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금리 꽉 찬 대부업…금리 오르자 서민 '급전 창구' 문턱 높인다
입력 2026.09.04 09:25
수정 2026.09.04 09:30
21곳 중 17곳 신용대출 금리 20%
조달비용 상승에도 대출금리 인상 한계
불법사금융 피해 3년 새 3배로 급증
기준금리 인상으로 대부업체의 조달비용 부담이 커지면서 저신용자를 대상으로 한 대출 문턱이 더욱 높아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연합뉴스
한국은행의 두 달 연속 기준금리 인상으로 서민들의 마지막 급전 창구로 불리는 대부업계의 대출 문턱이 높아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대부업체 대부분이 이미 법정 최고금리인 연 20%에 가까운 금리를 적용하고 있어 조달비용이 올라도 이를 대출금리에 반영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4일 한국대부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 4~7월 신규 신용대출 금리 현황을 공시한 대부업체 21개사 가운데 17개사의 평균 대출금리는 연 20%로 나타났다.
나머지 4개사도 연 19.80~19.99%로 사실상 대부분의 업체가 법정 최고금리에 근접한 금리를 적용하고 있다.
대부업체는 은행과 달리 예·적금 등 수신 기능이 없어 저축은행과 캐피탈 등 금융회사에서 자금을 조달해 대출 재원으로 활용한다.
시장금리가 상승하면 저축은행·캐피탈 등의 자금 조달비용과 대출금리가 오르고 대부업체의 조달 부담도 커지는 구조다.
한국은행이 최근 두 달 연속 기준금리를 인상하면서 대부업계의 조달비용 부담도 더욱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문제는 비용이 늘더라도 이를 대출금리에 추가로 반영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대부업계에 따르면 일반적인 대부업체의 조달금리는 평균 7~8% 수준이다.
여기에 저신용자를 주로 취급하면서 발생하는 대손비용 약 10%와 중개수수료, 인건비, 임차료 등을 더하면 신용대출에 들어가는 비용이 연 20%를 넘어서는 경우도 있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그러나 현행 법정 최고금리가 연 20%로 제한돼 있어 시장금리가 추가로 상승하더라도 대출금리를 그 이상으로 높일 수 없다.
법정 최고금리는 2002년 연 66%에서 단계적으로 낮아져 2021년부터 연 20%가 적용되고 있다.
결국 대부업체 입장에서는 금리 인상 대신 대출 심사를 강화해 부실 위험을 줄이는 방식으로 대응할 가능성이 크다.
실제 최근 대부업에서도 대출을 받지 못하는 저신용자가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서민금융연구원이 지난 7월 발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최근 3년 이내 대부업이나 사금융을 이용한 저신용자 977명 가운데 59.4%가 등록 대부업체에서 대출을 거절당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대부업체의 대출 문턱이 더 높아질 경우 제도권 금융에서 밀려난 취약차주가 불법사금융으로 이동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실제 불법사금융 발생 건수는 최근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박정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경찰청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불법사금융 발생 건수는 2022년 1801건에서 2023년 2126건, 2024년 3391건, 지난해 5519건으로 늘었다. 3년 만에 3배 이상 증가한 규모다.
올해 들어서도 7월까지 3422건이 발생했다.
월평균으로 환산하면 488.9건으로 지난해 월평균 459.9건을 웃돈다. 현재 추세가 이어질 경우 올해 불법사금융 발생 건수는 5800건을 넘어 역대 최대치를 기록할 가능성이 있다.
시장금리 상승으로 대부업체의 조달비용이 높아지는 반면 법정 최고금리에 막혀 수익성을 확보하기 어려워지면서 저신용자를 대상으로 한 신용공급이 더욱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과 제2금융권에 이어 등록 대부업에서도 대출을 받지 못한 취약차주는 불법사금융 외에는 자금을 구할 선택지가 크게 줄어든다"며 "금리 상승기에 저신용자의 금융 접근성을 함께 살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