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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억+? 박건우 놓은 두산, 김재환은 쥐나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입력 2021.12.15 00:00
수정 2021.12.14 22:40

FA로 풀린 박건우, NC 다이노스와 '100억' 계약

두산서 대체 불가능한 4번 김재환, 계약 가능성↑

박건우-김재환. ⓒ 뉴시스

두산 베어스가 두 손에서 박건우(31) 하나는 내려놓았다.


NC 다이노스는 14일 “박건우와 6년 총액 100억 원(계약금 40억 원, 연봉 54억 원, 인센티브 6억 원)에 FA 계약을 맺었다”고 발표했다.


2009년 2차 2라운드 10순위로 두산 유니폼을 입고 프로 생활을 시작한 박건우는 2009년 데뷔 이래 두산에서만 뛰었다.


통산 타율 0.326 88홈런 OPS 0.880을 올린 리그 정상급 외야수다. 정교한 타격을 바탕으로 최근 7시즌 연속 3할 타율을 찍었다. 2016년부터 5년 연속 두 자릿수 홈런을 터뜨릴 만큼 장타력도 갖췄다. 올해 홈런은 6개에 그쳤지만 타율 0.325 149안타 63타점 13도루 등 준수한 활약을 보여줬다.


주루와 수비에서의 가치도 인정받은 박건우는 KIA 최형우(4년 100억원), 롯데 이대호(4년 150억원), LG 김현수(4년 115억원), SSG 최정(6년 106억원), NC 양의지(4년 125억원)에 이어 FA 몸값 100억원 규모의 계약을 맺은 여섯 번째 선수가 됐다.


공수주를 겸비한 박건우는 검증된 자원으로 ‘두산 왕조’에서 혁혁한 공을 세운 인물이다. 그만큼 박건우를 놓친 것에 따른 두산 팬들의 실망과 아쉬움은 크다.


박건우 역시 두산 팬들에게 손편지를 통해 "두산 베어스 팬분들께 정말 감사하다는 인사부터 드리고 싶네요. 후회는 항상 남는 것이겠지만 더 잘하는 모습 보여드리지 못하고 떠나게 돼 죄송한 마음뿐입니다. 팬 여러분 때문에 지금의 제가 있을 수 있었습니다. 평생 그 은혜 잊지 않겠습니다"고 했다.


이어 "만남이 있으면 이별이 있다라는 말들을 많이 하지만, 그동안 두산에서 야구하면서 다른 팀에 간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었습니다. 지금도 두산을 떠난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아서 한 글자 한 글자 써 가는 데 눈물이 많이 납니다"라고 적었다.


김재환 ⓒ 뉴시스

이제 관심은 박건우를 놓은 두산이 FA 김재환(33)을 쥐느냐다.


김재환은 박건우와 마찬가지로 2016 시즌부터 풀타임 외야수로 출장하면서 김태형 감독과 함께 ‘두산 왕조’를 세운 주역이다. 2008년 드래프트 2차 1라운드에서 두산의 지명을 받은 김재환은 14년 동안 두산에서만 뛰며 987경기 타율 0.296 612안타 201홈런 722타점 OPS 0.922를 기록했다. “김재환의 (홈런이)터지면 이긴다”고 말할 정도로 두산 타선에서 김재환은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한다.


타선에서의 무게와 파워는 박건우와 비교하기 어렵다. 잠실야구장을 홈으로 둔 두산에서 30개 내외의 홈런을 때릴 수 있는 강타자다. 장타율은 0.500에 달했고, 출루율도 0.382로 낮지 않다. 득점권 상황에서는 위력이 배가된다. 올 시즌 타율은 0.270대에 그쳤지만 득점권 타율은 0.340대에 육박한다. 김재환은 올 시즌 102타점으로 강백호(KT)와 이 부문 공동 2위에 올랐다.


박건우를 놓은 두산이 김재환은 지킬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야구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박건우도 100억에 계약을 했고, 나성범은 150억 얘기도 나오고 있다. 김재환도 최소 100억 이상이다”라고 말한다.


두산은 모그룹 재정이 어려운 지난해도 팀 내 FA 1,2순위였던 허경민(최대 85억원), 정수빈(최대 56억원)을 모두 잡았다. 김재환이라면 이들에게 결코 뒤지지 않는 존재감과 활약을 펼쳐왔다. 최근 몇 년 동안 양의지(NC), 오재일(삼성), 최주환(SSG) 등 중심타자들을 잇따라 내주면서 중심타선의 무게감도 떨어졌다.


‘화수분’ 두산에서도 당장 대체하기 어려운 자원이 김재환이다. 박건우를 놓은 두산이 김재환마저 지키지 못한다면 팬들을 보기 어렵다. 애타는 팬들의 마음은 벌써 협상 테이블에 쏠려있다.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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