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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아니면 감옥?”…룰라, '24년 악연' 보우소나루家 아들과 대선 격돌

정인균 기자 (Ingyun@dailian.co.kr)
입력 2026.10.03 07:00
수정 2026.10.03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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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나란히 정치무대…24년 뒤 대선 경쟁자로

룰라에 패한 아버지는 수감…장남 플라비우가 후계자로

룰라 42%·플라비우 38% 접전…결선 가상대결도 박빙

최종 TV토론까지 무산…양강 후보 20년 만에 ‘노대면’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왼쪽) 브라질 대통령과 플라비우 보우소나루 상원의원. ⓒ로이터/연합뉴스

브라질 대통령 선거가 오는 4일 치러진다. 네 번째 집권에 도전하는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대통령 앞에 선 최대 경쟁자는 그가 4년 전 권좌에서 끌어내린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의 장남 플라비우 보우소나루 상원의원이다. 20여 년간 브라질 정치를 양분해 온 ‘룰라 대 보우소나루’의 악연이 이번에는 아버지에서 아들로 대물림됐다.


두 집안의 정치사는 2002년부터 본격적으로 엇갈렸다. 노동자 출신인 룰라 대통령은 그해 네 번째 대권 도전 끝에 대통령에 처음 당선됐다. 같은 해 당시 21세였던 플라비우 의원도 리우데자네이루 주의원에 당선돼 정치에 발을 들였다. 이후 룰라 대통령은 2003~2010년 두 차례 대통령을 지냈고 그의 후계자인 지우마 호세프 전 대통령까지 집권하며 좌파 노동자당(PT) 시대를 열었다.


운명이 뒤집힌 것은 룰라 대통령이 부패 혐의로 수감된 뒤였다. 룰라 대통령은 지지율 선두를 달리면서도 스캔들에 휘말리며 2018년 대선 출마가 좌절됐다. 그 빈자리를 파고든 사람이 자이르 전 대통령이었다. 극우 성향인 그는 범죄 척결과 기성 정치 타파를 앞세워 대통령에 당선됐다. 당시 아들 플라비우 의원도 연방 상원의원에 당선되면서 보우소나루 가문은 브라질 우파의 중심으로 떠올랐다.


그러나 룰라 대통령이 정치적으로 되살아나며 상황이 다시 바뀌었다. 그는 유죄 판결이 무효화되면서 출마 자격을 회복했고 2022년 대선에서 자이르 전 대통령과 정면승부를 벌였다. 결선 결과는 룰라 50.9%, 자이르 49.1%. 불과 1.8%포인트 차이였다. 룰라 대통령은 12년 만에 대통령궁으로 돌아왔고 자이르 전 대통령은 선거 패배 뒤 벌어진 쿠데타 모의 사건으로 유죄 판결을 받아 수감됐다.


플라비우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선 후보가 지난 7월 25일 상파울루에서 열린 자유당(PL) 전당대회에 참석한 가운데 대형 화면에 아버지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의 인공지능(AI) 영상이 나오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자이르 전 대통령이 사라진 자리를 이번에는 장남이 채웠다. 플라비우 의원은 지난해 말 수감 중인 아버지로부터 정치적 후계자로 낙점받았다. 선거운동에서도 아버지의 정치적 유산을 숨기지 않는다. 선거에 나설 수 없는 아버지를 인공지능(AI) 아바타로 등장시키고 집권하면 아버지와 가족을 겨냥한 사법 조치를 뒤집겠다고 공언했다. 보우소나루라는 이름 자체를 선거 자산으로 활용하는 셈이다.


룰라 대통령도 승부수를 던졌다. 최근 온라인 도박을 전면 금지하고 가계부채를 줄여주는 지원책을 발표했다. 물가와 생활비 상승에 불만이 큰 서민층을 겨냥한 조치다. 반면 플라비우 의원은 시장 친화적 경제정책과 강경한 치안 대책, 보수적 기독교 가치를 전면에 내세웠다. 범죄와 조직폭력 문제가 선거 핵심 쟁점으로 부상하면서 두 후보 모두 치안 강화 경쟁에도 뛰어들었다.


선거는 마지막까지 안갯속이다. 1일 공개된 다타폴랴 조사에서 1차 투표 지지율은 룰라 42%, 플라비우 38%였다. 과반 득표자가 없으면 오는 25일 결선투표가 열린다. 결선 가상대결에서는 룰라 48%, 플라비우 45%로 격차가 3%포인트에 불과했다. 다른 조사에서는 두 사람이 사실상 동률을 기록했다.


마지막 ‘맞짱 토론’마저 무산됐다. 브라질 최대 방송사 TV글로부가 1일(현지시간) 개최하려던 최종 TV토론에 룰라 대통령이 불참을 선언한 데 이어 플라비우 의원도 행사 직전 참여를 철회하자 주최측은 결국 행사를 취소했다. 브라질 대선의 양강 후보가 1차 투표 전 공개 토론에서 한 차례도 대면하지 않은 것은 20년 만이다.


2002년 룰라 대통령이 처음 집권하고 플라비우 의원이 주의원에 당선된 지 24년 만에 두 사람은 대선 경쟁자로 마주했다. 세대교체와 정권 연장을 놓고 갈린 브라질 민심이 이제 최종 선택을 앞두고 있다.


ⓒ 자료 : 외신 종합.

정인균 기자 (Ingyun@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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