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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차에서 끝낸다'?…권성동·김기현·김태흠·유의동, 주말 '총력전'

정도원 기자 (united97@dailian.co.kr)
입력 2021.04.24 07:30
수정 2021.04.24 13:02

국민의힘 차기 원내대표 경선, 오는 30일 실시

마지막 주말·휴일, '맨투맨 접촉' 이어질 전망

현재 판세는 박빙…'1차 과반' 나올지 불투명

국민의힘 원내대표 경선에 출사표를 던진 4선 중진 권성동·김기현 의원과 3선의 김태흠·유의동 의원 ⓒ데일리안 박항구·홍금표 기자

국민의힘 원내대표 경선이 내주 금요일인 30일에 치러진다. 경선 전의 마지막 주말·휴일을 맞이해 원내대표 출사표를 던진 권성동·김기현·김태흠·유의동 의원은 동료 의원들을 1대1로 접촉하는 등 막판 득표 활동에 총력을 기울이는 모습이다. 판세는 박빙인 가운데, 갑작스레 돌출된 '탄핵 부정' 발언의 후폭풍이 미칠 영향이 주목된다.


23일 정치권에 따르면, 권성동·김기현·김태흠·유의동 의원은 이날 밤부터 국민의힘 의원들을 '맨투맨'으로 만나며 총력 득표전에 돌입했다. 한 의원실 관계자는 "주말 내내 다른 의원들과 1대1로 계속 만나게 된다"고 귀띔했다. 다른 의원실 관계자도 "오늘(23일) 밤부터 계속 돌게 된다"고 전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주말에 지역구나 자택까지 찾아가는 정성을 보이면 몇 표를 더 당겨올 수 있을 것"이라며 "원내대표 경선 승패가 이번 주말에 판가름 날 수도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현재 판세는 박빙이라는 게 중론이다. 국민의힘 복수 의원실 관계자는 "네 후보가 모두 각자의 표가 있다"며 "네 명이 출마한만큼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로 끝내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을 경우, 1~2위 후보가 결선에 진출한다. 이렇게 되면 3~4위 후보에게 투표했던 표가 어느 후보에게로 향하느냐가 중요해진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정 자신을 찍어달라고 설득하지 못한다면 '1차에서는 좋을대로 찍으라. 하지만 결선에서는 꼭 나를 찍어달라'고 약속이라도 받는 게 중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러한 '결선 우선권'이라도 확보하기 위해서는 주말간 의원들과의 폭넓은 '스킨십'이 절실하다는 지적이다.


지금껏 사례선 1차 투표 승자가 거의 최종 승리
2016년 우상호의 '역전승' 사례가 희귀한 예외
26일 초선 의원 초청간담회도 당락 변수 될 듯


다만 1차 투표 결과가 결선에서 뒤집히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또다른 국민의힘 의원실 관계자는 "1차 투표에서의 우열이 결선에서 뒤집히면 해석만 분분해지고 옛 계파 논란이 되살아날 수도 있다"며 "1차 투표의 승자가 최종 승자가 되는 것이 가장 뒷말 없이 깔끔하다는 것을 '정치의 프로'들인 의원들이 모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지금까지 여야 양당에서 치러진 원내대표 경선 사례를 보면, 대체로 1차 투표에서 1위를 차지한 후보가 결선에서도 최종 승리했다. 거의 유일한 예외 사례는 지난 2016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경선 정도였다.


국민의힘 전신 자유한국당의 지난 2019년 원내대표 경선에서는 1차 투표에서 39표를 얻어 1위를 한 심재철 의원이 각각 28표를 얻은 강석호·김선동 의원을 상대로 결선에서 52표를 얻으며 무난히 선출됐다.


민주당의 지난 2019년 원내대표 경선에서는 1차 투표에서 이인영 의원 54표, 김태년 의원 37표, 노웅래 의원 34표가 나왔다. 결선 투표 결과, 이 의원이 76표를 얻어 49표에 그친 김 의원을 눌렀다. 2015년 원내대표 경선에서는 1차 투표에서 이종걸 의원 38표, 최재성 의원 33표, 조정식 의원 22표, 김동철 의원 21표, 설훈 의원 14표를 득표했다. 결선 투표에서 이 의원이 66표를 받아 최 의원(61표)을 상대로 승리했다.


