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 '코로나 네탓 공방' 이은 '언론 전쟁' 격화
입력 2020.03.19 05:20
수정 2020.03.18 22:21
中, '상호주의' 내세우며 美언론 제재 나서
美, 앞서 中매체 5곳 '외교사절단' 지정
양국 간 코로나19 관련 비방전도 계속될 전망
코로나19 발원지를 두고 네 탓 공방을 벌인 미국과 중국이 '언론 제재' 카드를 주고받으며 대립각을 키우고 있다.
상호주의를 표방한 양국의 '주고받기'가 이어지고 있어 미중 경색국면이 상당기간 지속될 전망이다.
18일 중국 매체와 외신 등에 따르면, 중국 외교부는 기자증 시효가 올해 만료되는 중국 주재 미국 뉴욕타임스(NYT)‧워싱턴포스트(WP)‧월스트리트저널(WSJ) 기자에 대해 10일 이내 기자증 반납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자증 없이 중국 내 취재가 불가능한 만큼, 이번 조치는 사실상 해당 기자들에 대한 강제 추방이라는 평가다.
중국 외교부는 기자증 반납을 요구한 언론사 3곳과 미국의 소리(VOA) 방송‧타임스지 등 5개 미 언론사에 대해서도 제재를 가하기로 했다. 해당 언론사들은 중국 내 직원 및 재무‧경영 상황과 부동산 보유 내역을 서면으로 신고해야 한다.
중국 외교부는 이번 조치와 관련해 상호주의를 공개적으로 언급했다. 앞서 미국 정부가 중국 언론에 취한 조치의 '보복' 성격을 띤다는 점을 분명히 한 셈이다.
미 국무부는 지난달 18일 미국 내에서 활동 중인 신화통신‧CGTN‧중국국제방송‧중국일보 등 5개 중국 국영언론들을 '외교 사절단'으로 지정했다. 해당 매체들이 독립적 언론기관이라기보다 중국 정부 통제 하에 놓인 '선전·선동기관'이라는 평가에 근거한 조치였다. 사절단으로 분류된 5개 매체들은 미국 내 자산을 등록하거나 새로운 자산을 취득할 때 미국 당국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미국 시민권자를 포함한 모든 직원 명단 역시 제출해야 한다.
중국 외교부는 이날 성명에서 미 언론 제재에 대해 "미국에서 이뤄진 중국 언론에 대한 비합리적 탄압에 맞서는 정당한 대응조치"라고 주장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중국 측 조치에 대해 유감을 표하며 "이것은 불행한 일이다. 그들이 재고할 것을 바란다"고 말했다.
앞서 양국은 코로나19 명칭을 두고도 날 선 공방을 벌인 바 있다. 중국은 미국이 '중국 바이러스' 등의 표현을 사용한 데 대해 공식적으로 불만을 제기했고, 미국은 "미군이 우한에 코로나19를 가져왔을 수 있다"는 중국 측 주장에 크게 반발했었다.
양국 파열음이 커지는 상황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17일(현지시각) 언론 브리핑에서 "코로나19가 중국에서 왔기 때문에 '중국 바이러스'라는 표현이 매우 정확한 용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중국이 '미군에서 바이러스가 왔다'는 사실이 아닌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면서 "논쟁 대신 바이러스가 어디서 왔는지 부르기로 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