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태균 의혹' 진앙지, 강혜경 "김건희 여사가 김영선 공천"
입력 2024.10.22 07:31
수정 2024.10.22 18:54
강혜경, 21일 대검 국정감사 출석…"미래한국연구소, 대선 당시 81번 걸쳐 여론조사"
"김영선이나 명태균, 절대 정치에 발 디디면 안 돼…하는 말마다 거짓이어서 국감 출석"
"명태균, 윤석열 대통령 장님이지만 칼 잘 휘두르기에 '장님 무사'라고 했어"
"'오빠'는 윤 대통령 지칭한다고 생각…명태균, 가족 지켜야지 김 여사 지키면 안 돼"
김건희 여사의 공천 개입 의혹과 '정치 브로커' 명태균 씨의 불법 여론조사 의혹 등을 제기한 강혜경 씨가 "김 여사가 돈을 챙겨주려고 한다고 해서 명태균 대표에게 (여론조사 비용) 견적서를 보냈는데 돈은 안 받아왔고, 김영선 의원의 공천을 받아왔다. 김 여사가 공천을 줬다"고 주장했다.
강 씨는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진행된 법제사법위원회의 대검찰청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지난 대선 때 미래한국연구소는 공표 조사를 포함해 자체 조사까지 81번에 걸쳐 여론조사를 진행했다"며 이같이 전했다.
다만 그는 해당 여론조사가 명 씨와 윤 대통령 간 계약에 따른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강 씨는 지난 대선 과정에서 명 씨가 윤 대통령에게 '불법 여론조사'를 해준 대가로 국민의힘 김영선 전 의원이 지난 2022년 6월 재·보궐선거 공천을 받았고, 공천 과정에 김 여사가 개입했다는 의혹을 제기한 인물이다.
그는 명 씨가 운영한 것으로 알려진 여론조사업체 미래한국연구소 부소장으로 일하다가 김 전 의원의 회계 책임자 및 보좌관을 지냈다. 현재 김 전 의원으로부터 사기·횡령 등의 혐의로 고발당한 상태이기도 하다.
국민의힘 책임당원이라고 밝힌 강 씨는 "김영선 전 의원이나 명태균 대표, 이분들은 절대 정치에 발을 디디면 안 될 것 같고, 하는 말마다 거짓말이어서 국정감사에 출석하게 됐다"고 밝혔다.
강 씨는 "당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윤상현 공관위원장이 힘을 합쳐서 창원 의창을 전략공천 지역으로 만들었고, 김 여사가 공천을 준 것"이라며 "명 씨가 윤 대통령에게 제공한 여론조사의 비용은 총 3억7500만원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김 전 의원이 이른바 '반띵 세비'를 명 씨에게 지급한 이유에 대해 "공천에 기여를 했기 때문이다. 총 9600만원이 지급됐다"고 주장했다.
강 씨는 '명태균이 김 여사와의 친분을 주변에 자랑하면서 종종 장님 무사, 앉은뱅이 주술사라는 얘기를 했다고 한다. 들은 적이 있느냐'는 더불어민주당 이성윤 의원 질문에 "윤 대통령은 장님이지만 칼을 잘 휘두르기 때문에 장님 무사라고 했다"며 "김 여사는 밖으로 나가면 안 되는 주술사라 장님의 어깨에 올라타서 주술을 부리라는 의미로 명 대표가 김 여사에게 얘기한 것으로 안다"고 답했다.
이어 "명 대표는 김 여사와 영적으로 대화를 많이 한다고 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명태균이 김 여사와 통화한 음성을 스피커폰으로 튼 적이 있느냐. 같이 들은 적이 있느냐'는 정청래 법사위원장 질문에는 "그렇다. 그중 하나가 '오빠 전화 왔죠? 잘될 거예요'였다"고 말했다.
이어 '그 오빠는 누구를 지칭하느냐'는 질문에 "윤 대통령을 지칭한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강 씨는 '여론조사 결과 보고서를 받은 윤 대통령이 당시 명태균에게 칭찬이나 격려를 한 적 있느냐'고 묻는 말에는 "(윤 대통령이) 흡족해한다는 말을 한 적이 있다"고 했다.
그는 '명 씨의 도움을 받거나 거래 관계를 형성한 여권 정치인들이 25명 정도에 이른다고 하는데 근거가 있느냐'는 질문에는 "나도 아는 의원들이고, 당적을 이동한 의원들도 있다"며 "여기서 실명을 거론하면 파장이…"라고만 말했다.
그러나 강 씨 측은 국감 종료 후 총 27명의 여야 정치인 이름이 담긴 명단을 법사위에 제출했다.
정청래 위원장은 "명 씨가 과거 여론조사를 해 준 사람들"이라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을 비롯해 국민의힘 강민국·김은혜·나경원·박대출·안철수·윤상현·윤한홍·조은희 의원 등 여권 정치인들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오세훈 서울시장과 홍준표 대구시장, 김진태 강원지사, 박완수 경남지사 이름도 올랐다.
야권에서는 민주당 이언주 의원과 김두관 전 의원, 개혁신당 이준석 의원, 정의당 여영국 전 의원 등 4명이 포함됐다.
강 씨는 '명 씨가 김 여사에게 하라는 대로 김 여사가 행동한 사례가 있느냐'는 질문에는 "꿈자리가 안 좋다고 하니 해외순방 출국 일정을 바꾼 적이 있는 것으로 안다"고 답했다.
또 '영국 엘리자베스 여왕이 사망했을 때 조문을 생략하고 앙코르와트 사원에 가지 않은 것도 관련돼 있냐'는 질문에도 "관련돼 있다. 명 대표가 그렇게 얘기를 해서 일정이 변경된 것으로 안다"고 했다.
아울러 강 씨는 "김영선 의원을 신뢰했는데 검찰이 진행하는 수사와 관련해 '니가 죄를 다 덮어쓰고 가라'고 했다"며 "'조사를 받더라도 명태균 얘기를 꺼내면 안 되고 관련된 사람들도 거론하면 안 된다. 니가 안고 가야 내가 정치를 하면서 뒤를 보살펴 줄 수 있다'고 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명 대표는 김 여사를 보호하기 위해서 내 말이 자꾸 거짓말이라고 주장한다"며 "명 대표는 본인을 도운 사람도 다 피해자로 만들고 있다. 가족을 지켜야지, 김 여사를 지키면 안 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