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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한 번으로는 부족한가

데스크 (desk@dailian.co.kr)
입력 2021.07.30 07:39
수정 2021.07.29 08:39

널뛰기하는 대선 관련 여론조사

청 “바빠서 김경수 판결 입장 없다”

문재인이 울고 갈 대통령 후보들

ⓒ뉴시스

2017년 대통령 선거에서 민주당 문재인 후보는 41.1%(1342만 3800표) 득표로 당선됐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24.0%, 국민의당 안철수 21.4%, 바른정당 유승민 6.8%, 정의당 심상정 후보는 6.2%였다. 보수우파연합 vs 진보좌파 연합으로 득표율을 단순 합산해 보면 일부 유의미한 가정(假定)이 나올 수 있다.


4․7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 결과는 그런 가정을 뒷받침해 준다. 야당 압승 여당 참패는 정권 세력에 대한 분노와 야권 후보 단일화가 합쳐 만든 결과다. 박원순 오거돈의 성범죄가 원인을 제공했기는 하나 그 이슈는 혼탁한 선거운동 과정에서 실종됐다. 선거 1주일 전 마지막 여론조사 결과는 20% 안팎 표차로 야당 후보가 이기는 것이 대세였다.


여당이 보선 후보를 낸 것은 나름대로 승리를 계산해서였음은 불문가지다. 그들은 재·보선 원인을 제공하면 후보를 내지 않는다는 당규까지 허접스럽게 뜯어 고쳤다. 문재인 대표 시절 널리 보란 듯이 만든 당규였다. 여당은 “오차범위 내 접전”을 외치며 사실상 네거티브 선거를 치렀다. 역전 가능성까지 흘린 여론조사기관들이 그들을 엄호했다. 선거는 오세훈 57.5%, 박영선 39.2%의 서울과 박형준 62.7% 김영춘 34.4%의 부산으로 끝났다.


널뛰기하는 대선 관련 여론조사


문재인 지지율은 대통령 임기 3년 차까지 평균 70%대를 유지했다. 올해 들어 30% 초반으로 곤두박질쳤고, 20%대까지 추락한 적도 있다. 최근에는 40%대 초반을 회복한 것으로 전해진다. 대선 득표율 수준이라는 이야기가 된다. 그를 지지한 유권자들이 돌아섰다가 회심했거나 빠져나간 만큼 새로운 지지자들이 생긴 것으로 유추할 수 있다.


정권에 대한 실망과 배신감으로 떠나간 민심을 복원하는 건 말처럼 쉽지 않다. 하산길의 권력에 대한 세태에 비춰서도 그렇고 추락한 국격, 상처 입은 국민 자존심, 피폐한 민생을 고려하면 새로운 지지자가 있을 거라는 추론 또한 설득력이 약하다.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나라’까지 회자(膾炙)하는 지금이다. 더 지켜봐야겠지만 뿌린 대로 거두고 있다.


대선 정국으로 가면서 여론조사는 부쩍 늘었다. 정보를 제공하는 측면에서 반가운 일이다. 조사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지만 믿는 사람은 많지 않다는 것이 문제다. 많이 속은 것에 대한 뒤끝이다. 실제로, 가짜 냄새 풍기는 조사 결과들이 함께 쏟아지고 있다. ‘널뛰기’는 같은 기관이 같은 기간 같은 아이템으로 조사해도 ‘제 논에 물 대기’에 휩쓸리면 얼마든지 나올 수 있다.


여론이란 가변적이지만 조사 결과를 안정적으로 읽기 어렵게 되면 불신이 쌓이기 마련이다. 선두권의 특정 대선 예비후보 지지율이 며칠 새 10% 넘게 오르내리고, 2강 구도가 순식간에 3강 구도로 바뀌는 등 들쑥날쑥하면 공정성을 의심받을 수밖에 없다. 여론조작조사 시비는 이런 데서 나온다. 여론조사가 정치적 목적을 보조하는 수단으로 변질하면 본말전도다.


청 “바빠서 김경수 판결 입장 없다”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에 등록된 여론조사 회사는 76개. 올해 들어 약 7개월 동안 공표된 대선 관련 여론조사는 200개가 넘는다. 매일 1건씩 여론조사 결과가 나온 셈이다. 7월 한 달 것만 40여 개다. 덤핑경쟁으로 싸구려 조사 결과들이 섞였을 것이란 추정이 가능한 배경이다. 여론조사 결과에 현혹되지 않을 길은 결국 소비자가 현명해지는 것 뿐이다.


김경수가 재수감됐다. 대선 때 드루킹 일당과 짜고 킹크랩(자동입력 반복프로그램)으로 인터넷 댓글을 조작해 여론을 왜곡한 죄로 징역 2년이 확정된 것이다. 문재인 캠프 대변인이고 수행비서였던 그는 “진실은 멀리 던져도 제자리에 돌아온다”며 맞섰다. 허익범은 “진실을 밝혀달라던 요청에 법원이 답했다”고 반박했다. 언론 인터뷰에서 그는 혐의가 인정된 건수만 4100만 건이라며 “지금도 킹크랩 유사 조직이 활동 중일 것으로 본다”고 했다.


이후 청와대는 “입장이 없다”는 입장이 전부다. 한술 더 떠 “방역과 민생 외에는 신경 쓸 겨를이 없다”고 말한다. 바둑이도 웃음을 참지 못해 입안에 든 음식을 뿜어낼 것 같다. 말이야 어떻든 권력 집단은 “김경수의 진심을 믿는다” 일색이다. 고민정은 “어제도 오늘도 먹기만 하면 체한다”고 했다. 김어준은 재판부를 향해 “개놈xx들 열 받네! 갑자기. 말도 안 되는 거를… 나는 김경수 지사의 진실을 전적으로 신뢰한다”고 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여론조작을 지시하거나 관여했을 거라는 주장은 지극히 상식적이다. 여론조작의 유일한 수혜자인 대통령이 억울하다는 변명조차 못 하면서 남의 일처럼 행동하고 있다. 윤석열의 말이다. 이어 그는 특검 활동을 연장, 재개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최재형은 “최종 수혜자인 대통령 입장이 없는 것은 국민을 무시하는 처사”라고 비판했다.


문재인이 울고 갈 대통령 후보들


집권세력은 정권연장 결기가 넘친다. 이재명은 전체 국민에게 연간 기본소득 100만원(청년에게는 200만원)을 주겠다는 공약을 내놨다. 이낙연은 ‘문재인을 지키겠다’는 것이 1호 공약처럼 들린다. ‘사람이 토지보다 높은 나라’를 만든다는 추미애와 이낙연은 ‘토지공개념’ 개헌을 공언했다. 정세균은 충청 중심으로 강원 전북을 잇는 새 수도권을 만들겠다고 했다. 노무현을 어설프게 흉내 낸 속이 훤히 보인다.


하나 같이 문재인도 울고 갈 면면이다. 정말이지 나라의 주인을 뭐로 보는 건가. 이쯤 됐으면 문재인으로 족할 일이지 무슨 낯으로 기어코 대한민국 대통령을 하고야 말겠다는 건가. 만에 하나 이들 중 한 명이 돌아오지 못할 강을 건너고 나면 ‘문재인 보유국’이 몹시 그리워질 것이다.


글/한석동 전 국민일보 편집인

데스크 기자 (des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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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롯데캐슬 2021.08.01  0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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