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G 중견수 홍창기 있는데..’ LG, 왜 박해민 영입했나
입력 2021.12.14 15:03
수정 2021.12.15 07:48
국가대표 중견수 박해민과 4년 총액 60억 원에 FA 계약
2번 타자 고민 해결, 팀 기동력도 한층 더 끌어올릴 것으로 기대
LG트윈스가 FA 자격을 얻은 외야수 박해민을 영입한 것은 다소 의외로 여겨진다.
LG는 14일 FA 박해민과 계약기간 4년 총액 60억 원(계약금 32억 원, 연봉 6억 원, 인센티브 4억 원)에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박해민은 올해 열린 2020 도쿄올림픽에도 출전한 국가대표 중견수지만 LG는 이미 KBO리그 최고의 리드오프 홍창기가 있다.
LG의 ‘출루머신’ 홍창기는 올 시즌 맹활약을 펼치며 생애 첫 골든글러브를 수상했다. 그는 올해 전 경기에 출장해 타율 0.328, 172안타 103득점 23도루 출루율 0.456 OPS 0.864의 빼어난 성적을 거뒀다.
올 시즌 리그서 가장 많은 볼넷(109개)을 얻어낸 홍창기는 출루율 1위에 등극하며 개인타이틀을 거머쥐었다. 또한 타율 4위, 최다안타 5위에 오르는 등 수준급 방망이 실력을 뽐냈다.
홍창기가 있는데 중견수로 포지션이 겹치는 박해민이 깜짝 영입으로 평가 받는 이유다.
여기에 LG는 이미 외야가 포화상태다. 잔류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주장 김현수를 비롯해 홍창기, 채은성이 외야에 확고하게 자리 잡았다. 이들 때문에 타 팀에 가도 충분히 주전으로 활약할 수 있는 이형종과 이천웅은 밀려났다.
또한 LG는 이재원, 문성주, 안익훈 등 백업 외야 자원들까지 풍족하다. 외야 주전이 확고할 뿐 아니라 기회를 줘야 할 어린 선수들도 많기 때문에 박해민의 영입은 예상 밖이다. 오히려 LG에 필요한 자원은 팀의 화력을 끌어올려줄 거포였다.
물론 박해민 영입은 실보다는 득이 많다.
2012년 삼성에 입단한 박해민은 2013년부터 9시즌 동안 1096경기에 출장해 타율 0.286, 1144안타, 318도루, 42홈런, 706득점, 414타점을 기록했다.
2015년부터 2018년까지 4년 연속 도루 1위를 기록했고 2015년은 시즌 60도루를 기록한 바 있다. 또한 넓은 수비 범위를 바탕으로 리그 최고의 중견수로 평가 받고 있다.
당장 박해민이 라인업에 들어간다면 홍창기와 함께 리그 최강의 테이블 세터를 이룰 수 있다. 자연스럽게 LG의 2번 타순도 채워지게 된다.
2번 자리는 거포 4번 타자 못지않게 올 시즌 내내 LG의 고민이었다. 홍창기가 톱타자로 맹활약을 펼쳤지만 그를 받쳐 줄 2번 타자가 마땅하지 않았다.
시즌 중 트레이드로 영입한 서건창은 LG서 68경기에 출전해 타율 0.247로 기대에 못 미쳤다. 김현수가 2번에 자리할 경우 중심 타선의 무게감이 떨어지는 악순환을 초래했다. 하지만 박해민 영입으로 LG는 2번 타자 자리의 숙제를 해결했다.
여기에 박해민이 중견수를 맡고 홍창기가 코너로 이동한다면 외야 수비는 더욱 두터워진다. 특히 국내서 가장 넓은 잠실구장서 박해민의 수비력은 더욱 빛을 발휘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올 시즌 팀 도루 7위에 그친 LG의 기동력도 더욱 향상될 전망이다. LG는 2010시즌 이대형 이후 10년 넘게 도루왕을 배출하지 못하고 있다. 박해민 영입으로 인해 LG를 상대하는 투수들은 골치 아픈 타자가 한 명 더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