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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 존립 갈림길에 선 개혁신당…이준석 공백 채울 '비대위' 성공할까

김주훈 기자 (jhkim@dailian.co.kr)
입력 2026.09.09 05:30
수정 2026.09.09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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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표 향방 따라 14일 비대위원장 공개

'조응천' 유력 거론…"고심 중인 듯"

당 정상화·총선 체제 구축 등 과제 산적

"창당정신 어긋나"…당내서 부결 관측도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가 8월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장에서 열린 현안 관련 기자회견에서 사퇴 의사를 밝히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지난 6·3 지방선거 패배 여파로 지도부 총사퇴라는 위기에 봉착한 개혁신당이 비상대책위원회 구성으로 정면돌파를 시도한다. 당원이 뽑지 않은 비대위는 정당 민주주의를 훼손할 수 있다는 창당 정신을 깰 정도로 위기에 직면했기 때문이다. 다만 당 정상화와 총선 체제 구축이라는 핵심 과제가 신임 비대위원장에 주어진 탓에 성공 여부에 대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9일 개혁신당에 따르면, 당은 이날부터 10일까지 으뜸당원을 대상으로 비대위 구성 요건 마련을 위한 당헌 개정안 찬반 투표를 진행한다. 결과는 11일 발표될 예정이지만, 비대위원장은 14일쯤 공개될 가능성이 점쳐진다.


당초 개혁신당은 창당 당시 비대위 구성 요건을 마련하지 않았다. 통상 다른 정당은 비대위 설치 규정을 마련하고 있지만, 개혁신당은 비대위가 당원에 의해 선출되지 않은 지도부이기 때문에 정당 민주주의 실현 차원에서 해당 규정을 포함하지 않았다. 표면적인 이유는 정당 민주주의지만, 당내에선 이 전 대표가 과거 국민의힘 대표였던 당시 선출직임에도 불구하고 벌어진 '당대표 축출' 사태가 영향을 미쳤다고 판단한다.


사실상 비대위 구성 요건을 마련하지 않은 것은 개혁신당의 창당 정신으로 통하고 있다. 당원 중심으로 제3지대 정당 민주주의를 실현하는 것을 가치 중 하나로 내세웠기 때문이다. 그러나 당은 창당 정신을 깰 정도로 당 정상화가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됐고, 비대위를 구성해 변화와 쇄신을 도모해야 한다고 결론을 내렸다.


천하람 당대표 권한대행은 지난 7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현재 개혁신당이 비상 상황임을 부정할 사람은 없을 것"이라면서 "저는 전당대회를 개최해 당을 수습하자는 입장이었지만, 당내 의견을 수렴한 결과 비대위 전환을 통한 조속한 수습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필요성과 합리성이 있고, 당내에서 폭넓은 동의를 받고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실제 개혁신당은 지난 2024년 4월 22대 총선을 앞두고 창당된 이후 최대 위기를 맞이한 상태다. 당력이 집중된 지방선거에서 192명의 후보 가운데 기초의원 단 1명만 당선되는 등 저조한 성적을 기록했을 뿐 아니라, 정이한 전 부산시장 후보의 피습 자작극 사건까지 파장을 일으키면서 당세를 극도로 기울어졌다. 여기에 대권 주자이자 사실상 당의 주인인 이 전 대표가 당내 쇄신을 관철하지 못하고 사퇴하면서, 당의 존립까지 우려되는 상황에 몰렸다.


