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정 형소법 헌재 전원재판부로…위헌 판단 가능성은? [법조계에 물어보니 745]
입력 2026.08.27 12:08
수정 2026.08.27 12:10
국민의힘·장동혁 청구 헌법소원 전원재판부 회부…위헌 판단과는 별개
헌재, 2023년 '검수완박' 권한쟁의심판서는 각하 결정…"수사권 배분은 입법 영역"
법조계 "입법형성권 현저한 일탈·남용 입증 쉽지 않아…국회 권한 존중"
"직접 보완수사 배제, 형사사법 체계 심각한 공백…위헌 가능성 전혀 없지는 않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청사. ⓒ데일리안DB
검사의 직접수사권과 직접 보완수사권을 폐지한 개정 형사소송법이 헌법재판소 전원재판부의 판단을 받게 됐다. 법조계에서는 수사권 배분을 국회의 입법 영역으로 본 헌재 종전 결정의 법리에 비춰 법률 전체가 위헌으로 판단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본다. 다만 직접 보완수사 배제가 영장주의와 국민의 기본권 보장 기능을 실질적으로 훼손했다고 인정될 경우 일부 조항에 위헌 판단이 내려질 여지는 남아 있다는 분석이다.
27일 법조계에 따르면 헌재는 지난 25일 국민의힘과 장동혁 대표가 청구한 형사소송법 일부개정법률 위헌확인 헌법소원을 전원재판부에 회부했다. 국민의힘 등은 이달 13일 개정법이 적법절차 원칙과 신체의 자유, 무죄추정 원칙, 형사피해자의 재판절차진술권 등을 침해한다며 헌법소원을 냈다.
전원재판부 회부가 곧 위헌 가능성을 인정했다는 뜻은 아니다. 헌법소원은 재판관 3명으로 구성된 지정재판부가 먼저 심사하며, 청구가 부적법하다는 데 3명 모두 동의할 때만 각하된다. 이 단계를 넘겼더라도 전원재판부가 청구인 적격이나 기본권 침해의 직접성·현재성 등을 인정하지 않으면 본안 판단 없이 각하할 수 있다.
김소정 변호사(김소정 변호사 법률사무소)는 "지정재판부가 형식적 각하 사유가 명백하지 않다고 판단해 본격 심리에 착수한 것으로 보면 된다"며 "바로 위헌성을 인정한 것은 아니고, 9인 재판관 전체가 심리할 가치가 있다고 본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원재판부가 적법요건을 인정해 본안 판단에 나설 경우, 검사의 수사권을 없앤 권한 재배분이 국회의 입법 재량을 벗어나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했는지가 핵심 쟁점이 될 전망이다.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뉴시스
지난달 31일 국회를 통과해 이달 4일 공포된 개정법은 오는 10월 2일부터 검사의 직접수사와 송치사건 직접 보완수사의 근거를 삭제한다. 수사 단계에서 검사는 사법경찰관이 신청한 영장을 심사해 법원에 청구하고, 수사가 미진하더라도 직접 보완하는 대신 경찰 등에 보완수사를 요구해야 한다.
국민의힘은 직접 수사할 수 없는 검사가 경찰에서 넘겨받은 구속 피의자의 구속 상태를 최장 20일간 유지하며 기소 여부를 판단하는 이른바 '수사 없는 구속'을 문제 삼고 있다. 사법경찰관의 신청 없는 검사의 독자적 영장청구가 제한되고 직접 보완수사까지 불가능해지면 경찰 수사에 대한 견제·통제 기능이 약해져 피의자와 피해자 모두의 기본권이 침해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이같은 주장이 마주할 가장 큰 법리는 2023년 '검수완박' 권한쟁의심판 결정에 담겨 있다. 당시 헌재는 재판관 5대 4 의견으로 법무부 장관과 검사들의 청구를 각하했다. 개정법의 위헌 여부 자체를 본안에서 판단한 것은 아니지만, 다수의견은 수사권·소추권의 구체적 배분이 입법 영역에 속하고 검사의 영장신청권을 규정한 헌법 조항에서 검사의 수사권까지 도출하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헌법소원을 인용하거나 종전 법률 해석을 변경하려면 재판관 6명 이상의 찬성이 필요하다.
반면 당시 4명의 반대의견은 검사의 수사·소추권을 헌법상 권한으로 봤다. 2022년 개정 당시에는 검사에게 일부 수사권이 남아 있었던 반면 이번 개정법은 직접수사권을 전면 폐지했다. 종전 사건이 국가기관의 권한 침해를 다룬 권한쟁의심판이었다면 이번에는 국민의 기본권 침해를 다투는 헌법소원이라는 차이도 있다.
김 변호사는 "종전 판례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아 입법형성권의 현저한 일탈·남용을 입증하기 쉽지 않다"면서도 "직접 보완수사 배제가 형사사법 체계에 심각한 공백을 초래해 국민 기본권을 침해한다는 점이 여러 사례를 통해 드러난 만큼 위헌 가능성이 전혀 없다고 볼 수는 없다"고 말했다.
최건 변호사(법무법인 건양)는 "과거 헌재 판단에 비춰 검찰 수사권을 박탈했다는 이유만으로 위헌 결정을 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며 "다만 보완수사권 폐지로 영장청구권이 유명무실해지는지 등 여러 사정을 고려하면 일부 조항에 한정해 위헌 판단을 할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