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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운호 게이트 연루' 1억 수수 前 부장검사, 징역 2년 확정

어윤수 기자 (taco@dailian.co.kr)
입력 2026.09.03 15:39
수정 2026.09.03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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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사법 위반 혐의 징역 2년·추징금 9200만원

"청렴성 가치 지킬 공적 의무…사익 위해 범행"

서울 서초구 대법원 청사.ⓒ데일리안DB

정운호 전 네이처리퍼블릭 대표로부터 감사원 감사 무마 청탁과 함께 현금 1억원을 수수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전직 부장검사가 실형을 확정받았다.


대법원 1부(주심 서경환 대법관)는 3일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박모 전 검사에게 징역 2년과 추징금 920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박 전 검사는 검사로 재직하던 2014년 정 전 대표로부터 감사원 관련 청탁을 받고, 그 대가로 1억원을 수수한 혐의를 받았다. 정 전 대표는 2009~2010년 서울지하철 상가 운영업체인 A사의 사업권을 인수해 사업 확장을 추진했는데, 당시 감사원은 서울메트로(서울교통공사 전신)가 A사를 운영업체로 선정하는 과정에서 불거진 비리 의혹을 감사하고 있었다.


정 전 대표는 이 감사를 무마하기 위해 감사원 고위 간부와 고교 선후배 사이인 박 전 검사에게 청탁했고, 박 전 검사는 그 고위 간부를 상대로 로비를 벌이는 대가로 "경비가 필요하다"며 금품을 요구한 것으로 조사됐다.


변호사법은 공무원이 취급하는 사건이나 사무에 관해 청탁 또는 알선을 명목으로 금품이나 향응을 수수한 경우 5년 이하의 징역이나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검찰은 2017년 5월 박 전 검사와 함께 현금 전달책 역할을 한 최모씨를 재판에 넘겼고, 최씨는 그해 12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확정받았다. 반면 박 전 검사에 대한 재판은 그의 건강 상태를 이유로 약 5년간 정지됐다가 2022년 4월에야 재개됐다.


이듬해인 2023년 6월 1심 재판부는 "피고인은 검사 직위에 있으면서 청렴성의 가치를 지킬 공적 의무가 있었음에도 사적 이익을 위해 범행을 저질렀다"며 박 전 검사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다. 박 전 검사는 수사·재판 과정에서 정 전 대표와 식사를 한 적은 있지만 청탁을 알선하거나 돈을 받은 적은 없다며 혐의를 강하게 부인했다.


박 전 검사 측은 항소심에서도 "공무원이 취급하는 사건과 관련해 청탁과 금품을 받은 것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서울고법 형사6-1부(재판장 정재오)는 지난해 10월22일 "정 전 대표가 피고인을 통해 감사원 고위 관계자에게 알선·청탁함으로써 서울메트로가 정 전 대표와 민사 소송에서 조정을 통해 계약을 유지하더라도 감사원에서 이를 문제 삼지 않고 묵인하게 만들고자 했다"며 "이는 감사원 직무와 밀접한 관계가 있는 사항"이라고 판단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1심과 마찬가지로 징역 2년을 선고하고 9200만원의 추징을 명령했다. 다만 박 전 검사의 건강을 고려해 법정구속하지 않고 보석 상태를 유지하도록 했다.


박 전 검사 측은 현금을 전달한 것으로 지목된 최씨 증언의 신빙성도 문제 삼았다. 그러나 재판부는 "증인은 수사기관에서 항소심에 이르기까지 일관성 있게 증언하고 있고, 그 가운데는 직접 경험하지 않고선 설명하기 어려운 구체적 내용도 포함돼 있다"며 "최씨의 원심과 항소심 법정 진술 모두 신빙성이 있어 피고인과 최씨가 공모해 정 전 대표로부터 돈 1억원을 수수했다는 공소사실은 합리적 의심이 없는 정도로 증명됐다"고 봤다.


박 전 검사는 이런 항소심 판단에 불복해 상고했지만, 대법원은 이날 원심 판단에 사실을 잘못 인정하거나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고 보고 상고를 기각했다.


한편 박 전 검사는 청렴의무 위반을 이유로 2017년 5월 검사직에서 해임됐다. 그는 해임 처분에 불복해 법무부를 상대로 행정소송을 냈지만 2022년 1심에서 패소했고, 이후 서울고법에서 항소심이 진행돼 왔다.


이번 사건은 2016년 검사장·부장판사 출신 변호사 등 여러 법조인이 정 전 대표와 얽혀 재판·수사에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한 의혹이 불거지며 대대적인 수사로 이어진 이른바 '정운호 게이트'의 연장선에서 드러났다. 당시 수사로 다수의 법조인이 재판에 넘겨져 처벌을 받았다.

어윤수 기자 (taco@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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