문제는 23대 총선까지 1년 반밖에 남지 않았다는 점이다. 더욱이 비대위원장의 임기는 이 전 대표의 잔여 임기인 내년 8월까지다. 해당 기간 쇄신안 마련, 차기 전당대회를 통한 지도부 이양 등 당 정상화를 이뤄 총선 체제 구축을 위한 발판을 마련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다만 비대위 첫 관문인 당원 찬반 투표부터 난관이 예상된다. 당내 일부에선 당헌에 비대위 요건을 담지 않은 것이 창당 정신과 연결되는 만큼, 당원의 호응을 얻을 수 있을지 미지수라는 목소리가 나오기 때문이다. 개혁신당은 국민의힘 내 쇄신파 인사들이 탈당 후 함께 창당한 정당이지만, 당의 기반인 당원은 대부분 이 전 대표의 지지층으로 이뤄졌다. 그러다 보니, 이 전 대표가 사퇴한 상황에서 당원들이 비대위 구성에 동조할지 예측하기 쉽지 않다는 분위기다.


한 당 핵심 관계자는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비대위 구성 찬반 투표가 통화될지 미지수인데, 개혁신당이 원래 비대위를 두지 않은 취지를 모두 알고 있기 때문"이라면서 "부결이 된다고 해도 당 입장에선 의미가 있다고 판단되는데, 현재 비상상황에 대해 예외를 만드는 부분을 당원들이 열어두고 판단할 가능성도 있는 탓에 쉽게 전망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당내 따르면, 비대위 구성 요건 마련을 위한 당헌 개정안이 부결되면 당은 차기 지도부 선출 절차에 돌입하게 된다. 당헌·당규에 따르면, 당대표 궐위 시 60일 이내에 임시전당대회를 거쳐 차기 지도부를 선출해야 한다.


조응천 개혁신당 경기도지사 후보가 5월 22일 경기도 고양 능곡시장에서 유세 차량에 올라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데일리안 방규현 기자

두 번째 난관은 비대위원장 선임이다. 당내에선 비대위원장 선임 문제가 다른 정당과 결이 다르다는 분위기다. 거대 정당의 경우, 당 쇄신안 관철을 위해 당과 이해관계가 없는 외부 전문가를 선임하는 편이다. 반대로 개혁신당은 시스템과 내부 구성원 간 관계 등 당 사정이 밝은 인사가 비대위원장으로 선임돼야 한다는 특수성이 있다고 한다.


한 당 관계자는 "외부에서 전문가가 들어오는 것도 괜찮지만, 핵심은 개혁신당이라는 당과 정치를 이해하는 사람이 비대위원장으로 선임돼야 할 것 같다"며 "작은 정당에서 여러 일이 있었던 만큼, 당에 대해서 제대로 아는 인사가 개혁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나아가 현실적으로 원외 인사가 될 것 같은데, 원내 의원들과 원활하게 소통할 수 있는 경륜 있는 리더십이 필요하지 않은지 생각한다"고 말했다.


현재 당내에선 개혁신당 창당 주역 중 한 명인 조응천 전 의원이 비대위원장으로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으며, 조 전 의원은 현재 수용 여부를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조 전 의원은 재선 의원 출신이지만, 당내에선 정치적 어른으로 통하고 있다. 당내에서 최고위원과 총괄특보단장 등 주요 직책을 역임한 것도 관리형 비대위원장으로서 역량을 갖췄다는 평가다. 나아가 당의 요청에 따라 지난 지방선거에서 경기도지사 후보로 출마했고, 거대 정당 후보 속에서 '조작기소 특검법' 저지의 최전선에서 존재감을 드러내는 등 정치적 감각도 입증했다.


개혁신당 입장에선 비대위는 새로운 모험으로 평가되고 있다. 당의 창당 정신을 깨고 비대위를 출범시키려고 하는 만큼 리스크를 가졌기 때문이다. 자칫 비대위도 실패로 끝나게 된다면 당 해산까지 언급될 가능성이 있다. 다만 이 핵심 관계자는 "정치가 항상 완벽하게 성공할 수 없는데, 비대위가 현재 상황보다 당을 나아지게 한다면 긍정적으로 봐야 한다"며 "23대 총선을 앞두고 새로운 지도부가 출범하는 만큼, 비대위가 실패로 끝날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김주훈 기자 (jhkim@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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