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신냉전 벌여온 중국, 이번엔 인도와 일촉즉발
입력 2020.06.17 20:25
수정 2020.06.17 20:25
인도軍 20명 사망…중국軍 사상자는 발표 안돼
오랜 국경분쟁 앙금 곪아터졌다는 평가
양국 서로에게 책임 전가하며 비난전
홍콩 국가보안법 제정, 코로나19 확산 책임론 등으로 미국과 신냉전을 벌여온 중국이 이번엔 국경을 맞댄 인도와 일촉즉발의 상황을 맞았다.
17일 AP통신과 가디언 등에 따르면, 16일(현지시각) 인도 육군은 전날 카슈미르 라다크 지역 갈완계곡에서 중국군과의 충돌로 군인 20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애초 사망자는 3명으로 발표됐지만 부상이 심각했던 이들이 영하의 기온에 노출된 영향으로 피해가 커졌다는 평가다.
중국군 사상자 규모는 알려지지 않았으나 인도 당국 관계자는 자국 매체인 ANI통신에 "이번 충돌로 중국 측에서도 사상자 43명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번에 양국 군대가 맞붙은 곳은 히말라야 고지대 인근 접경지역으로 국경 분쟁을 이어온 양국 간 갈등이 곪아터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양측은 이번 사태의 책임을 서로에게 전가하며 비난전을 펼치고 있어 향후 접경지역 긴장이 고조될 전망이다.
양국 군사 충돌로 사망자가 발생한 것은 지난 1975년 이후 처음이다. 양국 무력 충돌이 빚어진 갈완계곡은 인도 북부 카슈미르에 위치한 곳으로 두 나라 국경이 맞닿아 있다.
양국은 국경 문제로 지난 1962년 전쟁까지 치른 바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국경을 확정하지 못해 3488km에 달하는 실질통제선(LAC)이 사실상 국경 역할을 대신하고 있다.
다만 LAC 지역이 설원‧강‧호수 등을 배경으로 하고 있어 명확한 국경 구분이 어려운 상황이다. 이에 양국 국경 순찰대 등이 접경지역 곳곳에서 충돌을 빚어왔다.
이번 충돌은 총기 사용 없이 양국 군인 600여 명이 맨손으로 맞부딪히며 돌을 던지는 투석전과 쇠막대기를 활용한 백병전을 병행한 것으로 전해진다.
양국은 이번 충돌과 관련해 상대국에서 책임을 전가하는 비난 성명을 각각 발표했다.
인도 외교부는 이날 밤 성명을 통해 "이번 충돌은 중국이 일방적으로 LAC를 바꾸려 한 결과로 발생했다"며 "중국 측이 LAC를 존중하자는 합의를 따랐다면 양측에서 사상자가 발생하는 것을 막을 수 있었다"고 밝혔다.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같은 날 브리핑에서 "인도군이 지난 15일 두 차례에 걸쳐 국경을 침범해 중국군을 자극하고 공격하면서 물리적 충돌이 일어났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