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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내버스 막히자 관광·시외로…中, 한국 버스 시장 ‘2차 공습’

편은지 기자 (silver@dailian.co.kr)
입력 2026.09.10 13:48
수정 2026.09.10 13:48
G 구글 검색 선호 출처로 추가 ↗

BYD, 3억2000만원 대형 전기버스 하반기 출시

저상 시내버스 넘어 고속·시외·전세버스 공략

전세버스 97% 경유차…전동화 잠재수요 '눈독'

기아 대형버스 철수까지…중국산 빈자리 파고드나

위 이미지는 AI로 제작됨

저렴한 가격을 앞세워 국내 시내버스 시장을 파고들었던 중국산 전기버스가 전선을 넓히고 있다. 정부의 보조금 기준 강화로 시내 전기버스 시장에서 힘을 쓰기 어려워지자, 이번에는 전세·관광·시외·고속버스 등 대형버스 시장으로 눈을 돌리는 모습이다.


특히 국내 전세버스 대부분이 아직 경유차인 만큼 향후 전동화 과정에서 중국 업체가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시장을 빠르게 파고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GS글로벌은 올해 하반기 중국 BYD의 12m급 고상 전기버스 'e코치12'를 국내에 정식 출시할 예정이다. GS글로벌은 2020년 BYD와 상용차 총판계약을 맺은 국내 공식 수입사로, 현재 일부 운수사들과 e코치12 공급을 협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목할 점은 공략 대상이다. 지금까지 중국산 전기버스의 주무대가 저상 시내·마을버스였다면 e코치12는 고속·시외·전세버스 시장을 겨냥한다. 가격은 부가세를 제외하고 3억2000만원으로 책정됐다. 국산 대형 친환경버스와 비교해 가격 경쟁력을 갖췄다는 평가다.


중국 업체의 공세는 이미 한차례 국내 버스 시장에 위기감을 가져온 바 있다. 2017년 본격적으로 국내에 들어오기 시작한 중국산 전기버스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을 앞세워 시내버스를 중심으로 빠르게 몸집을 키웠다. 2019년 21.9%였던 중국산 전기버스 점유율은 2023년 50.9%까지 치솟으며 처음으로 국산을 넘어섰다.


정부가 뒤늦게 보조금 체계를 손질하면서 판도는 다시 뒤집혔다. 배터리 성능과 사후관리 등을 보조금 산정에 반영해 중국산이 누리던 가격 우위를 줄이자 지난해 국내 신규 등록 전기버스 3260대 가운데 국산은 2162대로 66.3%를 차지했다. 2023년 45.8%까지 추락했던 국산 비중이 2년 만에 다시 60%대로 올라선 것이다.


문제는 중국 업체가 보조금의 영향을 크게 받는 시내버스 대신 새로운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는 점이다. BYD가 e코치12를 앞세워 전세·관광·시외·고속버스 시장에 뛰어드는 것이 대표적이다. GS글로벌의 BYD 전기버스 누적 판매량은 이미 약 1550대에 달한다.


특히 전세·관광버스 시장은 중국 업체 입장에서 성장 여지가 크다. 국내 전세버스 시장의 친환경 전환 속도가 늦어 전기버스 투입이 시급하기 때문이다. 국내에서 운행되는 전세버스 약 3만9000대 가운데 경유차의 비중은 97%로, 정부의 친환경 상용차 전환 정책이 전세·관광버스로 확대될수록 대규모 교체 수요가 발생한다.


중국 업체가 노리는 것도 이 지점이다. 전세버스 사업자는 승용차 소비자보다 차량 가격과 연료비, 유지비 등 운송원가에 민감하다. 중국산 전기버스가 시내버스 시장에서 가격을 무기로 점유율을 빠르게 끌어올렸던 것처럼 대형 전기버스에서도 초기 구매가격과 유지비를 앞세울 경우 경유버스 교체 수요를 흡수할 가능성이 있다.


여기에 국내 업체의 대형버스 사업 축소는 중국 업체의 시장 확대 가능성을 더욱 키우는 요인이다. 기아는 지난 6월 대형버스 '그랜버드' 생산을 중단하고 대형버스 사업에서 철수하겠다는 계획을 노조에 통보했다. 기존 주문 물량을 소진하는 향후 1~2년 뒤 생산을 종료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현대차그룹의 대형버스 생산은 사실상 현대차로 일원화될 전망이다.


국내 대형버스 시장에서 선택지가 줄어드는 시점에 중국산 신차가 들어오는 셈이다. 버스는 주문 생산 성격이 강해 차량 공급에 시간이 오래 걸리는 데다 운수업체 입장에서는 가격뿐 아니라 출고기간도 구매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다. 국산 업체의 공급이 줄거나 출고 적체가 이어질 경우 중국 업체가 그 빈틈을 파고들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업계에서는 시내 전기버스 시장에서 벌어진 상황을 반복해서는 안 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중국산이 가격을 앞세워 점유율을 절반 이상으로 끌어올린 뒤에야 정부가 보조금 체계를 개편하고 국산 업체의 점유율을 되찾는 방식의 사후 대응이 대형버스 시장에서도 되풀이될 수 있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전세·관광버스의 친환경차 전환은 앞으로 피할 수 없는 흐름인 만큼 어떤 업체가 경유버스 교체 수요를 선점하느냐가 중요하다"며 "시내 전기버스처럼 중국산에 시장을 내준 뒤 뒤늦게 지원체계를 손질하는 상황이 반복되지 않도록 국내 대형버스 산업의 가격·제품 경쟁력과 생산 기반을 선제적으로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편은지 기자 (silver@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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