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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장·AI 도입했는데 배치전환 파업?"…재계, 투자 차질 우려

백서원 기자 (sw100@dailian.co.kr)
입력 2026.09.03 14:59
수정 2026.09.03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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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부 시행지침에 “인사·경영권 과도한 제한”

“배치전환 쟁의화 땐 대규모 투자 차질 우려”

경영성과급 교섭 기준도 명확히…법 개정 촉구

ⓒ데일리안 AI 이미지

재계가 고용노동부의 ‘경영성과급 등 노동쟁의 대상 시행지침’에 대해 기업의 인사·경영권을 과도하게 제한하고 대규모 투자와 사업 재편에 차질을 줄 수 있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특히 공장 신설이나 인공지능(AI) 등 신기술 도입에 따른 배치전환까지 노동쟁의 대상이 될 수 있는 만큼 관련 기준을 보다 명확히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는 3일 노동부가 시행지침을 발표한 직후 입장문을 내고 “기업의 신규투자나 공장 신설이 노사 간 분쟁으로 지연되거나 무산되는 일이 없길 기대했다”며 “그러나 금번 시행지침은 여전히 산업현장의 갈등을 키울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노동부는 이날 기업의 영업이익 등 일정 비율을 성과급으로 요구하는 이른바 ‘N% 성과급’과 공장 신설·이전, 사업 매각·인수, AI·자동화 설비 도입 등 사업경영상 결정이 노동쟁의 대상에 해당하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판단 기준을 제시했다.


노동부는 기업 이익과 연동한 N% 성과급 요구는 노사 간 자율 협의는 가능하지만 의무적 교섭이나 노동쟁의 조정·쟁의행위 대상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공장 신설이나 이전, 해외 투자, 사업 매각·인수, AI·자동화 설비 도입 등 경영판단 자체도 원칙적으로 의무적 교섭 대상에서 제외했다.


다만 경영결정으로 정리해고나 구조조정에 따른 배치전환, 근무형태 변경 등 근로조건의 변동이 객관적으로 예상되는 단계에 이르면 관련 사항은 교섭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봤다.


경영계는 이 부분이 기업의 인사·경영권을 제약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경총은 “공장 신설, AI 등 신기술 도입에 따른 배치전환이 노동쟁의 대상이 될 경우 사용자의 인사·경영권을 과도하게 제한함은 물론 대규모 투자 프로젝트의 차질로 귀결될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공장·설비 신설에 따른 배치전환은 기존 근로자의 고용관계를 축소하거나 재편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새롭게 형성되거나 확대된 생산조직에 필요한 인력을 배치하기 위한 조치라는 게 경총의 설명이다. 따라서 공장 신설 등에 따른 배치전환은 원칙적으로 사용자의 인사권에 따른 통상적인 인사이동으로 보고 노동쟁의 대상에서 제외해야 한다고 경총은 주장했다.


특히 숙련인력이나 연구인력은 신규채용이나 외부충원만으로 확보하기 어려운 만큼 인력 배치에 대한 노사 교섭이 지연되거나 쟁의행위가 발생하면 신규 공장의 가동 자체가 어려워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AI 등 신기술 도입에 대해서도 같은 논리를 폈다. 신기술 도입은 기업의 업무 효율화를 위해 일상적으로 이뤄지는 경영상 판단인데, 이에 따른 배치전환이나 작업방식 변경까지 노동쟁의 대상으로 확대하면 일상적인 인사·경영권 행사까지 쟁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경총은 “인력의 신속하고 유연한 투입이 필수적인 AI·반도체 대전환 시대에 노사 간 분쟁으로 공장 신설이나 신기술 도입에 차질이 발생하지 않도록 이에 따른 배치전환은 노동쟁의 대상에서 반드시 제외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국경영자총협회 회관 전경 ⓒ경총

경영성과급에 대해서도 경총은 지침의 기준이 불명확하다고 지적했다.


노동부는 경영성과급이 임금·복지 등 근로조건의 결정에 관한 사항에 해당할 경우 의무적 교섭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제시했다. 다만 경영성과급의 종류와 법적 성격이 일률적이지 않다고 설명하면서 구체적으로 어떤 경우에 근로조건에 해당하는지는 명확히 하지 않았다.


경총은 최소한 판례에서 임금으로 인정한 경영성과급 유형과 요건을 지침에 명시해 의무적 교섭 대상이 되는 경우를 명확히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한국경제인협회도 정부가 지침을 통해 기업 실적에 연동된 성과급이나 투자·신기술 도입과 같은 경영상 결정이 노사 간 의무적 교섭 대상이 아님을 밝힌 점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다만 이상호 한경협 경제본부장도 “급변하는 시장 환경에서 기업의 신속한 의사결정과 유연한 대응을 제약할 우려가 있다”며 “특히 대규모 자본이 투입되는 메가프로젝트나 적기의 사업 재편이 기업 경쟁력을 좌우하는 산업에 있어서는 절차적 불확실성이 실질적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지침 적용 과정에서 현장의 혼란이 최소화될 수 있도록 지속적인 보완이 이뤄지길 바라며, 시행령 등 보다 명시적이고 안정적인 법적 기준이 조속히 마련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대한상공회의소 역시 이번 지침이 노사가 무엇을 반드시 교섭해야 하고 무엇을 놓고 파업할 수 있는지에 대한 기준을 제시했다는 점에서는 의미가 있다고 진단했다.


다만 대한상의 역시 공장 신설·이전이나 사업 매각, 신기술 도입과 관련해 직원 배치나 근무지 변경 등이 구체화될 경우 교섭 및 쟁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점에 대해서는 기업 현장의 우려가 크다고 지적했다.


최은락 대한상의 조사본부장은 “공장을 새로 짓거나 옮기고, 사업을 팔거나 신기술을 들이는 결정은 직원 배치와 연결되는 경우가 많다”며 “기업 현장에서는 이 기준을 넓게 적용하면 투자와 경영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고 우려한다”고 밝혔다.


이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이번 기준이 실제 노사분쟁에서도 그대로 지켜져야 한다는 점”이라며 “이 기준이 흔들리지 않도록 제도적으로 보완하는 방안도 논의되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백서원 기자 (sw10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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