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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꿀 빠는 거 보기 싫어" 무릎 찢어진 병사에 폭언한 간부

이지희 기자 (ljh4749@dailian.co.kr)
입력 2021.10.20 13:33 수정 2021.10.20 03:33

강원도 내 한 육군 부대에서 간부들이 무릎 다친 병사에게 폭언을 하며 치료까지 미룬 사실이 드러났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뉴시스

19일 페이스북 페이지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육대전)'에는 '6사단 환자 치료여건 미보장 및 간부의 폭언'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무릎이 다친 상태에서 입대를 했었다는 제보자 A씨는 자신을 전역자라고 소개하며 "제가 당한 게 억울해서가 아닌 부대에 아픈 환자들이 걱정돼 글을 쓴다"며 운을 뗐다.


A씨는 "훈련소를 지나 자대에 배치받았고 전입 후 행정보급관(행보관), 중대장과 상담할 때 무릎이 아프다는 사실을 얘기하고 외진을 잡았다"며 "그런데 10월에 전입을 오고 MRI 촬영은 정작 3월에 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훈련 때문에 촬영 날짜를 계속 뒤로 미루던 1월 말께 행보관은 '이번 훈련 뛰어야 한다. 안 뛰면 소속 재분류를 시켜 버리겠다'라고 말했다"며 "여기서 어떻게 적응했는지를 생각하며 훈련에 참여하던 중 빙판에 미끄러져 같은 무릎을 또 다치게 됐다"라고 말했다.


청원 휴가를 나간 A씨는 무릎 연골의 60%가량이 찢어졌다는 진단을 받게 됐다고 한다. A씨는 "격리가 끝나고 행정반에 들어가니 간부 B씨가 제게 '안 아픈데 목발은 왜 집느냐? 그냥 집지 마'라고 했다"라고 털어놨다.


A씨는 "B씨는 '환자들 꿀 빠는 거 보기 싫다'라는 말도 했고 그때마다 저는 그를 마주치기 싫어 어떻게든 눈에 띄지 않으려 노력했다"라며 "현부심을 진행하는 도중에도 생활관에서 게임 도중 욕설을 했는데 B씨는 '현부심 중에 징계 받으면 정지 되는 거 알지. 너 내가 어떻게든 징계 준다'라고 했고, 징계를 받았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또 다른 간부 C씨는 무릎이 아파 재검을 받고 싶다고 했을 때 '재검은 예약하고 가야 한다'며 2달가량 재검을 미뤘다"며 "참다 참다 부모님이 대대장에게 전화했고, 그 다음 날 바로 재검을 진행해 4급 판정을 받고 현부심을 거쳐 전역했다"라고 부연했다.


아울러 그는 "부대에서는 눈치만 계속 보이고 막말하고 하루하루가 지옥 같았다"며 "새로 전입해 올 신병들이 이 모든 수모를 겪어야 한다고 생각하니 과연 버틸 수 있을까 생각을 하다가 제보했다"고 밝혔다.


이 같은 주장과 관련해 육군 6사단은 "상처를 입었을 장병들에게 진심으로 송구한 마음을 전한다"며 "부대는 사실관계 확인을 위해 사단 차원의 감찰조사를 시행, 일부 내용이 사실로 확인돼 해당 간부를 징계 처리했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유사사례가 재발하지 않도록 장병들의 진료 여건 보장 및 법과 규정에 근거한 병영생활을 위해 세심한 지휘관심을 기울여 나갈 것을 약속드린다"고 말했다.

이지희 기자 (ljh4749@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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