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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모리배들의 자기 고백”

데스크 (desk@dailian.co.kr)
입력 2021.08.30 09:01
수정 2021.08.30 11:32

엄청난 약점이라도 잡은 양 맹포격

민주당의 해당자들은 어쩌고 있나

누워서 침 뱉기도 정도껏 해야지…

국민권익위원회 조사에서 부동산 관련 불법 의혹이 제기된 국민의힘 윤희숙 의원이 지난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윤 의원은 "국회의원직을 서초갑 지역구민과 국민들께 돌려드리겠다"며 의원직 사퇴하고 "이 시간부로 대선후보 경선을 향한 여정을 멈추겠다"며 대선 경선 후보직도 사퇴하겠다고 밝혔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윤희숙 의원이 왜 그처럼 즉각적으로 대선 출마 포기와 의원직 사퇴를 선언했을까?


① 출가 때 호적에서 빠져나간 지 26년 된 딸이지만 내용적으로는 부모와 경제공동체(박영수 특검 흉내를 내자면)였다. ② 딸이 아버지에게 대신 투자(혹은 투기)를 부탁했다. ③ 딸이 아버지에게 해당 농지의 개발정보를 알려주면서 투자(혹은 투기)를 권했다.


엄청난 약점이라도 잡은 양 맹포격


이런 경우가 아니라면 윤 의원이 법률적으로나 도덕적으로 책임을 져야 할 이유가 없다. 이 중에서도 문제는 ‘개발정보 불법이용’이겠는데 당시 KDI(한국개발연구원)에서 재정복지정책 부장으로 재직했던 윤 의원은 정보 접근이 불가능했다고 본인이 밝혔다. 그는 세종스마트국가산단의 경우 그 계획이 비밀스레 추진된 것이 아니라는 점도 지적했다.


어느 쪽도 해당되지 않는다면 윤 의원의 신조와 성격 탓이라고 보는 게 옳겠다. 자신의 명예를 소중히 여기는 사람은 조금의 불명예도 감당하기 어려워한다. 직업윤리의 실천 의지가 확고한 사람은 자신의 작은 허물이나 그 그림자조차 스스로 용납하지 못한다. 도덕성이라는 거울을 매일 닦는 사람은 자기 탓이 아니라도 얼룩진 자체를 자기 허물로 인식한다. 그래서 자신에 대한 수사를 공수처에 의뢰하고, 그게 안 되면 정부합동특별수사본부에 다시 의뢰하겠다고 기자회견을 통해 공언한 것 아니겠는가.


그런데도 더불어민주당은 엄청난 약점이라도 잡은 양 양 비난과 조롱의 총포를 쏴대고 있다. 윤 의원이 누구인가. ‘나는 임차인’이라는 국회 본회의 5분 발언으로 문재인 정권의 부동산 정책, 특히 ‘임대차 3법’을 국민의 비웃음거리로 만든 장본인이다. 정권 유력자들은 창피와 굴욕감으로 윤 의원에 대해 이를 갈았음직하다.


그리고 민주당의 가장 유력한(현 시점에서) 대선 경선 후보인 이재명 경기도 지사는 자신의 포퓰리즘 정책공약에 대한 윤 의원의 전문가적 비판으로 인해 이미지에 심한 타격을 입었다. 윤 의원은 ‘아버지의 부동산’ 문제와 관련 이 지사 캠프 측이 비난에 앞장서고 있는 게 그 때문이라고 보는 듯 “제가 무혐의로 결론나면 이재명 후보 당신은 당장 사퇴하고 정치를 떠나시라”고 정면으로 공격했다.


민주당의 해당자들은 어쩌고 있나


민주당 측의 공격도 그냥 넘기지 않았다. “철저한 조사 끝에 어떤 혐의도 없다고 밝혀지면 낄낄거리며 거짓 음해를 작당한 민주당 정치인들 모두 의원직 사퇴하라”고 그는 요구했다. 그러면서 “(거짓 음해 작당이) 평생 공작정치나 일삼으며 입으로만 개혁을 부르짖는 정치 모리배들의 자기고백”이라고 거세게 몰아붙였다.


윤 의원이 먼저 말하지 않았다면 민주당 사람들, 지금쯤은 “의원직 사퇴하라”며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고 있지 않을까? 그런데 윤 의원이 선수를 쳐 버렸다. 그러자 왜 사퇴 쇼를 하느냐, 왜 사직으로 책임추궁을 회피하느냐고 따지고 들었다(윤 의원 흉내조차 못 내면서). 사직서 처리도 해 주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는 언론보도다. 공격 거리를 놓치기 싫은데다 후폭풍이 무섭기 때문이다.


