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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웨이 배제 결정에 영국 전문가 ‘우려’…장비 제거에 3조290억 든다

김은경 기자 (ek@dailian.co.kr)
입력 2020.07.17 11:34 수정 2020.07.17 11:51

2025년 기가비트 광대역 구축 목표 ‘차질’

장비 교체에 수십억 파운드…천문학적 비용

화웨이 로고.ⓒ화웨이 화웨이 로고.ⓒ화웨이

영국 통신 전문가들이 2027년까지 화웨이 장비를 제거한다는 영국정부 결정에 강한 우려를 표하고 나섰다.


화웨이 장비를 제거하는데 막대한 비용이 들 뿐 아니라 2025년까지 전역에 기가비트 수준의 광대역을 구축하려는 영국정부의 목표도 늦춰질 수 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올리버 다우든 영국 디지털·문화·미디어·체육부 장관은 지난 14일 하원에 출석해 화웨이에 관한 영국 정부의 결정을 발표하면서 화웨이 장비 제거에 약 20억파운드(약 3조290억원)가 필요하다고 인정했다.


그러나 실제 통신사들 치러야 할 대가는 그 이상이 될 전망이다. 3G·4G·5G 네트워크에 구축된 화웨이 장비를 제거하고 비싼 장비를 새로 설치해야 하기 때문이다. 안드레아 도나(Andrea Dona) 영국 보다폰의 네트워크 총괄은 화웨이 통신 장비를 대체하는데 수십억 파운드를 쏟아 부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화웨이 장비 제거로 영국의 당초 5G 계획도 틀어질 전망이다. 5G 구축은 최소 2~3년 지연이 불가피하다. 2025년까지 기가비트 환경을 제공하겠다는 ‘모두를 위한 기가비트(gigabit-for-all)’ 정책 역시 미뤄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 사용하는 장비는 화웨이와 노키아로에서 납품받고 있는데, 화웨이를 배제하면 노키아에서만 장비를 공급받을 수밖에 없다. 노키아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는 셈이다.


리서치 회사 어셈블리의 창립자 매튜 하윗(Matthew Howett)은 “지금까지 이동통신사업자들은 체리 피커처럼 주요 도시 지역에 5G 구축에 열을 올려왔지만 이번 영국 결정으로 (도시가 아닌) 다른 지역의 5G 구축이 지연될 것이다"고 말했다.


영국 이통사 보다폰과 쓰리, EE는 모두 화웨이 장비에 의존하는 5G 서비스를 전국적으로 출시하기 시작했지만, 이제는 다른 벤더의 장비로 교체해야 하는 상황이다.


영국 통신사들은 지난 주 의회 청문회에 참석해, 화웨이 장비 비중을 낮추라는 정부의 지침에 대해 통신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하는 블랙아웃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하워드 왓슨 BT 최고기술책임자(CTO)는 화웨이 장비를 완전히 배제하는 것과 관련 “이는 말 그대로 5G 전국망은 물론 4G와 2G 고객들에게 블랙아웃을 불러올 뿐”이라고 우려했다.


안드레아 도나 영국 보다폰 네트워크 총괄도 2023년까지 화웨이 장비 비중을 낮추라는 정부 지침을 따를 경우 보다폰은 며칠간 고객들에게 통신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할 수 있다고 말했다.


치 오누라 영국 노동당 의원 겸 그림자 내각 장관은 영국 정부의 결정에 대해 "정부는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며 “상황이 악화되기 전에 전문가들로 구성된 태스크포스를 만들어야 한다”고 비판했다.

김은경 기자 (e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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