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10월엔 오른다?…‘업토버’의 착시
입력 2026.10.07 07:01
수정 2026.10.07 07:01
ETF 주간 순유입 규모 직전 주보다 90% 감소
장기 보유자 차익실현 확대…매물 소화력 시험대
고용 둔화에도 물가 부담…이달 FOMC가 변수
비트코인의 ‘업토버’ 재현은 계절적 기대보다 상장지수펀드(ETF) 매수세의 지속과 차익 실현 물량 소화, 연준의 추가 긴축 여부에 달려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해당 이미지는 AI로 제작됨.
비트코인이 올해는 ‘10월의 상승 공식’을 되살릴 수 있을까.
시장에서는 상승을 뜻하는 ‘업(Up)’과 10월(October)을 합친 ‘업토버(Uptober)’ 기대감이 고개를 들고 있지만, 정작 매수 자금은 이에 미치지 못하면서 ‘계절적 착시’의 함정을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7일 가상자산업계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2019년부터 2024년까지 6년 연속 10월마다 상승세를 기록했으나, 지난해 하락으로 마감하며 연승 행진이 중단됐다.
올해 역시 상장지수펀드(ETF) 자금 유입이 급격히 둔화한 데다 장기 보유자의 차익 실현 매물까지 늘고 있어, 전례만 믿고 상승을 낙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결국 업토버의 성패는 신규 매수세가 기존 보유자의 매물을 얼마나 받아내느냐에 달려 있다. 여기에 연준의 추가 긴축 여부도 매수 여건을 좌우할 핵심 변수다.
상승 동력을 되살릴 첫 번째 조건은 매수세의 지속성과 확산이다.
미국 현물 ETF를 통한 자금 유입이 꾸준히 이어지고, 현물시장 전반으로 매수 참여가 넓어져야 상승을 지탱할 기반이 두터워질 수 있다.
그러나 최근 ETF로 들어오는 자금은 오히려 줄었다.
파사이드 인베스터스의 일별 집계를 합산하면 미국 현물 비트코인 ETF의 지난달 21~25일 순유입액은 23억8580만 달러였다.
지난달 28일부터 이달 2일까지 순유입액은 2억4110만 달러로, 직전 주보다 약 90% 급감했다. 이달 5일에는 8980만 달러 순유출로 전환했다.
주간 기준으로 자금 유입은 이어졌지만 유입 규모는 크게 줄었다.
거래 참여도 현물보다 옵션시장에서 상대적으로 활발했다.
비트와이즈가 지난 5일 공개한 분석에 따르면 최근 7일간 현물 거래량은 최근 1년 거래량 분포에서 하위 약 27% 수준에 그친 반면, 옵션 거래량은 상위 약 18% 수준을 기록했다.
현물이 비트코인 자체를 사고파는 거래라면, 옵션은 향후 가격 변화에 투자하거나 손실 위험을 관리하는 수단이다.
따라서 옵션 거래가 아무리 활발해도 비트코인 실물 수요가 늘었다고 볼 수는 없다.
상승 기대감이 현물 매수로 직접 연결돼야 가격을 밀어 올릴 실질적 수요가 확대됐다고 평가할 수 있다.
두 번째 조건은 기존 보유자의 차익 실현 매물을 소화할 수 있는 강력한 수요다.
가격 반등 시 수익을 확정하려는 매도세가 출회될 때, 신규 매수세가 이를 차질 없이 받아내야 지속적인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
글래스노드에 따르면 지난 달 29일까지 일주일간 장기 보유자의 실현이익은 직전 가격 돌파 주간보다 거의 2배 증가했다.
전체 실현이익 중 장기 보유자가 차지하는 비중도 34%에서 55%로 급증했다.
시장 전체의 이익 실현 규모는 과거 고점보다 낮지만, 장기 보유자의 차익 실현 확대는 핵심 수급 변수로 꼽힌다.
핵심은 매도 증가 자체보다 이를 소화한 뒤의 가격 지지력이다.
이익 실현 물량이 늘어도 가격이 잘 견뎌준다면 강력한 매수 지지선을 확인할 수 있지만, 매도세에 밀려 가격이 하락한다면 신규 수요가 공급을 흡수하지 못한다는 신호가 될 수 있다.
가격대 주변에 집중된 온체인 물량도 변수다.
비트와이즈에 따르면 현재 가격의 위아래 10% 구간에서 마지막 온체인 이동이 기록된 물량은 전체 유통량의 약 21.5%에 달했다.
이는 즉각적인 매도 대기 물량을 뜻하지는 않지만, 작은 가격 변동에도 시장이 대단히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는 구조임을 시사한다.
마지막 조건은 추가 긴축 부담의 완화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지난달 16일 기준금리 목표 범위를 0.25%포인트(p) 올려 3.75~4.00%로 조정했다.
당시 성명에서도 물가가 여전히 높다고 밝혀, 비트코인 시장은 긴축 부담이 남아 있는 상태에서 10월을 맞았다.
이후 발표된 경제지표는 고용과 물가가 엇갈린 신호를 보였다.
9월 비농업 고용 증가분은 2만9000명으로, 수정된 8월 증가분 13만3000명보다 줄었다. 실업률도 4.1%에서 4.2%로 높아졌다.
반면 8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3.4%, 근원 물가는 3.0% 상승했다. 고용 둔화는 확인됐지만 물가 부담은 해소되지 않은 셈이다.
연준은 현지시간으로 이달 27~28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연다.
추가 금리 인상 여부와 정책 방향이 시장의 매수 여건을 결정짓는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설령 긴축 우려가 다소 완화되더라도 고금리가 지속된다면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 부담은 상존할 수밖에 없다.
가상자산 업계 관계자는 “업토버가 이어지려면 신규 매수세가 차익 실현 물량을 꾸준히 받아내야 한다”며 “연준의 추가 긴축 여부와 시장금리 흐름이 매수 여건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