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감사원 자료' 정몽준 "이게 원본" 박원순 "나도 원본"

조성완 기자
입력 2014.06.03 00:47
수정 2014.06.03 01:04

<마지막 TV토론>'급식' 자료 공방에 손석희 "취재하겠다"

재개발 허가건수 놓고도 '서울시 자료'라며 다른 수치

새누리당 정몽준 서울시장 후보와 새정치민주연합 박원순 후보가 지난달 26일 저녁 서울 여의도 MBC에서 열린 6·4 전국동시지방선거 서울시장 선거 후보자 토론회에 앞서 토론을 준비하며 물을 마시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정몽준 새누리당-박원순 새정치민주연합 서울시장 후보는 2일 오후 ‘jtbc’와 ‘중앙일보’가 공동주관한 마지막 TV토론에서 각자가 준비한 자료를 두고 치열한 진실공방을 벌였다.

6·4 지방선거 최대 화두로 떠오른 ‘농약급식’을 두고 정 후보와 박 후보가 각각 제시한 감사원 자료가 내용면에서 차이를 보인 것이다. 급기야 두 후보는 자신이 준비한 자료가 “원본”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포문은 선거운동 기간 내내 ‘농약급식’ 문제를 제기한 정 후보가 열었다. 그는 “박 후보는 3년 전 이정희 대표의 통합진보당과 서울시정을 공동운영하겠다고 했는데 첫번째 사업이 친환경 무상급식”이라며 “최근 감사원 보고서를 보면 친환경 농산물에 농약이 포함됐고, 이것을 학생들이 먹었다고 적시했다”고 주장했다.

정 후보는 “사정이 이러면 납품업체를 영구납품금지시켜야 되는데 박 후보는 상당기간 묵인했다”면서 “박 후보는 세 번째 토론에서 ‘감사원 보고서에는 내용이 없고 각주에 나와 있다’고 하면서, 별 것 아니라고 했는데. 3년간 1000만명 이상 학생이 농약 급식을 먹었다. 이게 미미한 문제인가”라고 지적했다.

그러자 박 후보는 감사원이 서울시에 통보한 자료를 꺼내들면서 “어느 줄에도 농약 잔류가 있는 식자재가 학교에 공급됐다든지, 그것 때문에 무엇이 문제인지 등이 (자료에는) 하나도 들어있지 않다”고 반박했다.

박 후보는 이어 ‘서울시 친환경급식에는 문제가 없다’는 취지로 작성된 특정언론의 기사를 제시하며 “이런 중대한 문제가 만약 정 후보가 말하듯이 진정으로 문제가 있었다면 왜 서울시에 감사 결과를 통보하면서 쏙 빼놓겠는가”라고 반문했다.

이번에는 정 후보가 자료를 꺼내들었다. 그는 “박 후보는 (특정언론의) 기사를 인용했는데 나는 감사원의 보고서를 갖고 왔다. 인용하려면 정부의 보고서를 인용해야 하지 않겠는가”라며 “어떻게 이런 중요한 토론회에서 신문을 인용하는가”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친환경급식은 99% 안전하다고 어제 박 후보가 말했는데, 공산품은 1% 위험하면 리콜하면 된다. 하지만 농산물은 100% 안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후보도 재차 자신의 자료를 다시 손에 들고 “이게 원본이다. 서울시에 관해서 고치라고 한 것이다. 이 내용 중 어디에도 농약잔류식품이 공급됐다, 주의를 준다는 내용이 없다”며 “말하지만 주의를 준 것은 농약 때문이 아니라 농약 잔류가 서울시 친환경유통센터에서 발견해 폐기처분했으면 공유를 해야 되는데 공유를 안했다고 지적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양측이 자료를 두고 공방을 벌이자 사회자인 손석희 앵커가 중재에 나섰다. 그는 양쪽의 자료를 모두 건네받은 뒤 “일단 두 개의 제목은 같다”고 말했지만 두 후보는 계속 자신의 자료가 원본이라고 공방을 벌였다.

급기야 정 후보는 “박 후보가 거짓말한다고 시민단체 8곳에서 고발한 것을 아시는가. 그 중에는 과거 나에 대한 낙선운동을 벌인 단체도 있다”며 “어떻게 그 8개 단체가 허위사실 유포로 박 후보를 고발하겠는가. 박 후보가 사실을 인정하지 않기 때문에 힘들다”고 주장했다.

