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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앰부시' 강력 규제 논란에도…패션업계는 '월드컵 마케팅' 활발

손현진 기자
입력 2018.06.17 06:00
수정 2018.06.16 22:28

흥행 기대감 낮은 러시아 올림픽…'앰부시 마케팅' 논란에 마케팅 경쟁 실종

패션업계선 '모처럼의 특수'에 기대…한정판 제품·특별 이벤트 준비에 분주

국내 패션업계의 '월드컵 마케팅'이 본궤도에 오르고 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남성복 '갤럭시'가 제작한 국가대표팀 공식 단복. ⓒ삼성물산 패션부문

지구촌 축제인 2018 FIFA(국제축구연맹) 러시아 월드컵이 지난 14일 화려한 막을 열면서 국내 패션업계의 '월드컵 마케팅' 또한 본궤도에 올랐다.

이번 올림픽은 흥행 기대감이 예년보다 낮아 유통업계 전반의 마케팅 활동도 적극적이지 않다. 최근 글로벌 스포츠 행사에서 앰부시(Ambush·매복) 마케팅이 강력 규제되면서 업계가 몸을 사리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하지만 패션업계에선 모처럼 찾아온 특수 기회를 놓칠 수 없다는 분위기다.

지난달 21일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남성복 '갤럭시'는 우리나라 축구 국가대표팀 선수들이 입을 공식 단복을 공개했다. 갤럭시는 2010년, 2014년에 이어 이번 월드컵 단복 제작을 맡으며 대한민국 대표 브랜드를 자처하고 있다.

갤럭시는 이번에 '대표의 자부심으로 승리하라'는 의미의 '프라이드 일레븐(Pride 11)' 슈트를 별도 제작했다. 선수들의 자부심과 열정을 표현하는 로열 블루 컬러의 3피스 슈트에 태극 무늬를 형상화한 디자인으로 포인트를 줬다. 강인한 신체를 강조할 수 있도록 재킷과 팬츠를 슬림하게 디자인했고, 활동성을 높일 수 있게 경량 스트레치 소재를 사용했다.

이지희 갤럭시 디자인실장은 "선수들이 축구 경기에서는 물론 '패션 전쟁'에서도 당당히 승리할 수 있도록 품질과 디자인에 신경썼다"며 "갤럭시의 모든 역량이 담긴 단복을 입고 축구 대표 선수단이 최상의 컨디션으로 좋은 성과를 거두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루이비통이 제작한 월드컵 트로피 트래블 케이스. ⓒ루이비통

세계인의 이목이 집중되는 행사인 만큼 글로벌 브랜드의 태세가 남다르다. 아디다스는 지난해 11월 러시아 월드컵 공인구 '텔스타 18'을 공개했고, 월드컵을 겨냥해 출시한 축구화 컬렉션 '에너지 모드 팩'을 지난달 선보였다. 컬렉션 제품 중 주목할 만한 것은 'X 18+(엑스 18+)' 모델이다.

이 제품은 국내외 대표 선수들이 실전 경기에서 착용할 예정이다. 손흥민(대한민국), 조현우(대한민국), 루이스 수아레스(우루과이), 가브리엘 제수스(브라질), 모하메드 살라(이집트), 다비드 데 헤아(스페인), 하메스 로드리게스(콜롬비아) 등 선수들이 아디다스의 X 18+ 축구화를 착용한다.

루이 비통은 2010년, 2014년 월드컵에 이어 이번에도 월드컵 트로피를 안전하게 보관하고 운반할 수 있는 트래블 케이스를 맞춤 제작했다. 또 아디다스가 지금까지 제작했던 FIFA 월드컵 공인구 컬렉션을 전시할 트렁크도 한정판으로 제작해 첫 선을 보였다.

이처럼 국내외 패션업체들이 월드컵 마케팅에 나서는 것은 세계적인 이벤트라는 점에서 큰 광고 효과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평창 동계올림픽에서도 '평창 롱패딩'을 히트시킨 롯데백화점과 공식 단복을 제작했던 노스페이스, 컬링 선수팀을 후원했던 휠라 등이 수혜를 입은 바 있다.

비욘드클로젯이 한정 판매하는 월드컵 에디션. ⓒ비욘드클로젯

한편 높은 광고 효과 때문에 공식 파트너사가 아닌 업체들이 월드컵이나 올림픽을 연상시키는 광고 문구를 쓰면서 앰부시 마케팅은 지속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다.

평창 동계올림픽 조직위원회도 당시 '평창'이나 '올림픽'을 이용한 광고에 강력 대응하겠다고 밝혔고, FIFA도 앰부시 마케팅으로 적발된 업체엔 손해배상 소송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일부 업체는 마케팅 규제를 위반하지 않는 선에서 월드컵 특수를 끌어올릴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다.

데님 브랜드 에프알제이는 유아동 브랜드 한세드림과 협업한 '까시 월드컵 티셔츠'를 출시했고, 고태용 디자이너의 비욘드클로젯은 '월드컵 에디션' 티셔츠를 월드컵이 끝나는 날까지 한정 판매한다. 아웃도어 브랜드 와일드로즈는 빨간색 제품을 구매하면 혜택을 주는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한 브랜드 마케팅 담당자는 "여러 스포츠 이벤트에서 앰부시 마케팅이 문제가 됐던 건 알지만 월드컵 관련 제품 출시와 프로모션이 어느 수준부터 문제가 되는지 정확히 알기 어렵다"며 "규제 위반에 대한 이야기가 구체적으로 나오지 않은 이상 월드컵 특수에 기존대로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손현진 기자 (sonson@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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