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임밸류의 묵직함, 이승우+백승호 바르사 듀오
입력 2017.05.21 04:10
수정 2017.05.21 16:10
이승우와 백승호, 기니전 골 합작하며 대승 이끌어
바르셀로나 유스서 맘고생했던 기억 모두 털어내
바르셀로나 듀오 이승우와 백승호의 맹활약을 앞세운 신태용호가 첫 단추를 성공적으로 채웠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U-20 축구 국가대표팀은 20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FIFA U-20 월드컵 코리아 2017’ 기니와의 A조 조별리그 1차전에서 3-0 승리했다.
이로써 1승을 거둔 한국은 잉글랜드와 함께 A조 공동 선두에 올랐다. 잉글랜드는 앞서 열린 아르헨티나전에서 한국과 마찬가지로 3-0 승리를 거뒀다.
신태용호는 경기 초반 기니의 적극적인 공격에 밀려 탐색전 위주로 경기를 풀어나갔다. 그리고 상대에 대한 파악이 끝난 전반 중반 이후부터 대표팀의 파상공세가 시작됐다.
대표팀은 전반 36분 역습 과정에서 이승우가 드리블 돌파로 상대 수비를 무너뜨린 뒤 한 박자 빠른 슈팅을 시도했고, 알리 카마라 맞고 굴절된 골이 그대로 골문으로 빨려 들어갔다.
후반 들어서도 거친 공격을 멈출 줄 몰랐다. 후반 31분, 정면에서 공을 잡은 이승우는 페인트로 상대 수비수들을 속인 뒤 스루패스를 제공했다. 이를 교체 투입된 임민혁이 상대 수비라인을 무너뜨리는 침투로 공을 받았고 그대로 골문에 밀어넣었다.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후반 36분에는 헤딩 패스를 받은 백승호가 절묘한 터치로 텅 빈 기니의 골대를 다시 한 번 흔들었다. 5분 뒤 교체 아웃된 백승호는 전주성을 가득 메운 홈팬들의 기립 박수를 받았다.
사실 이승우와 백승호가 이번 U-20 월드컵에 임하는 각오는 남다를 수밖에 없다. 두 선수는 동년배 선수들이 한창 기량을 급성장시킬 10대 후반, 소속팀 바르셀로나의 유소년 선수 이적 조항 위반으로 인해 무려 2년간 출장 정지 징계를 받은 바 있다.
그러면서도 두 선수의 성장 시계도 그대로 멈춘 듯 보였다. 개인 훈련만으로 실력을 끌어올리기에는 한계가 뚜렷했고, 간간히 대표팀 또는 연습 경기에 참가했지만 타는 목마름을 채워주기에는 크게 모자랐다.
급기야 올 시즌에는 스페인 진출 초기와 같은 번뜩이는 움직임이 많이 도태됐다는 평가까지 받았다. 2년 전 열린 U-17 월드컵에서 무득점으로 고개를 숙인 이승호는 올 시즌 득점 페이스가 많이 떨어졌고, 백승호의 경우는 경기 감각을 되찾지 못하는 문제를 겪었다.
하지만 이번 월드컵을 앞두고 만만의 준비를 한 두 선수다. 특히 백승호의 경우, 국내에 남아 대표팀 지도 아래 파주 NFC에서 꾸준히 몸을 만들었고, 이번 기니전 세 번째 골로 신태용 감독 배려에 보답했다.
이승우도 90분 내내 쉬지 않고 달렸다. 무엇보다 그동안 약점으로 지적되던 몸싸움 등 피지컬 부분에서 큰 개선이 이뤄졌고, 수시로 아래로 내려와 적극적으로 수비를 돋는 등 이타적인 플레이까지 몸에 익혔다.
이승우와 백승호는 이번 U-20 월드컵 대표팀의 중추적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비단 이번 대회뿐만 아니라 앞으로 한국 축구를 이끌어갈 ‘특급 유망주’임에 분명한 것이 이승우와 백승호를 향한 기대치다. 골로 기분 좋게 스타트를 끊은 두 선수가 대회 후 과연 어떤 평가를 받게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