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스타 마케팅’에 주력하는 다이어트 업체의 그늘
입력 2021.01.16 00:02
수정 2021.01.16 00:00
박봄부터 유재환 다나 등 다이어트 '전후' 사진 화제
김태우, 체중 감량 후 요요 현상으로 업체에 6500만원 배상
각 기업에서 ‘스타 마케팅’은 빼놓을 수 없는 홍보 전략이다. 대중적으로 인지도가 높은 스포츠·영화·방송 등의 스타를 내세워 기업의 이미지를 동사에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미지뿐만 아니라 실제 제품에 대한 판매량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각계각층의 스타들을 모시는데 기꺼이 큰 예산을 투자한다.
여러 ‘스타 마케팅’ 대상 중에서도 연예인의 경우는 다양한 미디어 매체를 통해 자연스러운 노출이 가능하고, 그 연예인이 품고 있는 팬덤의 폭이 넓다는 점 등의 이유로 가장 비싼 몸값을 자랑한다. 최근에 활발히 이뤄지고 있는 다이어트 업체의 경우는 더더욱 그렇다. 보여지는 직업을 가진 연예인에게 몸매 관리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작품 촬영을 앞둔 배우, 컴백을 준비 중인 가수 등에겐 어느새 다이어트가 ‘필수’처럼 인식되고 있다. 제작발표회, 쇼케이스 등에서 이들은 자신들 만의 다이어트 방법을 공유하기도 한다. 원푸드 다이어트, 해독주스 다이어트, 칼로리를 대폭 줄인 ‘걸그룹 다이어트 식단’까지 그 방법도 다양하다. 놀라운 건 이런 연예인의 다이어트 방법이 소개될 때마다 큰 화제를 모으고, 이를 쫓아 실행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는 것이다.
이 같은 심리를 이용해 한 다이어트 업체는 본격적으로 연예인의 다이어트 비포와 애프터 사진을 공개하면서 스타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다. 실제로 운동으로 다이어트를 하는 데 한계를 느끼거나, 요요를 반복하고 있거나, 혼자 체중감량에 어려움을 느끼는 사람들을 위한 ‘연예인 감량 프로그램’ 이벤트까지 마련되기도 한다.
최근 걸그룹 투애니원(2NE1) 출신 가수 박봄은 SNS에 다이어트 전후 사진을 올리면서 큰 화제를 모았다. 겉으로 보기에도 확연한 차이를 보이는 사진은 놀라움을 자아내기에 충분했고, 박봄은 70kg에서 시작해 사진을 올린 당일까지 총 11kg 감량에 성공했다는 말을 덧붙였다. 박봄 뿐만 아니라 슈퍼주니어 신동, 문희준, 빅마마 출신 가수 이영현, 유재환, 서경석, NRG 노유민과 천명훈, 다나 등 수많은 연예인들이 해당 다이어트 업체를 통한 체중 감량 소식을 전하기도 했다.
이 업체는 ‘건강한 다이어트’를 표방하고 있지만, 여러 연예인의 성공사례를 전하면서 지나치게 비포와 애프터 사진에 초점을 맞추면서 스타들의 화제성을 이용한 자극적인 마케팅 방식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기도 했다. 실제로 연예인들의 변화된 모습은 대중에게 다이어트 욕구를 자극하기엔 충분하다. 그런데 이 사진들이 건강한 살 빼기라는 인식에는 얼마나 영향이 있는지 의문이다. 자칫 무리한 다이어트 자극제로만 활용될 가능성도 있다.
다이어트 과정에서도 그늘은 존재한다. 체중을 감량하고자 하는 연예인 본인의 의지가 있어야만 시작할 수 있다. 그런데 분명 이 업체를 통한 다이어트는 ‘비즈니스’일 수밖에 없다. 다이어트에 실패에 따른 부담감, 그리고 자신의 다이어트 과정을 대중에게 낱낱이 공개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작용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말이다.
실제로 이 업체와의 협업이 ‘비즈니스’라는 걸 보여준 극단적인 사례도 있었다. 가수 김태우는 이 다이어트 업체의 체중 감량 및 관리 프로그램을 홍보하는 모델로 계약을 맺었으나 체중 감량 이후 요요현상을 겪으면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통해 6500만원을 업체에 배상했다.
결국 ‘비즈니스’인 이 관계에서 대중들은 압박감 속에 성공 사례를 쓴 연예인의 모습만 보게 된다. 물론 건강한 다이어트를 위해 누군가의 도움을 받는 것 자체를 문제 삼는 건 아니다. 다만 무리한 다이어트는 건강과 직결되는 만큼, 스타마케팅을 통해 대중에게 끼칠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자극적인 ‘비포 앤 애프터’보단 더 신중한 마케팅 방법을 고심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