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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로 개종한 이란인…법원서 난민 지위 인정

어윤수 기자 (taco@dailian.co.kr)
입력 2026.09.12 16:21
수정 2026.09.12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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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전쟁 상황서 소수 종교인 박해 위험 커져"

"이슬람교 개종자, 배교자로 간주돼 사형 가능"

서울 서초구 서울행정법원.ⓒ뉴시스

이슬람교에서 기독교로 개종한 이란인이 본국으로 돌아갈 경우 종교를 이유로 박해받을 가능성이 있다며 난민 지위를 인정해야 한다는 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12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10단독 조대현 판사는 최근 이란 국적 A씨가 서울출입국·외국인청장을 상대로 낸 난민 불인정 결정 취소 소송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


모태 무슬림인 A씨는 이슬람 신학교에 다녔으나 교리가 자신의 양심과 부합하지 않는다고 느끼면서 기독교에 관심을 갖게 됐다. 이후 이란 이스파한시의 한 교회를 통해 기독교 신앙을 접한 A씨는 관광객으로 위장해 입국한 기독교 전도사들을 만나 이들이 머물던 호텔에서 세례를 받으며 개종했다.


A씨는 이후 튀르키예와 아르메니아, 필리핀 등 해외에서 기독교 교육과 훈련을 받았다. 본국으로 돌아온 뒤에는 자택에서 비밀리에 신앙을 나누는 이른바 '가정교회' 형태로 전도 활동을 이어갔다.


그러던 중 2018년 함께 활동하던 교인이 경찰에 체포되고 혁명수비대 소속 가족으로부터 자신 역시 곧 체포될 수 있다는 경고를 받았다. 결국 A씨는 같은 해 필리핀을 거쳐 한국으로 피신했다.


한국에서도 예배와 전도 활동을 이어간 A씨는 2020년 난민인정을 신청했다. 하지만 당국은 박해 위험과 관련한 A씨의 진술을 믿기 어렵다며 난민 불인정 결정을 내렸고 A씨는 소송을 제기했다.


법원은 A씨의 진술에 신빙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A씨가 밝힌 사실관계가 구체적이고 일관됐으며 뚜렷한 모순점도 발견되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이란 내 기독교 활동이 가정교회 형태로 이뤄지는 점과 현지에서 세례를 '수영'이라는 은어로 지칭하는 점 등은 기독교를 믿지 않는 이란인이라면 쉽게 알기 어려운 구체적인 사정이라고 봤다.


재판부는 이란 내 기독교인들의 처우를 고려할 때 A씨가 본국으로 돌아갈 경우 종교를 이유로 박해받을 것이라는 '충분히 근거 있는 공포'가 존재한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이슬람교는 이란의 국가 정체성과 밀접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며 "이슬람 종교 율법인 샤리아에 따르면 이슬람교에서 개종한 사람들은 배교자로 간주돼 사형에까지 처해질 수 있고 이는 이란 법률상 형사범죄도 구성한다"고 밝혔다.


이어 "A씨가 대한민국 입국 전후로 행한 여러 종교활동 등은 그 자체로 이란의 헌법, 형사법, 샤리아에 따라 사형에까지 처해지는 배교행위로 간주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아울러 "이란은 미국, 이스라엘과 전쟁을 벌이고 있다"며 "전쟁이라는 중대한 위기에 직면한 국가에서는 사회적 결속과 국가에 대한 충성이 강조되고 과정에서 다수와 다른 신념을 가진 소수자에 대한 인권침해나 차별이 일어날 위험성이 커진다"고 덧붙였다.

어윤수 기자 (taco@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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