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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징금·청문회·새벽배송까지…김민석 수첩에 등장한 '쿠팡’

최승근 기자 (csk3480@dailian.co.kr)
입력 2026.09.09 16:50
수정 2026.09.09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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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현장조사 충돌 뒤 여당서 사전고지 예외 법안 추진

개인정보 6246억 과징금·쿠팡 청문회 등 압박 이어져

새벽배송 경쟁구도까지 정책 영향권…업계, 수첩 메모 배경 촉각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에서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 수첩에 적힌 메모를 살펴보고 있다.ⓒ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수첩에 '쿠팡'이라는 단어가 포착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쿠팡은 최근 2년간 정부와 여당의 주요 현안 기업 가운데 하나였다. 공정거래와 개인정보, 노동 문제부터 새벽배송까지 쿠팡을 둘러싼 조사와 제재, 입법 논의가 잇따랐다.


최근에는 공정거래위원회의 현장조사 절차를 놓고 쿠팡과 정부가 정면충돌했고, 여당에서는 관련 법 개정 움직임까지 나타났다. 이런 상황에서 여당 대표의 개인 수첩에 쿠팡이라는 회사명이 등장하면서 유통업계의 관심도 커지고 있다.


9일 본지가 보도한 <[단독] 김민석 수첩에 적힌 '서울시장 후보 정청래'> 기사에 따르면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김 대표가 살펴보던 수첩의 메모가 카메라에 포착됐다.


수첩에는 서울시장 후보군을 비롯한 정치 현안과 함께 '쿠팡'이라는 단어가 적혀 있었다.


다만 해당 메모가 어떤 현안과 관련해 작성됐는지, 김 대표나 민주당이 쿠팡과 관련한 별도의 정책이나 논의를 준비하고 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쿠팡을 둘러싼 정부와 정치권의 압박은 지난해부터 이어졌다.


지난해 1월 21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는 쿠팡 택배 노동자의 심야 노동과 근로조건 등을 다루는 청문회를 열었다. 김범석 쿠팡Inc 이사회 의장은 증인으로 채택됐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식 참석을 이유로 불출석했다.


같은 해 말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태가 발생하면서 논란은 더욱 커졌다.


정부는 지난해 12월 29일 '쿠팡 사태 범정부 태스크포스(TF)' 회의를 열고 개인정보 유출과 플랫폼 책임, 노동자 안전, 공정한 시장질서 등을 종합적으로 들여다보기로 했다. 국회도 12월 30~31일 개인정보 유출과 불공정 거래, 노동환경 등을 다루는 쿠팡 연석 청문회를 열었다.


올해 들어서는 대규모 과징금 제재가 잇따랐다.


공정위는 지난 2월 쿠팡이 납품업체에 납품단가 인하와 광고비 등의 부담을 요구하고 상품대금을 늦게 지급했다며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21억8500만원을 부과하기로 했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지난 6월 약 3755만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것과 관련해 쿠팡에 과징금 6246억8100만원과 과태료 1680만원을 부과하기로 의결했다.


유통시장 규제를 둘러싼 논의에서도 쿠팡은 빠지지 않았다.


김동아 민주당 의원은 지난 2월 대형마트와 기업형슈퍼마켓(SSM)의 오프라인 의무휴업과 영업시간 제한은 유지하면서 온라인 배송은 제한 없이 허용하는 내용의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김 의원은 당시 기존 규제로 "쿠팡 등 대형 온라인 플랫폼만 비정상적으로 성장하는 결과를 초래했다"며 규제 불균형 해소 필요성을 강조했다.


정부와 민주당도 대형마트의 새벽배송을 허용하는 방향의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을 추진하기로 했다. 쿠팡 등이 주도해 온 새벽배송 시장의 경쟁구도에도 영향을 줄 수 있는 변화다.


정부와 쿠팡의 갈등은 최근 현장조사를 둘러싸고 더욱 직접적인 충돌로 번졌다.


공정위는 지난달 19일부터 쿠팡이 '가격 맞춤형 쿠폰' 비용을 납품업체에 부당하게 전가했는지 등을 확인하기 위해 대규모유통업법 위반 혐의로 현장조사를 시도했다.


하지만 쿠팡은 행정조사기본법상 현장조사는 원칙적으로 7일 전에 서면 통지해야 한다며 조사에 응하지 않았다. 공정위가 여러 차례 조사를 시도했지만 결국 철수했다. 대규모유통업법 제정 이후 피조사업체의 반발로 현장조사가 무산된 첫 사례로 알려졌다.


쿠팡은 공정위의 현장조사 처분을 취소해달라는 소송과 집행정지도 신청했다.


논란은 곧바로 국회로 옮겨붙었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이강일 민주당 의원은 지난달 26일 대규모유통업법 등 일부 공정위 소관 법률에 따른 조사를 행정조사기본법 적용 대상에서 제외하는 내용의 법 개정을 추진했다.


개정안이 입법화되면 해당 법률 위반 사건에서는 '7일 전 사전통지' 의무를 적용받지 않고 현장조사를 할 수 있는 근거가 보다 명확해진다.


쿠팡의 조사 거부 직후 여당에서 법 개정이 추진되면서 쿠팡 사태가 입법의 직접적인 계기가 됐다는 해석도 나왔다.


공정위는 이후 지난 1일 쿠팡 본사를 다시 찾아 별도의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에 대한 현장조사를 실시했다. 공정거래법상 조사는 행정조사기본법의 적용 제외 대상으로 쿠팡도 이번 조사에는 응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정거래와 개인정보, 노동환경에서 시작된 쿠팡을 둘러싼 논쟁이 새벽배송과 현장조사 절차를 둘러싼 입법 문제로까지 확대되고 있는 셈이다.


이런 상황에서 여당 대표의 수첩에 등장한 '쿠팡'이라는 두 글자가 갖는 의미에도 시선이 쏠린다.


수첩에 적힌 단어만으로 김 대표나 민주당이 쿠팡을 겨냥한 새로운 규제나 제재를 검토하고 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메모가 어떤 맥락에서 작성됐는지도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정부의 조사와 제재, 국회 청문회와 입법 논의가 잇따르는 가운데 여당 지도부의 수첩에 쿠팡이 직접 등장했다는 점에서 정부·여당의 다음 행보에 유통업계의 시선이 쏠릴 전망이다.

최승근 기자 (csk348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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