문의 경우, PVC와 가성소다 시황 강세로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견조한 실적을 나타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화솔루션은 "PVC는 올해 238만t 증설이 예상돼있고 수요가 연평균 250만t 내외인 점을 감안하면 올해도 PVC 시황은 작년 대비 강보합세를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적자를 지속해오고 있는 태양광 사업의 수익성을 끌어올리는 것도 김 사장에게 주어진 과제다. 태양광 사업은 원자재 가격 상승 및 물류비 부담 지속으로 당분간 적자를 면치 못할 전망이다. 실제 한화솔루션은 원료비 상승 등으로 태양광 부문에서 지난해 3285억원의 적자를 봤다.


한화솔루션은 올해 1분기에도 태양광 사업 적자를 예고하며 올해 역시 녹록치 않은 상황이 될 것임을 시사했다. 증권가에서는 올해 태양광 사업이 지난해처럼 연간 3000억원대의 영업손실을 볼 것으로 분석했다.


메리츠증권은 "판가 상승폭 대비 투입 원재료의 래깅(원재료 투입 시차 효과) 반영과 상반기 물류비용 강세에 따라 적자 기조가 유지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같은 상황을 고려할 때 김동관 사장은 태양광 사업을 담당하는 한화큐셀을 하루 빨리 정상화하는 한편 미래 성장을 위한 신재생에너지 사업 투자를 속도감 있게 추진하는 전략을 발휘해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사업 다각화가 진행중인 석유화학 사업의 이익 체력을 한층 강화할 필요가 있다"면서 "글로벌 톱티어 수준의 친환경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태양광 부진을 덜어내면서, 배터리 소재·그린수소 등에서의 성과를 극대화하는 방안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조인영 기자 (ciy810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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