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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트롯전국체전’ ‘미스트롯2’…주춤했던 트로트, 다시 불 지필까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입력 2020.12.11 02:04
수정 2020.12.11 11:02

'트롯 전국체전', 첫 방송부터 대박...평균 시청률 16.2%

트로트 오디션 원조 TV조선, '미스트롯2' 이달 17일 첫 방송

ⓒKBS, TV조선

“트로트 열풍? 1년 예상합니다”


업계 관계자들은 ‘미스터트롯’ 이후 트로트 장르에 이례적인 관심이 쏟아진 것을 ‘일시적 현상’으로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었다. 더구나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까지 겹치면서 사실상 트롯맨들의 주요 활동 무대인 행사가 사라졌고, 트로트 열풍이 더 빨리 잠잠해질 거라고 예상하는 목소리도 높았다.


다만 트로트 장르가 기존 중장년층의 전유뮬이었다면, 이번 열풍을 기점으로 젊은 세대들의 유입이 있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으로 받아들였다. 이런 분위기가 올바른 방향으로 이어진다면 트로트 역시 대중가요와 같이 하나의 장르로서 인정을 받고, 장기간 그 인기를 이어갈 수 있을 거라는 기대에서였다.


하지만 방송가를 중심으로 퍼진 트로트 열기에 찬물을 끼얹는 것도 방송가였다. MBC에브리원의 ‘나는 트로트 가수다’, SBS ‘트롯신이 떴다’, MBC ‘최애 엔터테인먼트’ ‘트로트의 민족’, MBN은 ‘보이스트롯’, SBS플러스 ‘내게 ON 트롯’ 등 트로트 오디션을 기본 형식으로 한 방송이 연달아 편성됐다.


트로트와 전혀 무관했던 프로그램들도 ‘미스터트롯’ 출신 가수들을 섭외하고, 욱여넣기 식으로 트로트 요소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였다. MBC ‘편애중계’는 맞선을 중계했던 프로그램의 정체성을 잃고 트로트 오디션을 열고, JTBC ‘아는 형님’도 트로트 특집을 방송했다. 또 TV조선의 ‘아내의 맛’에도 뜬금없이 ‘트로트의 맛’이라는 부제를 달고 방송을 이어가고 있다. 이밖에도 다양한 프로그램이 ‘시청률 보증수표’가 된 트롯맨들을 모셔가기 위해 안달이었다.


정체성 없는 ‘아류’ 프로그램들이 우후죽순 쏟아지면서 단기간 시청률 사냥엔 성공했지만, 결론적으로 시청자들에겐 트로트에 피로감을 느끼도록 했다. 이는 수치로도 드러난다. ‘미스터트롯’ 출신 가수들을 주축으로 만들어진 후속 프로그램 ‘뽕숭아학당’과 ‘사랑의 콜센타’는 줄곧 10%중후반에서 20%가 넘는 시청률을 보여 왔다. 하지만 대중의 피로도를 반영하듯 ‘뽕숭아학당’은 방송 이후 처음으로 한 자릿수 시청률을 기록하고, ‘사랑의 콜센타’도 시청률이 거의 반 토막이 났다. 이 시청률 하락은 단순히 두 프로그램의 문제가 아니다. 그간 쏟아진 트로트 관련 프로그램들로 인한 피로도가 잘 만들어진 프로그램에까지 영향을 미친 것이다.


다소 주춤하는 듯 보인 트로트 열기에 다시 불을 지핀 건, ‘트롯전국체전’이다. 첫 방송부터 평균시청률 16.2%를 기록했다. 같은 날 방송된 예능프로그램 중 1위 기록이자 ‘트로트의 민족’ ‘트롯신2’의 자체 최고 시청률을 훌쩍 뛰어 넘는 기록이다. 이 프로그램이 뜨거운 화제성을 보여준 건 무엇보다 다양한 매력을 가진 참가자들이 다수 등장했다는 것에 있다. 또 심사위원단이 참가자들을 자신의 팀으로 들이기 위해 벌이는 독특한 경쟁 시스템도 색다른 재미를 줬다는 평이다.


‘트롯전국체전’에 이어 ‘미스트롯2’도 출격을 앞두고 있다. 이달 17일 방송을 앞두고 지난 5일 참가자들의 사진과 이름, 직업이 담긴 간단한 프로필만 공개됐는데 각종 온라인 게시판을 통해 퍼지면서 엄청난 관심도를 증명하고 있다. 앞서 ‘미스트롯’ ‘미스터트롯’을 통해 트로트 오디션의 부흥을 이끈 TV조선의 새로운 시즌은 이미 어느 정도 흥행이 예상된다. 더구나 이미 대중에게도 익숙하지만, 최근 활동이 뜸했던 연예인의 얼굴이 다수 포착되면서 더 큰 화제를 모으고 있다.


‘트롯전국체전’과 ‘미스트롯2’가 정체성을 잃고 방황하던 트로트 관련 프로그램들 사이에서, 중심을 지키고 다시금 트로트 열풍을 몰고 올 수 있을지 관심이다. 일단 두 프로그램 모두 시작이 순조로운 만큼, 충분히 트로트에 다시금 새 바람을 일으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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