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대 구하기’ 배드민턴협회…이미 떠난 셔틀콕
입력 2014.01.29 00:05
수정 2014.01.29 18:45
이용대 자격정지 1년 처분으로 아시안게임 출전 좌절 위기
협회, 항소 절차 밟아 경감 노력..이미 실수 참작한 결과 나와
이용대는 이미 한 차례 청문회를 통해 소명을 했고, 그 결과 자격정지 1년이라는 처분을 받았다. ⓒ 연합뉴스
셔틀콕은 이미 떠났다.
대한배드민턴협회의 어이없는 실수로 국가대표 이용대(26·삼성전기)와 김기정(24·삼성전기)의 아시안게임 출전이 무산될 위기에 놓인 가운데 징계수위 경감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대한배드민턴협회는 28일 오후 서울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파크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이용대 김기정 선수가 국제배드민턴 연맹으로부터 약물검사 절차 규정 위반으로 1년 자격정지 조치를 통보받았다“고 밝혔다.
따라서 둘은 지난 23일부터 2015년 1월23일까지 1년 동안 국제배드민턴 연맹 반도핑규정에 명시된 모든 경기와 행사에 참가할 수 없다. 징계가 경감되지 않는다면, 2014 인천 아시안게임에도 출전할 수 없다는 얘기다.
이용대와 김기정의 도핑 불응은 선수의 잘못이 아니라 협회의 실수였다.
협회는 지난해 3월과 11월 이용대·김기정의 소재지를 태릉선수촌으로 보고했지만 둘은 소속팀에서 훈련하거나 대회에 참가 중이었다. WADA 검사관들이 태릉선수촌을 찾았지만 선수들이 없었고 이는 ‘도핑 기피’로 처리됐다. 9월에는 협회가 선수 소재지 보고 기한을 지키지 못하면서 이용대와 김기정 모두 규정에 따라 징계가 결정됐다.
협회의 선수 소재지 보고 오류로 이용대와 김기정이 아시안게임을 위해 흘린 땀들은 모두 물거품이 될 위기에 놓였다. 이에 협회는 "항소 절차를 밝아 선수 명예회복에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전했다. 전담팀을 꾸려 이용대 김기정에 대한 징계 수위를 낮추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
하지만 자격정지 처분이 경감될 가능성은 매우 낮아 보인다는 것이 대다수 전문가들의 예상이다. 물론 협회의 관리소홀로 인해 벌어진 일이지만, 결과적으로 이용대 김기정이 규정을 위반한 셈이 됐기 때문이다. 무려 세 차례나 도핑테스트에 응하지 않은 것으로 명백한 규정위반이다.
이용대는 지난해 12월13일 덴마크에서 열린 WADA청문회를 통해 소명까지 했다. 그럼에도 자격정지 1년 처분을 받았다. 이전의 징계 수위가 훨씬 높았을 것이라는 추측이 설득력을 얻는 대목이다.
국제배드민턴연맹도 이날 공식홈페이지를 통해 "김기정과 이용대가 지난 13일 열린 국제배드민턴연맹 도핑청문회에서 3명의 청문위원에게 해명할 기회를 가졌다"며 "청문회 심사위원은 최대 2년의 자격 정지를 내릴 수 있지만 한국배드민턴연맹이 선수들을 대신해 국제배드민턴연맹에 선수의 행방을 알리지 않은 책임을 참작해 자격정지 1년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협회의 행정 부실을 감안해 내린 결정이 1년 자격정지다.
따라서 WADA와 세계연맹이 대한배드민턴협회의 어처구니없는 행정 실수까지 또 참작해 징계수위를 낮춰줄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것이 중론이다. 사실상 아시안게임 출전이 좌절된 것이나 다름없다는 얘기다.
한편, 이용대는 2008 베이징올림픽 배드민턴 혼합복식에서 이효정과 금메달을, 2012 런던올림픽에선 정재성과 남자복식에서 동메달을 획득했다. 성적뿐만 아니라 준수한 외모와 '윙크 세리머니'로 많은 여성팬을 확보한 한국 배드민턴의 대표적 스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