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이제 옷 좀 팔아볼까”…패션업계, 긴 악재 속 4분기 반등 기대감

임유정 기자 (irene@dailian.co.kr)
입력 2020.11.10 07:00
수정 2020.11.09 15:26

상반기, 코로나19·역대급 긴 장마 등으로 ‘최악의 보릿고개’ 겪어

아우터 대목 시즌…거리두기 완화 조치에 이른 추위 등 호재 기대

각기 다른 기술력 앞세운 단독 상품 출시 및 온라인 재정비에 ‘사활’

롯데백화점에서 고객이 짧은 기장의 패딩을 살펴보고 있다.ⓒ롯데쇼핑

패션업계가 4분기 성수기 잡기에 사활을 걸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와 더불어 역대급 긴 장마에 직격탄을 맞은 패션업계로선 이번 연말이 실적 부진을 만회할 수 있는 유일한 기회이기 때문이다.


업계는 모처럼 찾아온 호재를 놓치지 않기 위해 안간 힘을 쓰고 있다. 갑작스레 추워진 날씨에 대응해 각기 다른 기술력을 앞세운 아우터 신상품을 쏟아내는 한편, 스타마케팅에 온라인 재정비에 이르기까지 매출을 끌어올리기 위한 전략적 경쟁도 치열하다.


패션업계는 11월부터가 진짜 대목으로 통한다. 연간 매출액의 60% 이상이 11월과 12월 두 달 간에 걸쳐 창출된다.


겨울철 의류는 단가가 높고 수익성 또한 이와 비례해 크게 오르기 때문에 겨울 대목을 놓치면 한해 장사를 망치게 되는 구조다.


패션업계는 올해 최악의 보릿고개를 겪었다. 올 초부터 이어진 코로나19 사태와 여름철 발생한 기록적 장마까지 더해지면서 어려움이 배가됐다. 재택 근무 일수가 늘면서 외모를 치장하는 소비가 줄어든 것도 매출에 직격탄으로 작용했다.


특히, 매출의 절대적 비중을 차지하는 백화점 매출이 뚝 떨어지면서 치명타를 입었다. 백화점의 경우 의류·잡화·명품 등 패션 상품이 차지하는 매출 비중이 70% 이상인데, 코로나19 확진자 방문 여파로 임시 휴점과 내점객 감소가 이어지면서 연쇄 피해가 잇따랐다.


어려움은 최근까지 이어졌다. 1~2분기에 이어 3분기 실적도 줄줄이 하락 신세를 면치 못했다. 패션업계 1위 한섬의 경우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226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 대비 6.6% 감소했다. 매출액도 2612억원으로 6.5% 줄었다.


업계 2위 삼성물산 패션부문도 3분기 3410억원의 매출액과 14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작년 3분기와 비교해 매출액은 감소했고 영업손실은 작년(150억원)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그나마 자체 온라인 쇼핑몰이 선방하고 있지만,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0% 안팎이라 부진을 만회하긴 역부족이라는 게 관계자의 설명이다.


패션업계는 사이즈 이슈 등이 큰 업종으로 온라인 보다는 오프라인 매장이 차지하는 비중이 절대적으로 높다.


롯데백화점 부산본점은 오는 11월 12일까지 백화점 지하 1층에서 캐시미어 의류를 합리적인 가격에 선보이는 '캐시미어 페어'를 진행한다.ⓒ롯데쇼핑

이런 가운데 패션업계는 4분기 장사에 거는 기대가 높다. 사회적 거리두기 1단계 완화 이후 억눌렸던 소비 욕구가 한 번에 분출되는 ‘보복적 소비’ 현상이 엿보이는 데다, 11월 대규모 할인 행사인 ‘코리아세일페스타’가 진행 중이기 때문이다.


날씨도 예년보다 빨리 추워지면서 아우터 장사에 희망을 거는 모습이다. 보편적으로 갑작스럽게 기온이 떨어지면 외투 등 겨울옷을 찾는 소비자들이 급증해 매출이 자연스럽게 신장하는 현상을 보인다.


이에 따라 주요 업체들은 소비자들의 이목을 끌만한 마케팅에 본격 속도를 내고 있다. 톱스타를 모델로 기용하는 등 발빠른 대처에 나섰다.


통상적으로 성장이 둔화하면 가장 먼저 '마케팅 비용'을 줄이기 마련이지만 겨울철 쇼핑 대목을 잡기위해 오히려 씀씀이를 늘리는 추세다.


특히 올해는 특수 기술력 등을 앞세운 신상품을 출시하는 등 만반의 준비도 마쳤다. 다운으로 대표되는 겨울철 아우터 카테고리를 놓고 브랜드마다 첨단 기술과 혁신 소재를 적용했다. 기능과 디자인에 차별화를 꾀한 새로운 스타일의 제품을 경쟁하듯 잇따라 내놓고 있다.


아웃도어 브랜드 K2는 혁신적인 다운 압축 기술로 완성한 ‘씬다운’을 적용해 가볍고 따뜻한 ‘씬에어 다운’을 올해 새롭게 선보였다. 노스페이스는 옥수수 추출 바이오 원료와 페트병 리사이클링 소재를 접목한 친환경 보온 충전재를 적용해 신제품을 만들었다.


온라인몰 재정비도 마쳤다. 신세계인터내셔날, 코오롱인더스트리FnC부문 등은 온라인 가상공간을 통해 오프라인 매장과 연결하는 새로운 형식의 구매 플랫폼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온라인 쇼핑의 인기에 착안해 3차원(3D) 공간 스캔을 통해 오프라인 매장을 온라인으로 통째로 옮겨와 직접 방문한 것과 동일한 쇼핑 경험을 제공하는데 힘쓰는 중이다.


LF는 온오프라인 시너지를 극대화 하기 위한 작업에 열심히다. 일부 매장에 방문한 고객을 대상으로 매장 곳곳에 태블릿PC를 비치해 중장년층도 쉽게 LF몰을 이용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한편, LF몰 혜택가로 옷을 구매할수 있도록 하는 혜택을 확대하고 있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올초부터 이어진 코로나19 여파와 장마 등 예기치 못한 악재와 더불어 소비침체까지 맞물려 업계 전반적으로 전례없는 힘든 시기를 보냈다”며 “4분기 성수기를 통해 만회를 할 계획이다. 특히 올해는 온라인 쇼핑이 크게 발달한 만큼, 오프라인 서비스와 별개로 보다 나은 온라인 쇼핑 환경을 제공하는 데에도 집중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임유정 기자 (irene@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댓글 0

로그인 후 댓글을 작성하실 수 있습니다.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