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마이데이터 타고 금리인하 요구↑…카드·보험 수용률↓
입력 2026.09.04 07:09
수정 2026.09.04 07:09
카드 신청 41%↑…보험도 급증
손보 신청 반년 만에 13배로
수용건수 늘어도 수용률 하락
사진 캡션: AI·마이데이터 대리행사 확산으로 카드·보험사의 금리인하요구권 신청이 늘고 있다.ⓒ연합뉴스
인공지능(AI)과 마이데이터를 활용한 금리인하요구권 대리행사가 확산하면서 카드·보험사에 대출 금리를 낮춰달라는 요구가 크게 늘고 있다.
반면 실제 금리 인하로 이어지는 비율은 낮아지면서 신청 증가와 수용률 하락이 동시에 나타나는 모습이다.
4일 여신금융협회와 생명·손해보험협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카드사와 보험사에 접수된 금리인하요구권 신청은 총 58만6579건으로 집계됐다.
업권별로 8개 전업카드사(삼성·신한·현대·KB국민·롯데·하나·우리·BC카드)에 42만1258건, 생명보험사에 12만9457건, 손해보험사에 3만5864건이 각각 접수됐다.
최근에는 AI와 마이데이터를 활용한 대리행사 서비스가 도입되면서 신청 문턱도 낮아졌다.
소비자가 동의하면 마이데이터 사업자가 신용상태 변화를 확인해 비대면으로 금리인하요구권을 대신 행사할 수 있다.
금리인하요구권을 행사하기가 한층 간편해지면서 카드·보험업권 모두 신청건수가 크게 늘었다.
실제 카드사의 금리인하요구권 신청은 올해 상반기 42만1258건으로 지난해 하반기 29만8050건보다 41.3% 증가했다.
수용건수도 같은 기간 21만4629건에서 26만9290건으로 25.5% 늘었다. 다만 수용률은 72.01%에서 63.93%로 8.08%포인트(p) 낮아졌다.
카드사별로는 롯데카드의 수용률이 88.55%로 가장 높았다.
이어 KB국민카드 81.17%, 우리카드 75.65%, 하나카드 73.70%, 신한카드 68.70% 순이었으며 현대카드와 삼성카드, BC카드는 각각 54.74%, 54.64%, 52.11%를 기록했다.
반면 실제 수용건수는 삼성카드가 6만402건으로 가장 많았고 현대카드 5만8616건, 신한카드 5만4560건 등이 뒤를 이었다.
삼성카드와 현대카드는 신청건수도 각각 11만543건과 10만7081건으로 다른 카드사보다 많았다.
보험업권에서는 신청 증가세가 더욱 가팔랐다.
생보사에 접수된 금리인하요구권 신청은 지난해 하반기 6만1764건에서 올해 상반기 12만9457건으로 두 배 이상 늘었다.
같은 기간 수용건수도 3만4143건에서 4만8998건으로 증가했지만 수용률은 55.27%에서 37.84%로 17.43%p 하락했다.
주요 생보사 가운데 삼성생명의 수용률이 51.2%로 가장 높았고 교보생명은 41.35%, 한화생명은 35.1%를 기록했다.
반면 동양생명과 미래에셋생명은 각각 8.65%, 3.46%에 그쳤다.
손보사의 신청 증가폭은 더 컸다. 지난해 하반기 2634건이었던 신청건수는 올해 상반기 3만5864건으로 13.6배로 급증했다.
수용건수 역시 1153건에서 6803건으로 5.9배로 늘었지만 신청 증가폭에는 미치지 못하면서 수용률은 43.77%에서 18.97%로 24.80%p 떨어졌다.
회사별로는 DB손해보험의 수용률이 94.0%로 가장 높았다.
이어 NH농협손해보험 70.0%, 롯데손해보험 51.0%, 흥국화재 32.4%, KB손해보험 30.9%, 한화손해보험 23.7%, 현대해상 19.6%, 삼성화재 17.5% 순이었다.
특히 삼성화재에는 올해 상반기 3만1394건의 금리인하 요구가 접수돼 전체 손보사 신청건수의 87% 이상을 차지했다.
금융권에선 이를 금융회사들이 금리 인하에 소극적인 결과로 해석하긴 어렵다고 판단한다.
금리인하요구권은 신청만으로 금리가 낮아지는 구조가 아니다. 소득이나 재산 증가, 신용평점 상승 등 대출을 처음 받았을 당시보다 차주의 신용상태가 실제로 개선됐다는 점이 뒷받침돼야 한다.
금리 인하가 가능한 차주의 범위가 크게 달라지지 않더라도 전체 신청 모수가 빠르게 늘어나면 수용률은 낮아질 수 있다.
실제로 올해 상반기 카드와 생·손보 모두 수용률은 하락했지만 실제 금리 인하로 이어진 수용건수는 증가했다.
회사별로 대출상품과 고객군, 조달 원가가 다른 데다 자체 신용평가모형과 금리 산정 및 심사 기준에 차이가 있단 점도 영향을 미친다.
업계 관계자는 "AI·마이데이터를 활용하면서 소비자가 직접 신용상태 변화를 확인하고 신청해야 했던 번거로움이 줄어 금리인하요구권 신청은 앞으로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카드사와 보험사의 대출상품은 은행 등 다른 금융권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금리 부담이 높은 경우가 있어 금리를 조금이라도 낮추려는 차주들의 수요도 큰 편"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