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세대 실손부터 부당승환까지…보험업계, 국감 ‘전운’
입력 2026.09.09 07:09
수정 2026.09.09 07:09
실손 전환·청구 전산화 안착 과제
1200%룰에도 우회 지급 우려 여전
업계 "규제 넘어 구조적 개선 필요"
오는 10월 국정감사에서는 5세대 실손보험과 실손보험 청구 전산화, GA 부당승환 등 보험업계 주요 현안이 다뤄질 전망이다.ⓒ연합뉴스
오는 10월 국정감사를 앞두고 5세대 실손보험과 실손보험 청구 전산화, 법인보험대리점(GA) 부당승환 등 보험업계 주요 제도의 실효성이 시험대에 오를 전망이다.
관련 제도가 잇따라 도입·강화된 가운데 보험업계에서는 추가 규제보다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할 수 있도록 구조적인 보완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오는 10월 국정감사를 앞두고 보험업계 주요 이슈로 5세대 실손보험의 시장 안착과 실손보험 청구 전산화, GA 부당승환, 요양병원 등을 중심으로 한 페이백형 보험사기 등이 거론된다.
우선 지난 5월 출시된 5세대 실손보험은 기존 가입자의 전환을 얼마나 끌어낼 수 있을지가 관심사다.
손해보험업계에 따르면 5세대 실손 출시 이후 지난 7월 말까지 유입된 계약은 18만3218건이다.
이 가운데 신규 가입이 13만4315건으로 73.3%를 차지한 반면, 기존 가입자의 자발적인 전환은 2만7474건으로 15.0%에 그쳤다.
특히 재가입 조건이 없는 1세대와 초기 2세대 가입자의 전환을 유도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보험료는 기존 상품보다 저렴하지만 비중증 비급여의 자기부담률이 높아지고 보장 한도가 줄어 의료 이용이 많은 가입자에게는 기존 계약을 유지할 유인이 있어서다.
금융당국은 오는 11월 선택형 할인 특약과 계약전환 할인제도를 시행할 예정이다.
다만 과거 4세대 실손 전환 당시에도 보험료 할인에도 불구하고 전환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던 만큼 가격 유인만으로 전환을 대폭 늘리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실손보험 청구 전산화는 의료기관 참여와 실제 이용 확대가 과제로 남아 있다.
박민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보험개발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7월 말 기준 실손24와 전산 연계를 완료한 요양기관은 4만2808곳으로 전체 연계 대상의 40.5%에 그쳤다.
특히 의원의 연계율은 18.1%에 불과했다.
실제 이용은 더 저조하다. 지난 7월 실손24를 이용한 보험금 청구는 45만8388건으로 지난해 실손보험 월평균 청구 건수의 4.6% 수준이었다.
의료기관이 참여하지 않으면 보험사가 시스템을 구축하더라도 소비자가 이용하기 어려운 구조다.
국감에서도 병·의원의 참여를 끌어올릴 방안이 집중적으로 다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보험 판매 현장에서는 지난 7월 GA까지 확대된 이른바 '1200%룰'의 실효성이 관심사다.
1200%룰은 보험계약 체결 첫해 설계사에게 지급되는 판매수수료를 월납보험료의 12배 이내로 제한하는 제도다.
GA 소속 설계사까지 적용 대상이 확대되면서 정착지원금과 시책수수료 등도 한도에 포함됐다.
다만 제도 시행 이후 규제 적용을 피하기 위한 우회 지급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정착지원금을 규제 적용 기간이 지난 13회차 이후 지급하거나 향후 받을 판매수수료를 담보로 대여금을 제공하는 방식이 대표적이다.
교육비 등 다른 명목으로 판매수수료를 지급하는 사례도 거론된다.
과도한 설계사 영입 경쟁과 부당승환 유인을 낮추기 위해 규제가 강화됐지만 지급 시기나 명목을 달리하는 방식으로 우회할 여지가 남은 셈이다.
이에 단순히 설계사의 위법행위를 적발하는 데 그치지 않고 대형화된 GA 본사의 내부통제와 설계사 보상·평가체계까지 함께 관리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요양병원과 한방병원 등을 중심으로 불거진 '페이백형 보험사기' 역시 주요 현안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보험사기 적발금액은 2021년 9434억원에서 지난해 1조1571억원으로 늘며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이중 실손·건강보험 등이 포함된 장기보험 관련 적발액은 4610억원으로 전체의 39.8%를 차지했다.
최근에는 의료기관이 고가의 비급여 진료를 제공한 뒤 환자가 낸 진료비 일부를 돌려주는 페이백 방식이 문제가 되고 있다.
환자가 진료비 전액을 기준으로 실손보험금을 청구하면 실제 부담한 진료비와 보험사에 청구한 금액 사이에 차이가 발생할 수 있어서다.
금융당국도 대응에 나섰다.
금감원과 국민건강보험공단은 최근 조직적이거나 대규모 보험금 부당 수령이 의심되는 경우 실손보험 비급여와 건강보험 급여 관련 정보를 공유하는 체계를 마련했다.
업계에서는 개별 보험사의 보험금 심사만으로 의료기관과 환자가 연계된 조직적인 보험사기를 막는 데 한계가 있다고 본다.
이에 관계기관 간 정보공유가 실제 사전 예방과 적발로 이어지는지가 중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국감에서도 페이백 보험사기에 대한 사후 처벌을 넘어 관계기관 간 공조를 통한 사전 예방체계의 실효성이 주요 점검 대상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국감에서는 새로운 규제보다 이미 마련된 제도가 실제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를 점검하는 데 무게가 실릴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실손보험이나 부당승환, 보험사기 모두 보험사 한쪽의 노력만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라며 "규제를 추가하는 데 그치기보다 의료기관과 GA, 관계기관 등 각 주체의 역할을 명확히 하고 기존 제도가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하도록 보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