다만 지난 2016년 원내대표 경선은 예외 사례다. 1차 투표에서 우원식 의원 40표, 우상호 의원 36표, 민병두 의원 16표, 이상민 의원 12표, 노웅래 의원 9표, 강창일 의원 8표를 득표했으나, 결선 투표에서 우상호 의원이 63표를 얻어 56표에 머무른 우원식 의원을 상대로 역전승을 거뒀다.


주말·휴일 동안 동료 의원들과 1대1 접촉을 이어간 권성동·김기현·김태흠·유의동 의원은 내주 월요일인 26일에는 오전 일정을 비워놓고 초선 의원 초청간담회 준비에 매진할 전망이다. 26일 오후 2시에 초선 의원 초청간담회가 열린다. 초선 의원은 101명 국민의힘 의원 중에 56명으로 과반(55.4%)을 차지한다. 간담회에서 초선 표심이 출렁거리게 된다면 이 또한 당락에 상당한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분석된다.


선거전의 변수를 살펴보면, 초반에 맹위를 떨쳤던 '지역 문제'는 수그러들었다는 게 중론이다. 주호영 대표권한대행이 원내대표 경선에 영향을 미치지 않기 위해 극도로 신중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지역 문제', 주호영 신중한 행보로 수그러들어
'탄핵 문제', 서병수 돌출 발언에 쟁점 '급부상'
의원들 연명 반발…경선에 상당한 영향 미칠듯


주호영 대행은 이날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당대표 출마 결단 여부와 관련해 "전혀 그렇지 않다"며 "원내대표에 있는 동안에는 원내대표 직책 수행 외에는 어떤 다른 일도 생각조차 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당초 이달 29일로 예정했던 '더 좋은 세상으로'(마포포럼) 주제발표도 공교롭게도 원내대표 경선 전날이 돼서 불필요한 해석이 제기되자 일정 연기를 시사했다. 주호영 대행은 "여러 사람이 포럼에 한 번 오라 해서 날짜를 잡았던 것인데, 그런 게 문제가 된다면 다시 한 번 검토하겠다"며 "늦춰야겠다"고 말했다.


반대로 최근 급부상한 변수는 '탄핵 문제'다. 지난 20일 대정부질문에서 영남권 5선 중진 서병수 의원이 "나를 포함해 많은 국민들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이 잘못됐다고 믿고 있다"고 한 발언이 당내에 계속해서 여진(餘震)을 일으키고 있다.


한 초선 의원은 이날 데일리안과 통화에서 "'탄핵이 잘못됐다'는 말이 취중진담도 아니고, 국회 본회의장에서 맨정신으로 나올 줄은 상상도 못했다"며 "우리 당이 탄핵의 강을 건넜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망치로 맞은 느낌"이라고 토로했다.


전날 마포포럼에서 주제발표를 한 당권주자 윤영석·김웅 의원과, 이날 전당대회 출마선언을 한 조해진 의원은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전직 대통령 탄핵에 대한 입장을 다시 표명해줄 것을 요구받았다. '망령'이 되살아난 것이다. 당장 당내에서 이에 관한 강력한 반발이 뒤따르고 있기 때문에, 강한 후폭풍이 어떤 식으로든 원내대표 경선에도 영향을 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하태경·임이자·이양수·김웅·이영·허은아·황보승희 의원은 이날 연명으로 "박근혜 전 대통령의 헌법위반과 국정농단은 탄핵과 사법적 심판을 받은 일인데, 최근 우리 당 일각에서 이를 부정하는 주장이 제기돼 국민들께 걱정을 끼쳐드리고 있다"며 "탄핵 부정은 법치 부정이며 우리 당의 쇄신 노력을 물거품으로 만드는 것"이라고 우려했다.


아울러 "(탄핵이 잘못됐다는 서병수 의원의 주장은) 시대를 역행하는 것이자 이번 보궐선거에서 지지를 보내준 청년과 중도층에 대한 배신"이라며 "보궐선거 민심을 거스르는 이런 주장을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다.

정도원 기자 (united9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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