이어 “지금 바로 서울시 홈페이지에 접속해서 ‘친환경 무상급식 분야 수기계획 문서’를 검색하면 바로 뜬다”면서 “내용 중 시장의 총평시간이 배분돼 있는데 박 후보가 농약잔류 급식을 은폐하기 위한 회의라고 본다. 시청자들이 직접 확인해보는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이에 박 후보는 한 장의 사진을 꺼낸 뒤 “사진을 보면 정 후보 캠프 사람들이 초등학교 학생들 앞에서 (농약급식) 시위를 하고 있다. 아이들이 그날 점심을 먹으면서 어떤 생각을 할지 궁금하다”며 “아이들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비판했다.

박원순 “재개발·재건축 재허가 7개? 허위다” 정몽준 “서울시 홈페이지에서 발견”

두 후보는 박 후보의 서울시장 재임시절 재개발·재건축 허가 개수를 두고도 공방을 벌였다. 이번에도 어김없이 양측은 전혀 다른 자료를 제시했다.

정 후보가 “현재 서울시에서 진행 중인 재개발 지역이 393곳인데 박 후보가 시장 재임기간 3년동안 7곳만 지구 지정 허가를 해줬다”고 주장하자 박 후보는 “그런 정보를 어디서 얻는가. 이건 허위”라고 반박했다.

이에 정 후보가 “내가 서울시 분야별 홈페이지에서 자료를 찾아왔다. 지난 2013년 10월 기준인데 최근 몇 개 더하라고 했는지는 알 수 없지만 공식자료”라고 받아치자 박 후보도 “나도 자료를 찾아왔다. 기자들이 확인해보면 나온다”고 응수했다.

양측의 공방이 길어지자 손 앵커가 다시 나섰다. 그는 토론회 말미에 “내가 두 후보가 토론하는 동안 내용을 대조해봤다”며 두 문서 사이에 3개월의 간격을 두고 큰 차이가 나는 기록이 발견됐다고 지적했다.

정 후보와 박 후보 모두 서울시 자료라고 주장하자 손 앵커는 “왜 이렇게 차이가 나는가. 이건 우리가 따로 좀 취재를 해보겠다”고 마무리했고, 두 후보도 동의했다.

정몽준 “아름다운 재단인가, 공포재단인가” 박원순 “기부 역사 새로 쓴 기관”

이날 토론회에서는 박 후보의 안보관과 과거 시민운동가 시절 전력도 도마에 올랐다.

정 후보는 “박 후보는 제주해군기지를 미국의 전쟁침략기지라고 주장하는 문서에 서명했는데 지금도 그렇게 생각하는가”라며 “또 자신의 저서에서 우리나라의 역사를 ‘원한의 역사’라고 했는데, 북한에 대해서는 이런 말 하는 것을 못 봤다. 자유 민주주의라는 표현 한번도 안썼다”고 주장했다.

박 후보는 “이번 선거는 과거와 미래의 싸움이고, 색깔론은 철지난 것이다. 개인사에 대한 이야기보다 서울시에 대한 이야기를 했으면 좋겠다”며 “제주해군기지는 주민입장을 반영해 원만히 가면 좋겠다는 맥락”이라고 반박했다.

그러자 정 후보는 “박 후보는 독립적 시민운동가라고 하는데 시민운동가 시절 상당히 편향된 운동을 했다”며 “대표적인 ‘먹튀’ 론스타에서 어떻게 9억원을 받는가. 그런거 받으면서 제대로 된 시민운동을 할 수 있는가”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아름다운 재단인지 공포재단인지 구분이 안 된다”면서 “참여연대로 협박하고 아름다운 재단으로 기부 받은 것 아닌가”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박 후보는 “아름다운 재단은 우리 사회에 기부의 역사를 쓴 기관이고, 사람의 마음을 사야 돈이 따라온다는 마음으로 이제까지 일해 왔다”며 “만약 내가 아름다운 재단으로 로비를 했다면 여기까지 왔겠는가. 아름다운 재단의 수많은 기부자들이 다 아는 것”이라고 일축했다.

조성완 기자 (csw44@naver.com)
기사 모아 보기 >
0
0

댓글 0

로그인 후 댓글을 작성하실 수 있습니다.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