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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이전 발표, 명단은 눈치…금융노조 2만명 총파업 ‘강공’

손지연 기자 (nidana@dailian.co.kr)
입력 2026.09.04 06:55
수정 2026.09.04 0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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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국책은행 언급 없이 “노동계와 소통”

‘수도권 잔류 최소화’ 유지…4분기 대상 확정

4일 광화문 총파업 3만명 신고…“투쟁 수위 안 낮춘다”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이 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행정·공공기관 이전 및 공공기관 기능개혁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허장 재정경제부 2차관, 한성숙 국무총리, 윤 장관, 수어통역사,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 ⓒ뉴시스

정부가 2차 공공기관 지방이전을 공식화했지만 구체적인 이전 대상은 공개하지 않았다.


노동계와 공론화 과정을 거치겠다며 강경한 이전 기조보다 한층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러나 이전 대상으로 거론돼온 금융 공공기관 노조들은 이를 ‘속도 조절’로 보는 분위기다.


3일 정부는 정부서울청사에서 관계부처 합동으로 ‘행정·공공기관 이전 및 공공기관 기능개혁 방안’을 발표했다.


정부는 수도권에 소재한 중앙행정기관을 세종으로 옮기고 수도권 공공기관 350여곳에 대해서는 ‘수도권 잔류 최소화’를 원칙으로 2차 지방이전을 추진하기로 했다.


공공기관 이전 대상과 배치는 지방정부와 노동계 등 이해관계자 의견을 수렴한 뒤 올해 4분기 확정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금융기관의 이전 문제에는 이렇다 할 언급이 없었다.


금융위의 세종 이전 여부도 명시하지 않았다. 금융위는 현행 행복도시법상 세종 이전 제외기관으로 규정돼 있지 않아 별도의 법 개정 없이 이전계획에 포함할 수 있다.


그간 정부가 검토해 온 복수의 시나리오 모두 금융위의 세종 이전으로 가닥이 잡힌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날 발표에선 이전 방침이 구체화할 거란 관측이 많았다.


이전이 확정되면 금융감독원과 예금보험공사, 산업은행·기업은행·수출입은행 등 서울의 금융 공공·유관기관의 지방이전 논의에도 힘이 실릴 수 있다는 점에서 관심도 컸다.


그러나 정부는 금융위는 물론 금융 공공기관의 이전 문제까지 일단 향후 논의 대상으로 남겨뒀다.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은 금융위가 이전 대상에서 제외된 것이냐는 질문에 “오늘 발표에 언급되지 않았다고 꼭 제외된다는 것은 아니다”며 “4분기에 이전 대상기관을 최종 확정해 고시하겠다”고 말을 아꼈다.


정부가 이날 반복해서 ‘공론화’와 ‘소통’을 강조했다.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은 이전계획 확정 시기가 당초 10~11월에서 4분기로 늦어진 데 대해 “공론화 과정을 거쳐야 하고 지방정부, 노조와 소통할 필요가 있다고 인식했다”고 설명했다.


금융권에서는 이번 발표를 놓고 지방이전 철회보다는 당사자의 반발과 여론을 살피는 과정이라고 해석한다.


최근 각종 정책을 둘러싼 비판과 국정 지지율 하락이 이어지는 가운데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등 이해관계자들의 반발마저 거세지자 강하게 정책 드라이브를 걸기보다 속도 조절에 나선 거란 의미다.


알맹이 없는 발표에 금융노조는 지방이전 반대 수위를 낮출 이유가 없다는 입장이다. 정부는 이날 발표에서 ‘수도권 잔류 최소화’라는 지방이전의 큰 틀은 견지했다.


국책은행 노조 관계자는 “상반기부터 공식적인 입장을 요구했지만 늘 ‘결정된 게 없다’는 식이었다”며 “톤다운을 했을 뿐 ‘이전하지 않는다’는 생각은 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언제든 다시 꺼낼 수 있는 카드를 두고 속도를 조절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근원적으로 지방이전을 하지 않겠다고 나오지 않는 이상 투쟁 수위를 낮출 생각은 없다”고 강조했다.


노조 내부에서는 정부가 뒤늦게 ‘소통’ 카드를 꺼낸 데 대한 불신도 상당한 것으로 감지된다.


그동안 지방이전 여부를 놓고 정부에 지속적인 협의를 요구했지만 정작 심도 있는 대화는 없었다.


노조 관계자는 “과거에도 대화하고 결정하겠다는 취지의 공식 브리핑이 있었지만 이후 책임 있는 당국자와 직접적인 대화 채널이 가동된 것은 (제가 아는 선에서는) 없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지금이라도 적극적으로 책임감을 갖고 대화에 나서고 해결 의지를 보여야 할 것”이라며 “총파업은 이제 거둬들일 수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금융노조는 4일 광화문 일대에서 산하 43개 지부가 참여하는 총파업 집회를 연다.


노조 내부에서는 과거보다 시중은행 조합원들의 총파업 참여 의지도 높아졌다고 판단한다.


집회 신고 인원은 3만명이다. 현장에는 최대 2만명 안팎이 모일 것으로 추산된다.


수출입은행의 경우 지난달 말 기준 조합원 1092명 가운데 출장이나 해외 파견 등 불가피한 인원을 제외하면 약 70%가 집회 현장에 참여할 것으로 노조는 예상한다.


금융노조는 주 4.5일제 도입과 청년채용 확대, 임금 인상과 함께 당사자 협의 없는 금융기관 지방이전 중단을 핵심 요구로 내걸고 있다.


정부가 금융기관 이전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을 피하면서 이날 총파업을 기점으로 노정 간 신경전도 본격화할 전망이다.

손지연 기자 (nidana@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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