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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방송 뷰] ‘착한 예능’이라는데, 왜 ‘상대적 박탈감’이 느껴지지?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입력 2021.04.07 08:29
수정 2021.04.07 08:31

'컴백홈' 기획의도 무색...시청자 비판 잇따라

ⓒKBS

‘슈퍼맨이 돌아왔다’ ‘나 혼자 산다’ ‘미운 우리 새끼’ ‘동상이몽’ ‘온앤오프’ 등의 공통점은 관찰 예능이라는 점이다. 이제는 예능의 단골 소재로 사용되고 있는 관찰 예능은 연예인의 일상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실패 없는 아이템으로 자리 잡았다. 그런데 ‘관찰 예능’이 일명 ‘한강뷰 예능’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이는 연예인의 집이 그들의 일상을 담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노출이 되면서다.


시청자들의 부러움을 자아냄과 동시에, 상대적 박탈감이나 위화감을 준다는 지적도 잇따랐다. 그러면서 최근엔 관찰 예능의 방향성이 달라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그런데 최근엔 일반인과 연예인의 집을 대놓고 비교할 수 있는 직접적 주제를 다루면서 위화감을 넘어 불쾌함까지 드러내는 의견까지 나오고 있다. 유재석의 친정 복귀작으로 화제를 모은 KBS2 ‘컴백홈’ 이야기다.


‘컴백홈’은 앞서 트렌드를 좇지 못하고 결국 폐지에 이르렀던 ‘해피투게더’ 제작진과 유재석이 의기투합한 프로그램으로 주목을 받았다. 씁쓸했던 끝맺음을 했던 터라 절치부심하고 준비했을 아이템에 시선이 쏠렸다. 이들이 택한 건 감동을 주축으로 한 ‘착한 예능’이다. 스타의 첫 자취방을 찾아가 그 곳에 현재 거주 중인 청춘을 만나 위로와 응원을 건넨다는 의도다.


그러나 막상 방송의 뚜껑이 열리자 ‘청춘을 위로’하고자 했던 의도가 무색하게, 세입자의 현재를 ‘성공하지 못한 자’의 공간으로 만들어 버리는 연출이 돼버렸다. 방송 전 이미 이런 상황을 우려하는 시선이 있었던 차에 직접 세입자 앞에서 과거를 회상하고, 고생 끝에 성공한 스타의 성공담이 비교 대상이 되면서 불쾌감까지 자아냈다는 평이다.


ⓒKBS

더구나 이미 스타들의 경우 관찰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 호화로운 집이 여러 차례 비춰졌기 때문에 옥탑방을 모여 추억을 곱씹을수록 세입자와 시청자는 괴리감을 느낄 수밖에 없는 구조였다. 심지어 화사와 휘인은 옥탑방을 둘러보며 “예전엔 넓었는데 지금은 좁게 느껴진다”며 놀라고 당시 옥탑방에서 벌레가 나타났던 일화 등을 나누며 추억을 되새겼다. 옥탑방에 살 수밖에 없는 현재 세입자에 대한 배려는 없었다.


청춘을 위로하는 방법도 시청자의 얼어붙은 마음을 녹이긴 역부족이었다. 이들은 현 세입자에게 ‘러브 하우스’를 선물했다. 약간의 인테리어를 통해 집을 바꿔 주는 것이다. 제작진의 의도대로 집은 그럴 듯 하게 바뀌었지만 시청자들의 반응은 호의적이지 않았다. 세입자 입장에서 집을 고친다는 것이 현실을 위로할 수단이 되지 못한다는 의견이다. 오히려 세입자가 아닌, 집 주인만 손 안대고 코 푸는 격이라는 의견도 있었다.


기획 의도만으로 ‘컴백홈’의 방향성을 나쁘게 평가할 순 없다. 예능이지만 그 안에서 집값상승과 경기 불안, 청년 실업 등 현재 청년들에게 직면해 있는 문제들을 간접적으로 들여다보고, 그들을 위로한다는 것이 ‘착한 예능’으로서 충분히 가능한 시나리오였다. 그러나 단순히 ‘집을 고쳐주고’ ‘추억팔이에 이용되는’ 식의 접근은 절대 환영받을 수 없다. 첫 회에서 드러난 문제점을 ‘컴백홈’이 어떤 식으로 보완해 이후 방송을 이어갈 수 있을지 관심이다.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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