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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장기전 대비 ③] “폐플라스틱을 옷으로”…패션업계, 가치소비 ‘주목’

임유정 기자 (irene@dailian.co.kr)
입력 2021.01.08 07:00
수정 2021.01.07 16:10

일상 쓰레기 문제 해결하는 업사이클링 의류 인기

재활용 쓰레기로 만든 의류 가방 등 다양한 제품 선봬

롯데백화점 부산본점 아웃도어 매장을 찾은 고객들이 방한의류를 살펴보고 있는 모습.ⓒ롯데쇼핑

소재 선정에서 제조 공정까지 친환경적이고 윤리적인 과정으로 생산된 의류 및 의류 소비를 의미하는 ‘컨셔스 패션(Conscious Fashion)’이 패션업계 화두다. 가치 소비를 중요시하는 MZ세대들이 주요 소비층으로 부상하면서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생활쓰레기 매립이 임계치에 도달하는 등 기후 변화에 대한 경각심이 커지면서, 재활용품에 디자인 또는 활용도를 더해 그 가치를 높인 제품으로 재탄생시킨 ‘업사이클링’ 제품에도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마케팅 기업 크리테오에 따르면, MZ세대의 52%는 친환경 등 자신의 가치와 신념에 부합하는 브랜드나 상품을 소비하는 경향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에서는 재활용 소재를 활용한 친환경 제품이나 윤리적 제조과정을 거친 상품들을 잇따라 선보이고 있다.


가장 일반적인 제품이 폐플라스틱병(PET)이나 재생 나일론 등을 활용한 것이다.


한국순환자원유통지원센터의 재활용 의무이행 실적 조사에 따르면, 2018년 종이팩 재활용률은 22%인 반면, 페트병 재활용률은 80%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페트는 단일 플라스틱 재질로 만들어져 분리수거 항목 중 재활용률이 높다. 유색, 혼합 플라스틱보다 오염도가 낮아 세척 과정이 간편하다. 의류, 육아용품 등 고부가가치 상품으로도 가치가 크다.


노스페이스 ‘에코 플리스 컬렉션’의 대표 제품 ‘세이브 디 어스 플리스 후디’ 홍보 모델 신민아.ⓒ노스페이스

노스페이스는 현재 의류, 신발 등 100개 이상 제품에 페트병 리사이클링 소재를 적용해 제품을 출시하고 있다. 또 브랜드 홍보대사와 함께 올바른 페트병 분리배출법을 안내하는 영상을 선보이는 등 친환경 가치 실천의 중요성을 알리고 있다.


여기에 페트병을 얼마나 재활용했는지 소비자가 쉽게 알아볼 수 있는 표식을 제품에 부착하고 일회용 종이 상자 대신 에코백을 사용하는 등 다양한 영역에서 환경 보호를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에코 플리스 컬렉션’ 1차 물량 생산을 위해서만 전년 대비 3배 가량 증가한 약 1082만 개의 페트병을 재활용했다. 신발 제품군은 전년 대비 약 18배, 가방 등 용품 제품군은 전년 대비 3배 가량의 페트병을 활용했다.


블랙야크는 리사이클 폴리에스터에 옥수수 원료의 친환경 소재를 활용 중이다. 옥수수를 원료로 한 소로나 코튼 라이크와 인견 원단 등을 더해 기능성을 높인 것이 특징이다. 올해부터는 제품의 종류를 티셔츠에서 팬츠, 플리스, 아우터까지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방수천을 재활용해 가방을 제작하는 기업도 있다. 스위스 친환경 업사이클링 브랜드인 ‘프라이탁’은 폐기한 방화복을 업사이클링 해 가방 등 패션소품을 판매한다. 모든 제품의 디자인은 한 개뿐이다. 이 때문에 ‘한정판’에 열광하는 젊은이들 사이에서 호응이 뜨겁다.


아웃도어 스포츠 브랜드인 ‘파타고니아’도 업사이클링 제품을 꾸준히 만들어 내고 있다. 재활용 합성 보온재로 경량 패딩이나 폐그물을 재활용한 모자 등을 선보이면서 친환경 브랜드로 이름나고 있다.


롯데백화점 자체브랜드 에토르 친환경 청바지ⓒ롯데쇼핑

지속 가능한 패션을 만들기 위한 노력도 지속되고 있다. 가공 과정에서 많은 양의 물이 소비되는 데님 의류의 경우, 물이 아닌 레이저 워싱을 통해 일반 데님보다 80%의 물 사용을 절약한 청바지 출시가 대표적이다.


생산 공정에서 발생한 나일론 부산물을 재활용한 ‘에코 나일론 팬츠’, 옥수수 추출물로 만들어진 친환경 소재 소로나 원사를 사용한 ‘바이오 슬랙스’도 있다.


더불어 가죽, 모피, 울 등 동물성 소재를 사용하지 않고 동물 학대 없는 원재료를 이용해 제품을 만들고자 하는 움직임도 강화되고 있다. 동물학대에 대한 비판의식이 높아지면서 유명 패션 브랜드들도 모피로 만든 의류 라인을 없애고 ‘퍼 프리(fur free)’를 선언하고 있는 것이다.


명품 브랜드 구찌, 지미추, 톰 포드 등은 2016년 모피사용을 전면 중단했으며 세계 4대 패션쇼 중 하나인 런던 패션위크는 2018년 9월 패션쇼부터 모피로 만든 옷을 금지하기도 했다.


톱밥을 활용해 만든 친화경 마네킹ⓒ코오롱인더스트리FnC

상품 진열 풍경도 크게 바뀌고 있다. 코오롱인더스트리FnC(코오롱FnC)부문 지난해 상반기 생분해성 플라스틱 옷걸이 개발에 이어, 생분해되는 친환경 마네킹 개발에 성공했다. 마네킹 제조업체인 ‘GVM’과 협업해 톱밥을 활용해 만들었다.


기존 마네킹은 FRP(Fiber Reinforced Plastics, 섬유 강화 플라스틱)을 재료로 사용한다. FRP는 성형이 쉬워 마네킹을 만들기에 쉬운 재료인 반면, 다양한 화학 재료를 가미해 제작하기 때문에 분해가 되지 않아 환경오염을 유발시키는 단점이 있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패션업체에서 많게는 연간 10만톤 이상의 폐의류와 원단들이 팔리지 못하고 소각되고 있다”며 “이에 따라 폐기되는 의류와 원단을 재활용해 새로운 아이템을 개발하고자 하는 움직임이 강화되고 있고, 나아가 최근에는 의류를 진열하는 매장 까지도 친환경으로 꾸미고자 하는 노력이 지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임유정 기자 (ire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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