탕감 받고도 다시 빚더미…채무조정 재신청 3만명 육박
입력 2026.10.06 09:10
수정 2026.10.06 09:11
올해 8월까지 2만7864명…지난해 연간의 82.6%
60대 이상 4745명…40·50대도 1만5750명 재신청
채무조정 신청도 매년 증가…포용금융 세부안은 지연
해당 이미지는 AI로 제작됨.
정부의 '빚 탕감' 등 포용금융 정책이 확대되는 가운데, 과거 채무조정을 받고도 다시 채무조정을 신청한 사람이 올해 들어 3만명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6일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소속 이종욱 국민의힘 의원실이 신용회복위원회에서 받은 자료를 보면 올해 1~8월 채무조정 재신청자는 2만7864명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연간 재신청자 3만3718명의 82.6%에 해당하는 규모다.
채무조정 약정이 4차례 이상 미납으로 실효된 경우에는 3개월이 지나면 다시 신청할 수 있다. 기존 채무를 전액 상환한 뒤 새로운 빚이 생긴 경우에도 재신청이 가능하다.
연령별로 보면 고령층의 재신청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60대 이상은 올해 8월까지 4745명이 다시 채무조정을 신청했다. 지난해 연간 재신청자 5099명의 93.1%에 달한다.
40대와 50대 재신청자도 올해 1만5750명이 재신청해 지난해 연간 재신청자(1만9079명)의 82.6%였다.
청년층에서도 재신청 규모가 꾸준히 커지고 있다.
20대 이하와 30대 재신청자는 2022년 7253명에서 2023년 8751명, 2024년 8762명, 지난해 9540명으로 증가했다.
올해 재신청자는 7천369명으로 지난해 연간 인원의 77.2%였다.
채무조정 자체를 신청하는 사람도 계속 늘어나는 추세다.
전체 신청자는 2022년 13만8202명에서 2023년 18만4867명, 2024년 19만5032명, 지난해 20만9060명으로 증가했다.
실제 채무조정이 확정된 인원도 같은 기간 12만1095명에서 18만9062명으로 늘었다.
이종욱 의원은 "반복적인 채무조정은 도덕적 해이를 키우고 성실 상환자에게 박탈감을 줄 수밖에 없다"며 "기존 채무조정 이행 여부와 신규 채무를 철저히 심사해 성실 상환자가 손해 본다는 생각이 들지 않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금융위는 지난 5월 '포용금융전략추진단'을 출범하고 금융사 내 '포용금융 최고책임자'(CIFO) 도입과 건전성 규제 합리화 등의 구상을 내놨다.
하지만 출범 이후 수개월이 지났지만 중간 발표나 세부 가이드라인은 아직 나오지 않았다.
이른바 '잔인한 금융'을 지적하며 포용금융을 주도한 김용범 전 청와대 정책실장이 최근 사임한 데다, 이달 국정감사까지 앞두고 있어 포용금융 정책이 정부 우선순위에서 밀려 동력이 약화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다만, 금융당국은 정책 추진이 중단된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당국은 소분과별 논의를 계속하고 있으며 연말까지 구체적인 결과를 내놓겠다는 방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