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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이 남긴 것들] 갈라치기·격전지 방문·투표지 노출…李대통령 논란의 장면들

송오미 기자 (sfironman1@dailian.co.kr)
입력 2026.06.06 00:00
수정 2026.06.06 00:00

'구태 기득권' 등 표현 써가며 '투표 독려'

통합 언어 대신 진영 논리 자극 지적 나와

격전지 PK '잦은 발걸음'…관권선거 비판

사전투표 때 투표용지 노출 논란 자초하기도

이재명 대통령이 사전투표 첫날인 5월 29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주민센터에서 사전 투표 중 기표 도장 관련 문의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6·3 지방선거 및 국회의원 재·보궐선거는 여야 어느 한쪽의 손을 일방적으로 들어주지 않은 '절묘한 민심'이 작동했다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선거 국면에서 여야 간 극한 대립을 촉발했던 이재명 대통령의 '논란의 장면들'을 짚어봤다.


이 대통령의 '투표 독려' 메시지는 '갈라치기' 논란에 휩싸였다. 이 대통령은 본투표 사흘 전인 지난달 31일 엑스(X·옛 트위터)에 고대 철학자 플라톤의 말이라며 "정치 무관심의 대가는 최악의 저질들에게 지배당하는 것"이라고 썼다. 그러면서 "투표 포기는 국민을 속이고 권력을 남용하는 자들에게 기회를 주는 것"이라며 "이 말이 불편한 정치 집단이 있다면 그들이 바로 구태 기득권자"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사전투표 둘째 날인 지난달 30일에도 엑스에 "투표를 포기하는 것은 나와 가족의 미래를 포기하는 것이고, 내 삶과 공동체를 해치는 그들을 편드는 것"이라고 적었다.


이 대통령은 '권력을 남용하는 자들', '구태 기득권자' 등 강도 높은 표현을 사용했는데, 투표 독려를 넘어 전 정권과 야당을 겨냥한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국민의힘은 "대통령의 선거 개입", "국민 갈라치기" 등의 비판을 쏟아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지난달 31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악성 지배자, 구태 기득권자, 온갖 공격을 다 동원했다. 선거판이 불리해지자 또다시 국민을 갈라치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이 대통령의 투표 독려 메시지는 '아군'과 '적군'을 명백히 구분했다"며 "투표 독려는 합법이지만, 국민의힘을 겨냥한 듯한 메시가 섞여있기 때문에 위헌의 경계를 넘나든 것"이라고 말했다.


선거가 임박한 가운데 이 대통령이 격전지를 잇따라 찾은 것도 도마에 올랐다. 헌법과 공직선거법엔 대통령을 비롯한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 의무가 적시돼 있지만, 이 대통령이 격전지를 찾아 지역 발전 약속 메시지를 내고 재래시장을 돌자, 선거 개입 논란이 불거졌다.


이 대통령은 5월에만 격전지 부산·울산·경남(PK) 지역을 4차례 방문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13일에는 울산에서 주재한 'K조선 미래비전 간담회'를 마친 뒤 동구 남목마성시장을 찾았다. 같은 달 23일에는 경남 김해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 추도식에 참석한 뒤 외동전통시장을 방문했다. 지난달 26일에는 경남 창원에서 첫 미래국방전략위원회를 주재한 뒤 부산 자갈치시장을 찾았다. 이날은 서울 서대문구 서소문 고가차도 붕괴 사고가 발생한 날이기도 했다.


다음날인 27일에는 부산에서 열린 제31회 바다의 날 기념식에 참석한 뒤 영도 남항시장을 방문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기념식에서 "부산을 명실상부한 대한민국 해양 수도로 육성하겠다"며 해사 전문 법원과 동남권 투자 공사 설립 등을 신속하게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역대 대통령들 역시 전국 단위 큰 선거를 앞두고 지방 행사를 소화할 때마다 야당으로부터 '우회적인 선거 지원'이라는 비판을 받기도 했지만, 이 대통령의 경우 시기와 방문 빈도 등이 노골적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국민의힘은 "선거가 많이 급한지 이재명은 전국 시장 투어 중", "노골적인 관권선거" 등의 비판을 내놨다.


사전투표 당일 발생한 이 대통령의 '투표지 노출' 논란도 적지 않은 파장을 낳았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29일 사전투표를 진행하던 도중, 기표한 투표 용지를 기표소 밖으로 들고나오는 상황이 벌어져 논란이 일었다. 이 대통령은 접혀 있지 않은 투표지를 들고 선거사무원에게 기표 관련 질문을 했는데, 이 장면이 언론의 카메라에 담겼다.


국민의힘은 지난달 30일 이 대통령과 선관위 관계자를 경찰에 고발했다. 국민의힘은 "이 대통령은 투표지를 공개했고 선관위 관리관은 이를 유효처리해 선거법 위반"이라며 "관리관은 형법상 직무유기로도 고발했다"고 밝혔다. 선관위는 투표 관리관이 대통령의 투표 용지를 못 봤기 때문에 위법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국민의힘은 "투표 용지를 들고 나와 방송 카메라 앞에 보여주면서 자기가 찍은 사람을 찍어달라고 한 것", "대통령이 노골적으로 선거판에 뛰어들더니 이제는 사전투표소에서까지 논란을 만들고 있다"고 맹비난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투표 과정 해프닝을 억지로 공격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정치권 관계자는 "이번 지방선거 투표율(61.0%)은 역대 지방선거 중 두 번째로 높은 투표율을 기록했을 정도로 유권자들의 관심과 민감도가 높았다"며 "선거 직전 갈라치기 논란에 휩싸인 대통령의 투표 독려 메시지와 부주의한 행동이 공정성 시비를 자초한 만큼, 정치적 불신을 키웠다는 비판에선 자유로울 수 없다"고 말했다.

송오미 기자 (sfironman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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