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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념·사법 둘러싼 토론…웃음 대신 사회 문제 다루는 요즘 예능들 [방송 뷰]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입력 2026.09.06 13:12
수정 2026.09.06 1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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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젠더 이어 경제로 주제 넓힌 ‘더 커뮤니티’

판결 두고 판사와 검사 격돌하는 ‘이판사판’ 등

토론으로 재미 유발하는 예능들

최근 예능프로그램이 우리 사회의 화두를 두고 토론하는 ‘공론장’이 되고 있다. 정치, 젠더, 계급부터 이미 확정된 판결까지. 사회적 금기로 여겨지던 무거운 주제들이 예능의 영역으로 들어오고 있다.


가장 뜨겁게 화두를 던진 사례는 웨이브 오리지널 예능 ‘더 커뮤니티’다. 지난해 시즌1인 ‘더 커뮤니티: 사상 검증 구역’을 통해 정치, 젠더, 계급 등 민감한 주제를 생존 경쟁으로 풀어낸 이 시리즈는 시즌2로 돌아와 시청자를 만나고 있다.


‘더 커뮤니티: 보이지 않는 손’에서는 ‘경제’로 주제를 확정했다. 각자의 신념, 소신을 바탕으로 부딪히고, 선택이 엇갈리는 과정의 ‘사회 실험’ 성격은 그대로다. 참가자들은 각자의 정치적·사회적 신념을 바탕으로 찬반이 엇갈리는 딜레마를 마주하며 살아남기 위한 선택을 이어나가야 한다. 이 과정에서 ‘테러를 막기 위해 테러범의 자녀를 고문할 수 있는가’, ‘일반 직원과 CEO의 연봉 격차’, ‘빈곤의 원인’, ‘공익을 위한 수몰 지역 댐 건설 강행’ 등의 질문이 주어졌다.


‘더 커뮤니티: 보이지 않는 손’ⓒ웨이브

판결을 재판하는 프로그램도 등장했다. 현재 공개 중인 디즈니+ ‘이판사판: 창과 방패’(이하 ‘이판사판’)는 국민의 법감정을 건드린 그때 그 판결을 재판하는 예능이다. 법정에서는 결코 맞설 일이 없던 판사와 검사가 토론을 펼친다.


제주 오픈카 음주 사망 사건을 두고, 판사와 검사가 맞서는가 하면 ‘결혼 전 했던 성형수술에 대해 상대에게 어디까지 말해야 할까’를 주제로 한 일상적인 내용까지 아우르며 흥미를 유발한다.


이 외에도 첨예하고 예민한 주제들 속에서 치열하게 서로를 설득하는 과정을 담았던 KBS 예능프로그램 ‘더 로직’ 등 이념과 정치 등의 주제를 논리적 공방으로 풀어내며 호평받는 프로그램이 늘고 있다.


위기의 부부들이 출연하는 JTBC ‘이혼숙려캠프’처럼 부부간의 사적인 갈등을 두고 패널들이 조언이나 리액션을 하던 기존 관찰 예능을 넘어, ‘사회적 갈등’을 다루며 대중에게 질문을 던지는 셈이다.


‘이판사판: 창과 방패’ⓒ디즈니+

공론장을 열고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이판사판’의 사례처럼, 이미 판결이 난 사건을 다루는 만큼 시원한 해결책으로 쾌감을 선사하진 않는다. 다만 탄탄한 논리를 바탕으로 이뤄지는 토론 과정을 디테일하게 펼쳐내며 보는 이들의 고민을 끌어낸다. 우리 사회의 민낯을 비추는 거울 역할을 하는 동시에, 시청자들의 자연스러운 참여도 끌어내고 있다.


갈등을 예능의 영역에서 다루는 만큼, 섬세한 접근은 필수다. 치열한 토론의 과정이 제대로 담기지 않으면, 얄팍한 대립 구도로 특정인 또는 특정 집단에 대한 혐오를 조장할 우려가 있다. 예능이 웃음을 넘어 ‘건강한 공론장’이라는 새로운 역할의 문을 연 만큼, 갈등을 전시하는 것을 넘어, 이해하고 합의해 나가는 과정의 성숙함을 제대로 포착하는 것이 필수 과제가 되고 있다.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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