문 정권 주요 인사들과 극성스런 지지자들의 정신세계는 정말이지 기네스북 감으로 부족함이 없다. 이들처럼 ‘후흑(厚黑)정치’의 실천을 위해 물불을 가리지 않는 사람들과 정치집단은 듣고 보느니 처음이다. 면후(面厚) 흑심(黑心)! 민주당 및 그 주변 인사들(물론 일부이겠지만)이 풍기는 이미지가 그렇다.


윤 의원은 자기 문제가 아닌데도 바로 의원직 사퇴를 선언했다. 부동산 의혹 명단에 이름이 올랐던 민주당 의원 12명은 어떤가. 그 중 비례대표 의원 두 명만 당원명부에서 제명됐을 뿐(의원직 유지엔 문제가 없다) 나머지 10명은 당 소속 의원으로 건재하다. 모두가 결백만을 주장한다. 그들 가운데는 윤미향 의원도 있다.


정의연·정대협 회계부정 의혹 사건으로 온 나라가 들썩이던 상황에서도 거뜬히 집권당의 비례대표 의원으로 당선된 그 윤 의원이다. 자신과 함께 일본군위안부 할머니들의 마포쉼터(평화의 우리집)을 관리했던 손 모 소장이 자살하는 사건이 벌어졌지만 그는 사법적으로 (현재까지는) 건재하다. 이른바 ‘윤미향 보호법’(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보호·지원 및 기념 사업법 개정안) 발의자 명단에도 떡하니 이름을 올렸다.


누워서 침 뱉기도 정도껏 해야지…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이야기는 한 마디도 더 보탤 게 없을 정도다. 그는 너무나 많은 기행기태(奇行奇態)와 궤변과 억지를 보여 왔다. 법정에서 재판을 통해 확인된 과오조차 그는 부인하고 있다. 그의 열렬한 지지자들은 자신들의 생각이나 판단과 다른 말을 하는 사람이라면 그가 누구이든 격렬하게 비판하고 을러댄다. 조국과 그 지지자들에게 법률과 제도, 사법기관, 국민 일반의 도덕률 같은 것은 전혀 의미도 가치도 없다. 판단의 기준은 오직 ‘조국의 생각과 주장’이다.


윤희숙 의원 아버지의 농지 이야기가 나왔으니 문 대통령의 농지 이야기도 빼놓을 수 없다. 적법절차를 거쳐 해당 농지를 대지로 형질변경을 했다고 주장하지만 문제는 도덕률과 상식에 반하는 처사였다는 데 있다. 대통령이 농업계획서까지 제출하면서 농지를 구입했다(퇴임 후 살 집을 짓기 위해서). 그리고 주말을 이용해 부부가 거기에 가서 농사를 지었다는 전설을 만들어 냈다. 만기친람형의 대통령이 농사일을 겸업했다는 것 아닌가!


김경수 전 경남지사가 드루킹(김동원) 인터넷 댓글 조작으로 징역 2년형의 확정 판결을 받았다. 당시 민주당 대선후보였던 문 대통령의 당선을 위해서였다. 그런데 청와대는 김 전 지사에 대한 유죄확정에 대해 “입장이 없다”고 했다. 그게 청와대의 입장이라는 것이었다. (대단히 부자연스런 가정이지만) 문 대통령이 전혀 몰랐던 일이라고 해도 뭔가 언급은 있었어야 했다. 그렇지만 그는 말이 없다.


(시민단체 ‘정의로운 사람’들이 27일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를 ‘드루킹’과 관련, 댓글조작과 컴퓨터 등 업무방해 혐의로 종로경찰서에 고발장을 접수했다. 청와대의 반응이 다시 궁금해진다.)


민주당 사람들은 국민의힘 윤 의원 문제에 대해 더 이상 떠들지 않는 게 좋겠다. 누워 침 뱉기로도 너무 우스꽝스럽지 않은가. 안면몰수하고 우겨대면 진실과 허위가 뒤바뀐다고 믿어서 그러는지는 모르겠으나 너무 구차스러워 보기에 딱할 지경이다. 그래도 계속 억지를 부리겠다면 그래 보든가. 스스로 후흑한이 되겠다는 걸 누가 무슨 수로 말리랴.


글/이진곤 언론인·전 국민일보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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