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1%’ 사그라지는 키움, 두산이라면 희망?

김태훈 기자
입력 2019.10.25 10:36
수정 2019.10.25 14:25

두산, 한국시리즈 1·2차전 승리하고도 우승 두 차례 놓쳐

참고 역대 사례일 뿐, 키움 강점 되살려야 승산 있어

키움은 한국시리즈에서 연이어 결정적 실책에 울었다. ⓒ 뉴시스

벼랑 끝에 내몰린 키움 히어로즈가 한국시리즈 2연패를 극복할 수 있을까.

‘2019 KBO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1,2차전에서 두산 베어스에 내리 패한 키움이 25일 홈 고척스카이돔에서 대반격에 나선다.

7전4선승제의 한국시리즈에서 1,2차전을 내줬다는 점은 매우 큰 부담이다. 패배의 내용도 뼈아팠다. 22일 1차전에서는 9회말 김하성 실책 후 오재일에 끝내기 안타를, 23일 2차전에서는 5-3 앞선 9회말 박건우에 끝내기 안타를 얻어맞고 졌다. 한국시리즈 사상 최초 2경기 연속 끝내기 패배다.

2차전 종료 후 경기장을 빠져나오는 일부 키움 팬들 사이에서는 “올해 한국시리즈는 끝났다”는 말까지 나왔다. 그럴 만도 하다. KBO리그 역사상 36번의 한국시리즈에서 2연패로 시리즈를 시작한 경우는 총 18차례. 2패를 먼저 안고 한국시리즈를 치른 팀이 우승한 경우는 두 차례에 불과하다. 확률도 11.1%다.

그러나 상대가 두산이라면 희망은 있다. 1,2차전을 승리하고도 한국시리즈 우승을 내준 두 번의 경우가 있는데 모두 두산이다.

두산은 2007 한국시리즈에서 SK를 상대로 원정에서 1,2차전을 내리 따냈지만 3,4,5,6차전에서 연달아 패하며 다 잡았던 우승트로피를 놓쳤다. 2013시즌에도 삼성 라이온즈를 상대로 원정에서 1,2차전 승리를 가져갔지만, 7차전까지 끌려가면서 끝내 시리즈를 잃은 아픔이 있다.

막말 응원으로 파장 일으킨 송성문. ⓒ 뉴시스

물론 그때와 지금의 상황은 많이 다르다. 현재 분위기에서 키움이 뒤집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준플레이오프와 플레이오프에서 보여줬던 키움의 강점이 점점 사그라지고 있다.

한국시리즈 이전까지 김상수-오주원-박병호와 김하성-이정후 등 신구 조화를 이루며 선수단에는 자신감이 넘쳤지만, 한국시리즈에서는 그런 분위기가 아니다. 처음 치르는 한국시리즈에 따른 심리적 중압감 탓인지 결정적 실책을 범하는 등 자신감이 많이 떨어졌다. 결정적일 때 터졌던 한 방은 나오지 않고 결정적 실책들이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불펜도 지쳤다. 플레이오프를 일찌감치 마치고 휴식을 취하긴 했지만 연일 큰 경기를 치르며 불펜의 피로도도 높아졌다. 안우진도 허리 통증을 호소해 등판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가뜩이나 부담이 큰 한국시리즈에서 선수들이 동요할 의외의 변수까지 튀어나왔다. 2차전에서 송성문의 ‘막말 응원’ 영상이 공개돼 논란에 휩싸이면서 분위기도 어수선해졌다. 키움 선수들은 2차전에서 두산 팬들의 거센 야유 속에 경기를 치렀다. 홈 고척에서도 두산 팬들의 야유가 계속될 가능성은 높다.

두산이 두 번이나 뒤집힌 아픔이 있지만, 한편으로는 한국시리즈를 많이 치른 팀에서 나온 여러 사례 중 하나로 볼 수 있다. 참고 사례일 뿐이다. 키움으로서는 사그라지고 있는 강점을 다시 살려내야 한다. 역대 한국시리즈를 3연패로 시작한 10개팀 가운데 리버스 스윕은 단 한 차례도 없었다. 오히려 4경기 만에 싱겁게 끝난 경우가 7차례에 이른다. 3차전은 키움의 마지막 희망이다.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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