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타선 롯데도 거스르지 못한 ‘가을의 변비’
입력 2011.10.20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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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차전 3회까지만 잔루 7개..1차전 14개
PS 변비야구 흐름 롯데에도 엄습
‘핵타선의 구심점’ 이대호의 플레이오프 3경기 성적은 12타수 2안타 1타점에 그친다.
올 시즌 가을 야구판에서는 찬스를 잇달아 날려버리는 이른바 ‘변비야구’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이미 준PO에서 KIA도 홈에서 2경기 연속 영봉패를 당하는 등 믿었던 방망이에 발목이 잡혔다. 준PO 승자였던 SK도 찬스를 살리지 못하는 방망이 때문에 속을 태우긴 마찬가지였다.
이런 가을의 대세(?)를 ‘핵타선’ 롯데도 거스르지 못하는 것일까. 2011시즌 팀 홈런(111개)/팀 타율(0.288) 1위 등 막강타선을 보유한 롯데 역시 준PO부터 시작된 ‘가을의 변비’에 시달리고 있다. 플레이오프 3차전이 대표적이다.
롯데는 19일 인천 문학구장서 열린 SK 와이번스와의 ‘2011 롯데카드 프로야구’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초반 7개 잔루를 기록하는 등 단 1점도 뽑지 못하고 0-3 완패하며 벼랑 끝에 몰렸다.
초반에 달아나지 못하더니 결국 덜미를 잡힌 롯데는 5전 3선승제 플레이오프에서 1승2패를 기록, 한 경기만 더 지면 꿈에 그리던 한국시리즈 진출을 뒤로 하고 짐을 싸야 하는 처지가 됐다.
선발 사도스키가 5⅔이닝 1실점으로 기대 이상의 호투를 선보였고, 플레이오프에서 빛나는 3루 수비로 이름값을 드높인 황재균의 글러브도 돋보였지만 믿었던 방망이가 물을 먹였다.
잔루 14개를 기록한 1차전과 마찬가지로 초반은 완벽한 롯데 분위기였다.
롯데는 1회초 전준우 내야 안타와 이대호 고의사구, 홍성흔 볼넷을 묶어 풀베이스를 만들었다. SK 선발 송은범이 흔들리는 틈을 타 1회부터 만루찬스를 잡은 것. 하지만 송은범 초구를 건드린 강민호가 3루 땅볼로 힘없이 물러나는 바람에 기선 제압에 실패했다.
2회와 3회에도 2사 1,2루 찬스를 허무하게 날렸다. 손아섭과 황재균 모두 변비야구를 뚫어주지 못했다. 3회까지 3안타 5사사구로 활발했던 롯데는 결정적인 순간 스스로 기회를 날리자 힘이 빠졌는지 5회부터는 안타 1개와 볼넷 2개를 고르는데 그쳤다.
특히, 승부처라 할 수 있던 8회초 무사 1루에서 이대호가 좌완 박희수에게 루킹 삼진을 당한 장면은 뼈아팠다. ‘핵타선의 구심점’ 이대호의 플레이오프 3경기 성적은 12타수 2안타 1타점. 올 시즌 타율 0.357 27홈런 113타점으로 한국 프로야구를 대표하는 4번 타자 이대호도 성적으로는 턱없이 부족하다.
롯데는 이번 시리즈 내내 비슷한 행보를 그리고 있다.
선발 장원준의 초반 호투 속에 펼쳐진 1차전에서도 6점을 뽑긴 했지만 1회말 1사 만루에서 강민호 병살타, 9회말 1사 만루에서 손아섭의 병살타로 낙승의 흐름을 본의 아니게 걷어찼다. 2차전에서는 송승준 호투 속에도 SK 선발 고든에 막혀 5회까지 단 1점도 올리지 못하며 힘겨운 경기를 했다. 결국, 롯데의 문제는 갑자기 침묵하는, 찬스에서 맥없이 물러나는 ‘변비 야구’에서 찾을 수 있다.
최근의 롯데 아이콘은 ‘막강한 타격’이다. 더군다나 상대 SK는 평균자책점 2.78(2위)의 ‘벌떼 불펜’을 보유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중간계투가 약한 롯데 입장에서 찬스에서 방망이의 위력이 나타나지 않는다면, 끌려 다니며 고전할 수밖에 없다.
벼랑 끝에 몰린 롯데가 방망이를 타고 다시 부산 사직구장으로 SK를 끌고 갈 수 있을까. 변비야구를 뚫지 못하고서는 쉽지 않은 게 사실이다.[데일리안 스포츠 = 김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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