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지지율 최저 속 시민사회와 3시간 30분…소통 행보 시험대
입력 2026.09.05 07:00
수정 2026.09.05 08:00
22개 단체 실무진 위주로 참석자 구성
"사회 대개혁, 시민사회 몫 크다"
부동산·정책실장 공백 등 정치 현안 언급 無
청년 정책·재계 회동 이은 접촉 행보 연장선
이재명 대통령이 4일 청와대에서 열린 시민사회 초청 간담회에서 참석자들과 인사를 하고 있다. ⓒ뉴시스
이재명 대통령이 시민사회단체 대표들과 마주 앉았다. 지지율이 좀처럼 회복되지 않는 상황에서 각계와의 스킨십을 넓혀온 최근 행보의 연장선으로 해석되고 있다.
이 대통령은 4일 오전 청와대 본관 인왕실에서 열린 시민사회 초청 간담회에서 "대한민국 민주화 역사에서 언제나 시민사회는 매우 중요한 역할을 수행했다"며 "앞으로 우리가 해야 될 사회 대개혁에서도 시민사회단체들의 몫은 매우 크다"고 말했다. 이어 "취임 초기 여러 가지 일들로 번잡해서 여러분들의 말씀을 자세히 듣기 어려웠다"며 "오늘 하시는 말씀들을 잘 경청하겠다"고 강조했다.
또 "여러분이 원하는 세상이나 제가 만들고 싶은 세상이나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며 "목표에 이르는 경로와 방식은 조금씩 다를 수 있지만 그 차이는 크지 않다"고도 덧붙였다.
간담회에는 △김준우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사무총장 △김성달 경제정의실천연합 사무총장 △이지현 참여연대 사무처장 △안재훈 환경운동연합 공동대표 등 22개 시민사회단체 대표와 활동가가 참석했다. 청와대 측에서는 △강훈식 비서실장 △전성환 경청통합수석 △김현지 제1부속실장 등이 자리했다.
참석자는 단체장급보다 실무를 챙기는 사무총장·사무처장급 인사들로 구성됐다. 현장 목소리를 직접 듣겠다는 취지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이승훈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운영위원장과 주제준 한국진보연대 정책위원장은 참석자를 대표해 발제에 나섰다. 이 운영위원장은 국정과제인 '국가시민참여위원회' 설립을 통해 사회적 갈등 해결의 모델을 구축하고, 시민이 국정에 참여할 수 있는 거버넌스 체계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정책 추진 과정에서 현장과 지역의 목소리를 충분히 반영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주 정책위원장은 △미래대응기금 활용 방안 △주거복지 강화 △통합돌봄 내실화 △'괜찮은 일자리' 확보 등을 주요 현안으로 제시했다.
참석자들은 이어진 자유토론에서 △인권 △환경 △농어업 △여성 △평화 △과거사 등 다양한 분야의 현안에 대해 의견을 냈다. 이 대통령은 부동산이나 정책실장 공백, 대법관 재제청 갈등 등 최근 정치권 이슈는 발언에서 다루지 않았다.
이 대통령은 참석자들의 의견을 들은 뒤 국정에 반영할 수 있는 내용은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앞으로도 시민사회와 지속적으로 소통하겠다는 뜻도 전했다. 간담회는 예정 시간을 훌쩍 넘겨 약 3시간 30분 동안 이어졌다.
이번 간담회는 최근 이어진 접촉 행보의 연장선이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28일 청년 예산 언박싱 행사를 열었고, 재계 총수들과도 잇달아 만났다. 각계각층과의 스킨십을 늘리는 흐름이 이번 시민사회 간담회로도 이어졌다.
앞서 재계 총수 연쇄 회동 당시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지지율 반등의 뚜렷한 조짐이 보이지 않다 보니 비슷한 카드를 계속 꺼내는 것 같다"고 진단한 바 있다. 접촉 대상만 바뀌었을 뿐 국면 전환을 노리는 효과는 비슷하게 적용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 여권 관계자는 "시민사회와의 소통 자체는 정례적으로 해오던 일정이라 지지율과 직접 연결짓기는 어렵다"며 "다만 최근 지지율 흐름을 감안하면 이런 자리가 여러 계층과의 접점을 늘리는 효과는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갤럽이 지난 1~3일 100% 무선전화 가상번호 무작위 추출 전화면접 방식으로 조사해 4일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이 대통령의 국정 수행 긍정 평가는 40%로 전주(42%)보다 2%p 내려앉았다. 부정 평가는 51%로 전주보다 1%p 오르며 긍정률은 취임 후 최저, 부정률은 최고를 동시에 기록했다. 부정 평가자들은 이유로 '부동산 정책'(23%)을 가장 많이 꼽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