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 버티던 주담대 '경고등'…연체액 3년 반 새 2.2배
입력 2026.09.08 09:54
수정 2026.09.08 09:54
은행권 연체채권 1조→2조2000억원
농협 연체잔액 5000억원 첫 돌파
전북은행 연체율 0.95%로 최고
국내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연체채권이 2022년 말 1조원에서 올해 6월 말 2조2000억원으로 3년 반 만에 2배 넘게 증가했다.ⓒ연합뉴스
국내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연체채권이 3년 반 만에 2배 넘게 불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주택담보대출 증가 속도보다 연체채권이 빠르게 늘면서 가계의 채무상환 부담과 은행권 건전성 관리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8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박성훈 국민의힘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국내은행 주택담보대출 건전성 현황'에 따르면 국내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2022년 말 644조3000억원에서 올해 6월 말 779조2000억원으로 21% 증가했다.
같은 기간 1개월 이상 원리금이 연체된 연체채권은 1조원에서 2조2000억원으로 120% 늘었다. 대출 잔액 증가율의 약 6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주택담보대출 연체채권은 2023년 말 1조6000억원에서 2024년 말 1조9000억원, 지난해 말 2조1000억원으로 꾸준히 증가했다.
장기 연체도 늘었다. 3개월 이상 연체채권은 2022년 말 5000억원에서 2024년 말 1조1000억원, 지난해 말 1조4000억원으로 증가한 뒤 올해 6월 말에도 1조4000억원 수준을 기록했다.
자산건전성 지표인 고정이하여신은 같은 기간 8000억원에서 1조7000억원으로 2배 이상 늘었다.
은행들이 부실에 대비해 적립한 주택담보대출 대손충당금도 2022년 말 3000억원에서 올해 6월 말 9000억원으로 3배 증가했다. 대손충당금을 고정이하여신으로 나눈 대손충당금적립률은 44.5%에서 51.1%로 상승했다.
은행별로는 NH농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연체잔액이 올해 6월 말 5117억3000만원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KB국민은행 3680억2000만원, 우리은행 3419억6000만원, 하나은행 3026억6000만원, 신한은행 2168억8000만원 등의 순이었다.
특히 농협은행의 연체잔액은 2022년 말 1346억1000만원에서 3년 반 만에 약 3.8배로 늘며 처음으로 5000억원을 넘어섰다.
같은 기간 하나은행은 1292억7000만원에서 3026억6000만원으로 2배 이상 늘었고 신한은행도 1000억3000만원에서 2168억8000만원으로 증가했다.
지방은행 가운데서는 전북은행의 연체율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전북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연체율은 지난해 말 0.19%에서 올해 6월 말 0.95%로 6개월 만에 0.76%포인트(p) 상승했다. 연체잔액도 같은 기간 52억6000만원에서 328억1000만원으로 523.8% 급증했다.
이와 과련해 금감원은 전북은행의 경우 올해 일부 신규 분양주택 집단대출에서 거액의 연체가 발생하면서 관련 지표가 크게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경남은행의 연체율도 2022년 말 0.14%에서 올해 6월 말 0.41%로 높아졌다. 같은 기간 농협은행은 0.14%에서 0.43%, 수협은행은 0.17%에서 0.45%로 각각 상승했다.
반면 신한은행은 올해 6월 말 연체율이 0.19%로 2022년 말보다 0.08%p 상승하는 데 그쳤다. 카카오뱅크는 같은 기간 0.38%에서 0.16%로 낮아졌다.
박 의원은 "주택담보대출 자체는 4년간 20% 늘었는데 연체채권은 두 배 넘게 불어났다는 것은 가계의 빚 상환 능력이 대출 증가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경고 신호"라며 "금융당국은 취약 차주와 집단대출 부실 위험을 선제적으로 점검해야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