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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방송 뷰] 역사왜곡 ‘조선구마사’, 광고 줄줄이 취소…‘빈센조’와 다른 반응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입력 2021.03.24 10:15
수정 2021.03.24 10:17

'조선구마사' 박계옥 작가, '철인왕후' 이어 또 역사왜곡

드라마에 드러난 반중정서, 거부하는 시청자

SBS 월화드라마 '조선구마사'에 대한 역사 왜곡 논란이 불거지자 기업들이 제작지원과 광고를 철회하고 있다. tvN '빈센조'가 중국 기업 비빔밥 PPL로 뭇매를 맞았던 그림보다 거센 후폭풍이다.


지난 22일 첫 방송된 '조선구마사'는 충녕대군(장동윤 분)이 조선의 기생집에서 외국의 사제에게 월병과 중국식 만두, 피단 등이 중국풍 소품을 등장시켜 역사 왜곡 의혹이 제기됐다.


또 태종(감우성 분)이 이성계의 환영을 보고 백성을 학살하거나 충녕대군이 역관에게 무시당하는 장면, 구마 사제에게 술을 따르며 대접하는 모습들로 조선 왕실을 부정적으로 묘사했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이에 제작진은 "셋째 왕자인 충녕대군이 세자인 양녕대군(박성훈 분) 대신 중국 국경까지 먼 거리를 이동해 서역의 구마 사제를 데려와야 했던 상황을 강조하기 위한 설정이었다. 명나라 국경에 가까운 지역이다 보니 '중국인의 왕래가 잦지 않았을까' 하는 상상력을 가미하여 소품을 준비한 것"이라며 "다만 예민한 시기에 오해가 될 수 있는 장면으로 시청의 불편함을 드려 죄송하고 향후 방송 제작에 유의하도록 하겠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드라마에 불어닥친 반중정서와 역사왜곡으로 인한 거부감을 진정시키지 못했다. 방송을 중지하는 청와대 국민청원과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민원 등이 지속해서 제기되는 상황이다.


기업들도 사안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조선구마사'와 손절을 선언하고 있다. 안마의자 브랜드 코지마는 홈페이지에 "'조선구마사'에 대한 모든 제작 지원 및 광고를 철회했다. 관련 이슈를 인지한 후 즉시 광고 철회를 요청했으나 방송사 측의 사정으로 부득이 22일 광고가 송출되게 됐다. 해당 드라마의 내용과 코지마는 어떤 관계가 없으며 신중한 자세로 제작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에이스 침대도 인스타그램에 "문제가 된 프로그램의 이슈사항을 인지했고 조속히 광고 중단 조치할 예정임을 알려드린다. 단순 광고 편성으로 해당 내용을 사전에 인지하지 못한 점 양해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호관원, LG생활건강도 광고 편성을 취소했다고 밝혔고, 뉴온은 "드라마 내용을 사전에 알지 못해 걱정끼쳐 드린 점 죄송하다. 가능한 빨리 조치 취하겠다" 약속했다.


최근 tvN '빈센조'가 중국 즈하이궈 비빔밥을 노출해 도마 위에 올랐다. 한국의 음식임에도 불구, 중국 기업의 제품을 홍보했다는 이유였다. 중국이 김치와 한복 등 우리 음식과 문화를 자신들의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는 상황으로 정서를 고려하지 않은 행동이었다.


'빈센조'와 '조선구마사'는 드라마에 침투한 반중정서를 거부하는 비슷한 풍경 같지만, 온도 차는 다르다. '빈센조'는 잔여 PPL 취소 협의에 들어갔다는 보도가 나왔을 뿐 공식적으로 광고가 끊기거나, 제작지원 철회까지 번지지 않았다.


하지만 '조선구마사'는 기업들의 손절 선언까지 이어지며 치명타를 입게 됐다. '빈센조'가 한국의 문화를 가볍게 여긴 처사였다면 '조선구마사'는 조선 역사를 부정하는 행위로까지 여겨지며 시청자들의 공분을 사고 있는 것이다.


박계옥 작가의 역사왜곡 반복에 괘씸죄까지 더해졌다. '조선구사마' 박계옥 작가는 tvN '철인왕후'에서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이자 국보인 조선왕조실록을 '한낱 지라시'라고 일컫는 대사와 종묘 재례악 희화화 시킨 바 있다. '철인왕후', '조선구마사' 제작 및 투자한 YG, 롯데컬쳐워크에도 비난을 피하진 못했다. 퓨전 사극, 상상력이라는 방패막이 두 번은 통하지 않고 있다.


'조선구마사'의 역사 왜곡 논란은 시청률에도 영향을 줬다. 시청률조사회사 닐슨코리아 집계에 따르면 23일 방송된 SBS 월화드라마 '조선구마사' 2회 전국 일일 시청률은 1부 4.5%, 2부 6.9%를 기록했다. 이는 전날 방송된 첫 회 방송의 시청률 5.7%, 8.9%와 비교해 각각 1.2%, 2.0% 포인트 하락한 수치다. 이제 막 발걸음을 뗀 '조선구마사'의 갈 길이 멀어보인다.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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