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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원, '생존 위한 시간' 절실…이동걸 설득 나서나

조인영 기자 (ciy8100@dailian.co.kr)
입력 2020.06.16 06:00 수정 2020.06.16 13:59

두산솔루스 등 매각 속도 더디자 인프라코어 시장 내놔

박 회장, 채권단에 자구안 의지 강조하며 이행 기간 요청할 듯

두산그룹 본사가 위치한 서울 동대문 두산타워 전경.ⓒ두산 두산그룹 본사가 위치한 서울 동대문 두산타워 전경.ⓒ두산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이 조만간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을 만나 두산중공업 정상화 방안 등 재무구조개선안과 관련해 면담을 갖는다.


채권단이 자구안 성실 이행을 촉구하며 두산을 압박하자 박 회장이 핵심 계열사인 두산인프라코어 매각 카드까지 꺼내들면서 직접 진화에 나서는 것으로 풀이된다.


관건은 적정 가격에 매각할 만한 충분한 시간 확보다. 채권단의 압박으로 시간에 쫓길 경우 제 값을 받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 이에 따라 박 회장은 채권단측에 자구안 이행에 대한 진정성을 어필하는 한편, 정상 매각을 위한 충분한 시간 확보도 요청할 것으로 전망된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두산은 그룹 내 '캐시카우'로 꼽히는 두산인프라코어 매각작업에 착수했다. 매각 대상은 지주회사인 (주)두산이 두산중공업을 통해 보유하고 있는 두산인프라코어 36.27%다.


두산인프라코어는 건설기계와 엔진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16일 기준 시가총액은 1조4200억원으로 매각금액은 경영권 프리미엄을 더해 8000억원대가 될 것으로 추정된다.


그간 두산그룹은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핵심 자산을 비롯한 각종 사업부 매각을 추진해왔다.


전기차용 배터리 동박(전지박)을 생산하는 두산솔루스를 비롯해 모트롤BG 등을 시장에 내놨으나 적정 가격에 대한 인수 후보군과의 이견차로 좀처럼 속도가 나지 않는 상황이다.


채권단은 두산중공업에 지원한 자금이 적지 않은 만큼 두산이 매각 작업에 내야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현재까지 채권단이 두산중공업에 투입한 자금은 3조6000억원으로, 경영정상화를 앞당기기 위해서는 좀 더 진정성 있게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당초 매물로 내놨던 계열사 및 사업부 매각이 아직까지 별다른 성과가 없고 채권단의 압박도 심화되자 두산은 고심 끝에 두산인프라코어 매각 카드까지 꺼내게 된 것으로 보인다.


두산인프라코어는 대표적인 '캐시카우'로 건설기계 시장에 내놓을 경우 상당한 흥행이 예상된다. 특히 두산중공업이 지분을 직접 보유한 자회사여서, 매각 성공 시 현금 확보가 가능하다. 이렇게 되면 채권단에 약속한 3조원 자금 조달에도 한층 가까워질 수 있다.


다만 매각이 단기간 내 성사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정동익 KB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건설기계 연결 영업이익 62.9%를 차지했던 두산밥캣을 분리할 경우 두산인프라코어는 매물로서 매력이 떨어진다"며 "단시일 내 매각이 성사될 가능성이 매우 낮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원활한 매각을 위해 두산건설도 물적분할을 실시했다. 두산은 초기에는 '통매각'을 추진했으나 여의치 않자 팔릴 만한 자산만 떼어내서라도 매각하겠다는 생각이다.


앞서 지난 15일 두산건설은 건설 부문과 부동산 임대사업을 제외한 일부 자산과 부채, 계약을 신설회사 밸류그로스에 넘기는 물적분할을 했다고 공시했다.밸류그로스에 넘기는 자산은 미회수 채권이 있는 인천 학인두산위브아파트, 일산제니스 상가, 한우리(칸) 리조트, 공주신관 등이다.


두산건설은이번 분할로 부실 우려가 있는 자산을 신설법인에 넘김으로써 재무건전성을 개선시켰다. 내달 앞둔 본입찰도 초기 보다는 성과를 기대하고 있다. 다만 흥행 여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두산은 두산인프라코어와 두산건설 매각을 구체화하면서 채권단측에 자구안 이행에 대한 진정성을 어필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적정 가격'이 변수인 만큼 정상 매각을 위한 충분한 시간 확보도 요청할 것으로 전망된다.


박정원 회장은 조만간 이동걸 회장을 만나 이 같은 두산그룹의 자구안 이행 계획을 설명하고 유동성 확보 마련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밝힐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두산중공업이 친환경 에너지기업으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앞으로 수 년간의 기간이 필요하고, 그 기간 동안 그룹 체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탄탄한 유동성을 필요로 하는 만큼 자구안 이행 관련 적정 매각 기간을 요청할 것이라는 진단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핵심 계열사인 두산인프라코어까지 매각 선상에 올려놓으면서 두산그룹은 자구안 이행에 대한 진정성 어필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이행 기간을 놓고 채권단과 줄다리기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조인영 기자 (ciy810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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