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 재보선] 이광재 "노무현 사랑하는 부산 갈매기들, 김영춘 뽑아달라"
입력 2021.03.29 00:30
수정 2021.03.29 06:19
28일 오후 부산 북구 구포시장에 나타난 이광재
21년 만에 재방문…"盧 전 대통령 생각 많이 나"
"'與 마음에 안들지만, 박형준 못 뽑겠다' 분위기
바닥 민심, 굉장히 요동쳐…숨어있는 표 많아"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을 사랑하는 '부산 갈매기들'이 이번에 김영춘을 뽑아줬으면 좋겠다."
여권의 '대권 잠룡'으로 꼽히는 '원조 친노(親盧)' 이광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8일 부산 북구 구포시장에 나타났다. 김영춘 민주당 부산시장 후보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해 21년 만에 구포시장을 찾았다.
이 의원은 이날 오후 '경부선 숲길 릴레이 현장 유세' 첫 장소인 구포시장 앞에서 김 후보 지지연설 직후 데일리안과 만나 "노 전 대통령이 2000년도에 선거 할 때 와본 뒤에 오늘 처음 왔다. 감회가 새롭다. 노 전 대통령 생각이 많이 난다"며 이같이 말했다. 노 전 대통령이 13대 국회의원이던 시절부터 곁에서 보좌하던 이 의원은 노무현 정부에서 초대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을 지냈다.
노 전 대통령은 2000년 4월 16대 총선에서 당선 가능성이 높았던 서울 종로구 공천을 마다하고 '지역주의 타파'를 외치며 부산으로 내려와 북·강서을에 출마했지만 고배를 마셨다. 구포동에 있는 구포시장은 북·강서갑 지역에 속한 곳이지만, 북·강서을 지역과 바로 붙어 있어 16대 총선 때 이 의원은 와봤다고 했다. 또 그때 당시 노 전 대통령의 숙소도 덕천동에 있었다고 한다. 구포동과 덕천동은 나란히 붙어있다. 20대 총선 전까지만 하더라도 덕천2동은 북·강서을에 속했다.
이 의원은 현재 부산시장 보궐선거 판세에 대해선 "지금 부산 바닥 민심이 굉장히 요동치고 있다. LH(한국토지주택공사) 사건 등으로 민심이 민주당에 비판적이지만, '그래도 박형준(국민의힘 부산시장) 후보는 아니지 않느냐. 이번에 선출되는 부산시장의 임기가 1년인데, 박 후보가 당선되면 1년 동안 조사·수사 받다가 끝나는 거 아니냐'는 여론이 많이 생기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요즘 부산 바닥을 밤낮으로 훑고 있는데 박 후보의 엘시티 특혜분양 의혹, 기장군 건물의 재산신고 누락, 박 후보 부인이 운영하다 아들이 물려받은 조현화랑을 둘러싼 각종 특혜 의혹 등 계속 문제가 불거지면서 50~60대 여성 유권자들 사이에서 '박형준 비토' 분위기가 커지고 있다"며 "'민주당이 마음에 안 들지만, 자존심 상해서 박형준은 못 뽑겠다'고 말하는 분들이 많다"고 강조했다.
이 의원은 '샤이 진보' 결집을 전망하며 역전에 대한 자신감도 드러냈다. 그는 "2010년 강원도지사 선거에 출마했을 때 상대당 후보에 비해 23%p 뒤쳐지고 있었다. 그런데 투표일 일주일 전엔 11~12%p 차이가 나더니, 결국 9%p 차이로 이겼다"며 "지금 숨어있는 표가 상당히 많다"고 했다. 현재는 박형준 국민의힘 후보가 김 후보를 큰 차이로 따돌리고 앞서가고 있는 상황이다.
이 의원은 이날 김 후보 지지연설에선 '경부선 철도 지하화' 공약을 재차 강조했다. 이 의원은 "일본이 우리나라를 지배했을 때 만든 철도가 아직 부산을 양쪽으로 나누고 있다"며 "경부선 철도가 지하화되면 우리는 16km의 새로운 길을 갖게 되고 30만평의 땅이 부산 시민들에게 돌아온다"고 했다. 그러면서 "120년 된 철도를 지하로 넣고 부산 시민들에게 새로운 보금자리를 만들어 줄 김영춘 후보에게 압도적인 지지를 보내 달라"고 했다. '경부선 철도 지하화'는 구포~사상~부산진역에 이르는 지상 구간(16.5㎞)은 걷어 내고, 구포~백양산~부산진역 이르는 13.1㎞ 지하 철로를 건설하는 내용이다.
한편 이날 유세 현장엔 이 의원과 김 후보를 비롯해 이 지역 현역인 전재수 의원과 안민석·송영길·홍영표·김두관·송기헌·맹성규·고영인·장철민 의원 등이 참석했다. 이후 김 후보와 일부 의원들은 사상구 신모라 교차로와 동구 초량육거리에서 집중유세를 펼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