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내 성폭력 공익신고 후 해임' 지혜복 교사, 원소속 학교 복귀
입력 2026.09.09 15:37
수정 2026.09.09 15:37
"단지 기쁘기만 한 게 아니라 커다란 슬픔 밀려와"
"내가 할 일에 최선 다하고 교직 생활 잘 마무리할 것"
9일 서울 용산구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지혜복 교사 복직 입장 발표 기자회견에서 지 교사가 눈물을 닦고 있다. ⓒ연합뉴스
교내 성폭력 문제를 제기했다가 전보를 당한 뒤 해임된 교사 지혜복씨가 9일 2년 반 만에 원래 소속된 학교로 복귀했다.
지 교사는 "우리 사회가 이 투쟁을 계기로 어떻게 근본적인 해결 방안을 찾을 것인가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 교사는 이날 서울 용산구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성차별 사회 구조 속에서 성폭력은 끊임없이 학교와 사회에 나타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앞서 지 교사는 서울의 한 중학교 상담부장으로 재직하던 지난 2023년 5월 여학생들이 남학생들로부터 성희롱당한다는 제보를 접한 뒤 학교 측의 미흡한 대응을 문제 삼아 중부교육지원청과 서울시교육청에 민원을 제기했다.
이듬해 3월 전보 대상 명단에 오른 지 교사는 공익신고자에 대한 보복성 조치라고 주장하면서 새 학교 출근을 거부했고 같은 해 9월 서울시교육청은 정당한 사유 없이 출근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지 교사를 해임했다.
이에 지 교사는 해임 무효 확인 소송을 제기했고 올해 7월 서울행정법원은 1심에서 해임 무효로 판결했다.
서울시교육청은 전날 지 교사 및 A학교 성폭력 사안·공익제보교사 부당전보 철회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와 공익신고자 보호 제도 개선 등에 관한 합의를 체결했다.
정근식 서울시교육감은 이번 사안과 관련해 피해 학생과 양육자, 지 교사에게 공식적으로 사과했고 지 교사는 원소속 학교로 돌아가기로 했다.
지 교사는 "피해 학생들은 생겨나고 있고 사회적으로도 과학기술 발달로 디지털 성범죄가 날로 늘고 있다"며 "피해자의 70% 이상이 10대 청소년"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지금도 서울 시내 여러 사안이 축소·은폐되고 해결되지 않아서 나에게 연락하는 학부모, 교사들이 있다"며 "내가 3년 동안 싸웠음에도 불구하고 서울시교육청이 제대로 근본적인 해결 방안을 마련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학교 복귀 소감에 대해선 "교문을 향해 걸어가기 직전의 심정이 단지 기쁘기만 한 것은 아니다. 커다란 슬픔이 밀려왔다"며 "내가 왜 이렇게 부당한 일을 당하고 이 시간까지 피해를 당해야 하는가"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학생들과의 연대, 그리고 교사로서 제가 해야 할 일에 최선을 다하고 남은 한 학기 교직 생활을 잘 마무리하겠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