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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FA 2026] "보안은 어때요?"…LG도 발길 멈춘 본토 밀레 'AI 식세기'

베를린(독일) = 데일리안 임채현 기자 (hyun0796@dailian.co.kr)
입력 2026.09.04 21:32
수정 2026.09.04 2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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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홈 일색 전시장서 전통 가전 전면에…본토 브랜드 존재감

식기 종류·적재량 카메라로 인식…세척 강도·옵션 알아서 조절

IFA 2026에서 공개된 밀레의 G8 다이아몬드 식기세척기. 내부에 AI 기반 카메라가 탑재됐다.ⓒ임채현 기자

"이 카메라는 문이 닫히는 순간 찍는 건가요?" "보안 문제는 없습니까?"


4일(현지시간) 메세 베를린에 꾸려진 밀레 부스. 카메라가 달린 식기세척기 앞에서 LG전자 관계자들이 한동안 발걸음을 멈췄다. 밀레 측 관계자에게 카메라가 언제 작동하는지, 어떤 방식으로 식기를 인식하는지, 촬영된 정보는 어떻게 처리되는지를 연이어 물었다.


밀레가 제품의 에너지효율이 유럽 최고 등급인 A라고 설명하자 가벼운 농담도 오갔다. LG전자 관계자는 웃으며 "우리는 A-30%인데"라고 말했다. 경쟁사 관계자들이 유심히 살핀 제품은 밀레의 차세대 'G8 다이아몬드' 식기세척기다. 밀레 식기세척기 가운데 처음으로 AI 기반 카메라 '오토비전'을 탑재한 제품이다.


카메라는 식기세척기 내부에 놓인 식기의 양과 종류를 인식한다. 냄비가 많으면 세척 강도를 높이고, 병이 들어 있으면 내부까지 씻을 수 있도록 세척 방식을 조절한다. 사용자가 식기 상태를 보고 프로그램을 직접 골라야 했던 과정을 AI가 대신한다.


세제 투입과 건조도 자동화했다. 세척에 필요한 양의 세제를 적절한 시점에 넣고, 식기 종류에 맞춰 건조 수준까지 조절한다. 밀레 앱과 연동하면 오후 10시 이후 식기가 80% 이상 찼을 때 자동으로 세척을 시작하도록 설정할 수도 있다.


IFA 2026 밀레 부스에 전시된 세탁기. ⓒ임채현 기자

올해 IFA에서 밀레가 보여준 AI 가전의 방향도 이 제품에 집약돼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 중국 업체들이 여러 가전과 서비스를 하나로 연결하는 AI홈을 전면에 내세운 것과 달리, 독일 본토 기업인 밀레는 식기세척기와 세탁기, 오븐 등 개별 가전이 스스로 판단하도록 만드는 데 무게를 뒀다.


밀레가 이번 IFA에서 내건 슬로건도 '집안일의 끝이 보인다(The End of Housework is in sight)'다. 사용자가 제품의 수많은 프로그램을 공부하고 직접 선택하기보다, 가전이 상황을 파악해 필요한 기능을 알아서 수행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반면 LG전자의 접근은 조금 다르다. 이번 IFA에서 냉장고와 세탁기, TV, 에어컨 등 31대의 제품을 하나로 연결하고 홈 로봇 'LG 클로이드'가 이를 지휘하는 'AI 오케스트라'를 선보였다. 개별 제품의 AI 기능을 넘어 집 안의 가전과 서비스를 하나의 AI홈으로 묶는 데 초점을 맞췄다.


동시에 유럽 시장에서 중요한 에너지효율도 전면에 내세웠다. LG전자가 전시한 식기세척기는 유럽 최고 에너지효율 A등급보다 에너지 사용량을 30% 더 줄였다. 냉장고는 A등급 대비 35%, 세탁기는 70%까지 사용량을 낮췄다. 밀레 식기세척기 앞에서 나온 "우리는 A-30%인데"라는 LG전자 관계자의 농담도 이런 배경에서 나온 셈이다.


밀레 한 관계자는 "전시장 곳곳에서 AI홈과 플랫폼 연결성을 강조하는 업체들과 비교하면 저희 접근은 다소 차이가 있다"며 "집 안의 모든 제품을 연결하는 거대한 생태계보다 세척·세탁·조리처럼 소비자가 매일 반복하는 작업에서 선택과 판단을 줄이는 데 무게를 뒀다"고 설명했다.


마르쿠스 밀레 공동 회장은 "기술은 사용자가 해야 할 일을 늘리는 것이 아니라 시간과 여유를 돌려줘야 한다"며 "G8 다이아몬드 식기세척기는 식사 후 필요한 작업과 판단을 대신하고, 컬리너리코치는 오븐으로 요리하는 과정에서 적합한 가이드를 안내한다"고 말했다.

임채현 기자 (hyun0796@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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