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1000만 관중 시대 KBO, 흥행 대박인데 구단 살림은? 학회지 살펴보니[머니볼]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입력 2026.09.23 12:56
수정 2026.09.23 12:57
G 구글 검색 선호 출처로 추가 ↗

김진세·김진국 연구진, 한국체육학회지서 2022~2025년 KBO 구단 듀퐁분석

삼성 라이온즈 제외한 9개 구단 평균 관중 3년 만에 훌쩍

매출 증가에도 2025년 9개 구단 중 5개 구단 당기순손실


ⓒ 데일리안

1000만 관중을 넘어 역대급 흥행을 이어가고 있는 한국 프로야구가 외형적 성장과 달리 구단의 실질적인 재무성과에서는 여전히 취약한 구조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한국체육학회지 제65권 제4호에 게재된 김진세 국민체육진흥공단 팀장과 김진국 한국스포츠과학원 연구위원의 「1000만 관중 시대 한국 프로야구단의 외형적 성장과 재무적 성과 간의 역설: 듀퐁분석(DuPont Analysis)을 중심으로」 연구에 따르면, KBO리그의 폭발적인 관중 증가와 매출 성장이 구단의 순이익 증가와 재무건전성 개선으로는 충분히 연결되지 않은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진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공시된 2022~2025년 프로야구 9개 구단의 감사보고서와 재무제표를 바탕으로 자기자본이익률(ROE)을 수익성인 매출액순이익률(PM), 효율성을 나타내는 총자산회전율(TAT), 재무안정성을 보여주는 재무레버리지(EM)로 분해하는 듀퐁분석을 실시했다(삼성 라이온즈는 재무성과에 삼성레포츠센터 재무성과가 포함돼 제외).


분석 결과 프로야구 흥행은 말 그대로 폭발적이었다. 분석 대상 9개 구단의 평균 입장인원은 2022년 약 60만 명에서 2025년 약 119만 명으로 3년 만에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같은 기간 평균 매출액도 528억 원에서 761억 원으로 약 44% 증가했다.


매출 증가가 곧바로 이익 증가로 이어진 것은 아니었다.


2025년 9개 구단의 평균 당기순이익은 25억 원에 그쳤고, 키움·LG·NC·KIA·KT 등 5개 구단은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2025년 매출 982억 원을 기록한 KT와 968억 원의 매출을 기록한 LG도 각각 5억 원과 21억 원의 당기순손실을 나타냈다.


연구진은 이를 한국 프로야구의 ‘외형적 성장과 재무적 성과 간의 역설’​로 진단했다.


관중 증가로 입장권과 상품, 식음료 등 매출이 크게 늘더라도 고액 FA 계약과 선수단 인건비 등 하방 경직적인 고정비가 함께 증가하면서 매출 증가의 상당 부분을 흡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즉 ‘얼마나 많이 파느냐’보다 ‘매출을 얼마나 이익으로 남길 수 있느냐’가 향후 프로야구단 경영의 핵심 과제로 떠오른 셈이다.


구단별 재무건전성에서도 상당한 차이가 나타났다. 두산과 롯데 등 일부 구단은 순이익과 자기자본을 안정적으로 확보한 반면, 일부 구단은 누적된 적자로 자본잠식 상태를 나타냈다.


일부 구단은 전액 자본잠식 상태가 지속되면서 음(-)의 순이익률과 음(-)의 재무레버리지가 결합해 적자를 기록하고도 ROE가 양(+)으로 나타나는 ‘회계적 착시’까지 발생했다. 연구진은 이처럼 자본잠식 상태에서는 단순히 ROE 수치만으로 구단의 경영성과를 평가하는 데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경기장 소유·운영 구조도 국내 프로야구단의 지속가능성을 제약하는 요인으로 지목됐다. 국내 상당수 프로야구단은 지방자치단체 소유 경기장을 임차해 사용하고 있어 경기장 시설과 공간을 활용한 독자적인 수익 창출에 제약을 받고 있다.


경기장이 구단의 핵심 비즈니스 자산임에도 구장 운영권과 광고권, 부대수익에 대한 권한이 충분하지 않으면 관중 증가의 경제적 가치를 구단 매출과 이익으로 전환하는데 한계가 있다는 얘기다.


이에 연구진은 프로야구의 지속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단순한 관중 확대에서 벗어나 수익구조와 비용구조, 자본구조를 동시에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선 고액 FA와 장기계약에 대해서는 단기적인 경기력뿐 아니라 계약기간 전체의 흥행·스폰서십 가치와 부상 위험 등을 고려한 투자수익률(ROI) 검증을 강화하고, 선수단 운영비 역시 무조건적인 절감보다는 성과와 연계한 효율적인 지출관리 체계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또 1000만 관중이라는 거대한 수요를 실질적인 수익으로 연결하기 위해서는 입장권에만 의존하기보다 프리미엄 좌석, 멤버십, 선수 IP를 활용한 상품, F&B, 네이밍라이츠, 온라인 상품 판매 등으로 팬 1인당 소비액을 높이고 수익원을 적극적으로 다변화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경기장을 단순히 ‘경기를 치르는 시설’이 아닌 연중 수익을 창출하는 스포츠 비즈니스 플랫폼으로 전환할 필요성도 제기된다. 최근 추진되고 있는 잠실 돔구장과 청라 돔구장처럼 야구장에 쇼핑·공연·문화·관광 기능을 결합한 복합형 경기장은 프로야구단의 새로운 수익모델을 구축할 수 있는 중요한 계기가 될 수 있다.


경기장을 새로 짓는 것 자체가 구단의 재무적 지속가능성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경기장 건립과 함께 구단에 안정적인 장기 운영권을 부여하고 네이밍라이츠, 광고, F&B, 임대, 공연·이벤트 등 부대사업 수익을 확보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핵심이다. 기존 지자체 소유 경기장 역시 관련 조례와 운영방식을 개선해 구단의 장기적인 시설투자를 유도할 필요가 있다.


김진세 팀장은 “1000만 관중을 넘어선 지금은 한국 프로야구가 흥행의 성공을 스포츠산업의 지속가능성으로 전환해야 할 시점”이라며 “관중이 늘고 매출이 증가하는 것만으로 구단의 재무건전성이 저절로 좋아지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 이번 연구의 핵심 결과”라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는 경기장을 단순한 경기시설이 아니라 365일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스포츠·문화·관광 플랫폼으로 바라봐야 한다”며 “지자체 소유구장의 장기 운영권 확대와 관련 조례 개선, 경기장 부대수익의 구단 귀속, 선수단 비용의 효율적 관리와 수익원 다변화가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근 추진되는 돔구장도 건립 자체가 목적이 되어서는 안 된다”며 “돔구장을 중심으로 야구와 공연, 쇼핑, 관광, 식음료 등 다양한 콘텐츠가 결합되고 그 경제적 가치가 구단과 지역사회에 선순환하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1,000만 관중 시대 이후 한국 프로야구의 다음 목표는 ‘더 많은 관중’이 아니라 ‘더 지속가능한 스포츠산업’​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 데일리안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댓글 0

로그인 후 댓글을 작성하실 수 있습니다.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