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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에 내 미래 맡기지 않는다"…커리어 직접 챙기는 직장인 [Now 2.30]

민단비 기자 (sweetrain@dailian.co.kr)
입력 2026.09.11 07:00
수정 2026.09.11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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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세대 직장인 45.9% 주 1회 이상 커리어 성장 활동

외국어 공부부터 업무 성과 기록·블로그까지 방식 다양

평생고용 기대 약해지며 회사 안팎서 '내 경쟁력' 쌓아

해당 이미지는 AI로 제작됨.

서울의 한 대기업에 다니는 30대 직장인 이 모씨는 퇴근 후 하루 한 시간씩 외국어 회화를 공부한다. 자격증 시험을 준비하는 대신 애플리케이션을 활용해 꾸준히 공부하고 있다. 당장 회사를 옮길 계획은 없지만 앞으로 어떤 기회가 찾아오더라도 선택할 수 있는 폭을 넓혀두기 위해서다.


이 씨처럼 회사에 다니면서도 자신의 커리어를 관리하는 직장인이 적지 않다. 대학내일20대연구소가 2024년 6월 5일부터 14일까지 전국 19~59세 공·사기업 재직자 12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세대별 직장생활과 커리어 성장 관련 인식 비교' 조사에 따르면 Z세대 직장인의 45.9%는 주 1회 이상 커리어 성장을 위한 활동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대별로 비교했을 때 가장 높은 수준이다.


커리어를 관리하는 방식은 다양하다. 업무에 필요한 외국어를 공부하거나 새로운 분야를 배우는가 하면 자신이 맡은 프로젝트와 성과를 정리하고 포트폴리오를 관리하기도 한다. 새로운 업무를 맡아 경험을 넓히거나 직무 역량을 높이는 것도 커리어 관리의 한 방식이다.


한 직장인이 퇴근 후 카페에서 외국어 교육 전문 기업 '시원스쿨'의 영어회화 온라인 강의를 듣고 있다. ⓒ데일리안 민단비 기자

서울의 한 벤처기업에 다니는 30대 임 모씨는 새로운 업무 경험과 성과를 쌓을 때마다 자신의 경력 기록을 정리한다. 이력서와 포트폴리오도 주기적으로 업데이트한다. 특정 회사에 지원하기 위해 한꺼번에 정리하기보다는 새로운 프로젝트나 성과가 생길 때마다 추가한다.


임 씨는 "평생직장이라는 개념은 더 이상 없다고 생각한다"며 "시대가 변하면서 새로운 산업과 직업이 생기고 기존의 직업이 사라지거나 역할이 달라지는 것처럼 개인의 커리어도 자연스럽게 변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회사에서 얻은 경험을 회사 밖에서 자신의 자산으로 만드는 직장인도 있다. 서울에 위치한 한 회사에 다니는 30대 김 모씨는 업무를 하면서 떠오른 생각이나 느낀 점을 틈틈이 블로그에 기록해왔다. 일하면서 겪은 경험과 고민을 그때그때 글로 남기다 보니 글이 차곡차곡 쌓였다. 최근에는 그동안 블로그에 기록한 글을 엮어 한 권의 책으로 펴냈다.


커리어 관리를 위해 반드시 회사 밖에서 새로운 활동을 해야 하는 것도 아니다. 현재 직장에서 맡은 업무를 통해 역량을 키우는 경우도 있다. 중소기업에 근무하는 30대 김 모씨는 "포트폴리오를 주기적으로 업데이트하기보다는 현재 근무 중인 직장에서 성과와 역량 강화에 집중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해당 이미지는 AI로 제작됨.

이처럼 직장인들이 회사 안팎에서 자신의 커리어를 관리하는 배경에는 기업의 고용과 인력 운용 방식 변화가 있다. 기업이 모든 직원의 고용과 경력 개발을 장기적으로 보장하기 어려워지면서 개인 역시 회사에만 미래를 맡기기보다 스스로 역량과 경력을 관리할 필요성이 커졌다는 것이다.


김성희 고려대 노동전문대학원 교수는 "기업들도 평생직장을 존중하거나 장려하는 시스템을 반드시 유지하는 것은 아니다"며 "기업들은 변화에 적응하기 위해 인력구조를 다양화하고 있고 지속적으로 승진하고 경력을 쌓을 수 있는 일자리는 소수정예로 운영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기업이 그렇게 변화하는 상황에서 개인이 예전처럼 회사에만 의존하고 충성하는 것이 합리적인 선택이라고 보기는 어렵다"며 "개인도 기업의 형태나 인력 운용 방식에 맞춰 자신의 경력을 관리하는 방향으로 적응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결국 이들의 커리어 관리 목적이 반드시 이직에 있는 것은 아니다. 회사가 자신의 미래를 계속 책임져줄 것이라는 기대가 약해진 상황에서 자신의 경험과 역량을 스스로 축적하고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선택지를 확보하려는 것이다.


회사는 다니지만 커리어까지 회사에 맡기지는 않는 것. 조직에 소속돼 있으면서도 자신의 경험과 역량을 스스로 쌓아가는 2030의 새로운 직장생활 방식이다.

민단비 기자 (sweetrain@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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