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혜인 의원이 누리는 '특혜의 바다' [송서율의 관심종목]
입력 2026.09.12 07:00
수정 2026.09.12 07:00
두 번의 비례대표 당선 이어 장관 지명까지
2030 세대 분노 돋운 '공정'의 상실과 자격
오만한 해명·내로남불 속 청년 민심 이반 가속화
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장에서 각종 의혹 관련 해명 기자회견을 마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특혜인’.
최근 이재명 정부의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은 ‘특혜’라는 단어와 완벽한 결합을 이룬 인물이 되었다.
용혜인 의원은 2020년 제21대 총선에서 더불어시민당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했는데, 이는 기본소득당을 창당한 지 불과 몇 달 만이었다. 이후 원래 당으로 돌아왔고, 2024년에는 기본소득당을 중심으로 새진보연합을 구성해 다시 더불어민주당의 위성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 비례대표 후보가 됐다. 그렇게 재선 국회의원이 됐다. 두 번의 총선, 두 번의 비례대표 당선. 흔치 않은 기회가 두 번이나 주어진 셈이다.
그런데 이번에는 성평등가족부의 수장인 장관에 지명되었다. 보도자료를 통해 개각 명단을 접했을 때는 누군가가 논란을 만들기 위해 AI로 만든 이미지를 퍼뜨리는 것인가 싶었다. 용혜인 의원과 그가 몸담은 기본소득당의 지난 시간을 되짚어보면, 이해하기 어려운 인사였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재명 정부가 내세운 지명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개각 발표 당시,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은 용 의원을 “디지털 성범죄 방지, 일·가정 양립 여건 조성 등 사회적 약자 편에서 선명한 목소리를 내온 청년 재선 국회의원”, “현장 간, 성별 간 갈등을 넘어 청년 세대와 함께 모두의 성평등으로 나아갈 적임자”라고 소개하며 발탁 배경을 설명했다.
그러나 지명 이후 벌어진 상황은 정부의 설명을 무색하게 만들고 있다. 용혜인 의원 본인과 기본소득당을 둘러싼 불편한 사실과 의혹들이 고구마 줄기처럼 줄줄이 딸려 나오면서 많은 국민의 공분을 사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2030세대는 용 후보자의 두 차례 비례대표 국회의원 당선 과정과 ‘불법이 아니다’라는 이유만으로 비례대표 의원직과 장관직의 겸직을 고수하는 태도, 그리고 장관 후보자의 ‘적격성’을 ‘공정’의 문제로 여기며 분노하고 있다.
지난 9월 7일, 기본소득당 최고위원과 대변인들은 기자회견을 열고 용혜인 의원의 장관 후보자 지명 이후 불거진 여러 의혹에 대해 반박했다. 그들이 늘어놓은 해명도 참 황당했지만, 기자회견 이후 이어진 질의응답에서 "청년층에서 ‘공정하지 않다’는 여론이 많은 것 같다"라는 기자의 말에 그들은 서로를 보고 활짝 웃으면서 "비례대표 의원에 대한 편견과 젊은 여성 의원에 대한 과도한 비난이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대답했다.
그 장면을 지켜보면서 가장 먼저 ‘저 질문이 지금 웃을 일인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기본소득당은 청년들이 왜 분노하는지 아직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거나 그저 외면하고 싶은 듯했다. 게다가 10일 기자회견에 나선 용 후보자는 본인과 기본소득당을 둘러싼 많은 논란으로 국민의 공분을 사고,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내부에서조차 부정적인 의견이 나오고 있음에도 각종 의혹에 대한 항변만 쏟아냈다. 어디 그뿐인가. ‘국민 여론이 나빠도 장관직은 수행할 수 있다’는 식의 오만한 태도까지 보이고 있다.
이재명 정부는 이번 개각에서 90년생인 용혜인 의원을 발탁함으로써 청년세대의 분위기 반전을 노렸겠지만, 결과는 정반대다. 오히려 이 인사 하나가 그동안 잘 알려지지 않았던 용혜인 의원과 기본소득당의 여러 문제를 국민 앞에 드러내는 계기가 되었다.
용혜인 후보자와 기본소득당을 둘러싼 논란은 한두 가지가 아니다. 백번 양보해 이 많은 논란을 차치하더라도 여전히 의문은 남는다. ‘적임자’라던 용 후보자가 성평등가족부 장관으로서 어떤 ‘전문성’을 갖추고 있는가. 지난 의정활동을 살펴봐도 성평등가족부 소관 분야에서 눈에 띄는 입법 활동이나 전문성을 찾아보기 어렵다.
청년세대는 세상이 언제나 공정하다고 믿을 만큼 순진하지 않다. 출발선이 다르고, 누군가는 더 많은 기회를 얻는다는 사실도 이미 알고 있다. 그럼에도 누군가에게 특별한 기회가 주어진다면, 적어도 납득할 만한 이유는 있어야 하지 않겠는가.
이재명 정부와 용혜인 후보자를 향한 청년세대의 분노도 바로 이 지점에서 시작된다. 두 번의 비례대표 국회의원 당선에 이어 장관 후보자 지명까지, 용 후보자에게 특별한 기회가 연달아 주어졌지만 그에 걸맞은 이유는 좀처럼 찾기 어렵다. 능력이나 전문성으로는 설명되지 않으니, 이재명 대통령과 줄곧 보조를 맞춰온 정치적 관계에 눈길이 갈 수밖에 없고, 정치적 거래를 의심하는 시선까지 생겨나는 것 아닐까. 아무리 들여다봐도 납득할 만한 답은 찾기 어렵고, ‘특혜’라는 두 글자만 떠오를 뿐이다.
지난 정부의 김현숙 여성가족부 전 장관에게 ‘직에 연연하는 모습이 안쓰럽다’던 용혜인 후보자, 한 후보자가 인사청문회에서 전부 해명하겠다며 출근길 문답을 중단하자 ‘소명할 수가 없어서 도망가는 걸로 해석할 수밖에 없다’던 용혜인 후보자. 꼭 과거 자신의 발언을 곱씹어 보길 권한다. 부디 직에 연연하지 말고, 국민 앞에 떳떳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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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송서율 연세대 대학원생
※외부 필진 칼럼입니다.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