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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한일 6조 달러 경제연대…여권 없이 오가는 시범사업도"

백서원 기자 (sw100@dailian.co.kr)
입력 2026.08.31 11:01
수정 2026.08.31 1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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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中 빼면 상당히 큰 규모"…서로 시장 넓혀주는 파트너 강조

AI·첨단산업·공급망부터 협력…"더 큰 시장·산업생태계 만들어야"

고바야시 "경쟁에서 협력으로"…반도체·클린에너지 공동창출 제안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오른쪽)과 고바야시 켄 일본상의 회장이 31일 일본 센다이 웨스틴호텔에서 열린 '제15회 한일상공회의소 회장단 회의'에서 공동성명서에 서명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대한상의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한국과 일본을 합하면 국내총생산(GDP) 6조 달러가 넘는 경제권이 된다며 '한일경제연대'를 거듭 제안했다. 여권 없이 양국을 왕래하는 시범사업과 스타트업 상호 투자, 인공지능(AI) 데이터 공유 등 구체적인 협력 방안도 제시했다.


최 회장은 31일 일본 센다이 웨스틴호텔에서 열린 '제15회 한일상공회의소 회장단 회의' 개회사에서 "두 나라가 합하면 GDP로 계산하면 6조 달러가 넘는다"며 "6조 달러가 미국이나 중국에 비하면 작은 숫자일지는 모르지만 미국과 중국을 빼고 나면 상당히 큰 숫자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세계 시장이 점점 블록화되고 우리 내부 시장은 오히려 줄어들고 있다면, 한일이 서로의 시장을 넓혀주는 파트너가 되는 것이 양국 모두에게 현실적인 선택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세계 경제환경의 변화가 한일 협력을 확대해야 하는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공급망은 재편되고 있고 보호무역의 벽은 점점 높아지고 있다. AI도 있고 첨단기술 경쟁도 점점 치열해지고 있다"며 "옛날과 같이 좋은 기술과 좋은 제품만 있으면 세계 어디서든 다 팔 수 있는 상황이 이제는 아니라고 본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시장 규모와 공급망, 에너지와 자원까지 모두 기업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시대가 됐다"고 진단했다.


저출생·고령화와 지역소멸 등 양국이 동시에 겪고 있는 구조적 문제도 언급했다. 최 회장은 "인구와 시장이 함께 줄어드는 구조적인 변화에 직면해 있고 이런 환경에서는 각자 잘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며 "혼자 만들기 어려운 시장은 함께 만들고, 혼자 감당하기 어려운 위험은 나누고, 서로 잘하는 것은 연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과 일본을 보면 산업 구조와 시장, 기술에서 서로 닮은 면이 많이 있다"면서도 "과거와 달리 한국과 일본이 서로 경쟁이 아니라 서로 보완이 되는 상황이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또 "한쪽이 가진 강점이 다른 쪽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앞으로의 한일 협력을 단순히 서로 더 많이 사고파는 관계로만 봐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각자의 시장과 산업을 따로 놓고 보는 것이 아니라 더 큰 시장과 산업생태계를 함께 만들어 가는 것, 그것이 제가 생각하는 한일경제연대"라고 밝혔다.


최 회장은 처음부터 거대한 제도적 통합을 추진하기보다는 협력 효과가 큰 분야에서 성공 사례를 만들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는 "물론 처음부터 거창한 제도를 만들자는 생각은 아니다"라며 "AI와 첨단산업, 공급망, 에너지, 스타트업처럼 양국이 함께했을 때 시너지가 나는 분야부터 시작해 보면 좋겠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는 "여권 없이 양국 왕래를 허용하는 시범사업을 추진할 수도 있고, 양국 스타트업이 상대국의 투자를 받아 고도성장을 이룰 수도 있다"며 "AI 데이터를 공유해 글로벌 질서도 만들어 나갈 수 있다"고 제안했다.


최 회장은 "그런 협력의 가능성을 하나씩 구체화해 나가다 보면 자연스럽게 성공사례로 만들어지고 한일 경제계의 신뢰도 더욱 단단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이 지난 8월 30일 일본 센다이에서 열린 ‘한일 저출산 대응 교류위원회’ 출범식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대한상의

정부와 경제계의 역할 분담도 강조했다. 최 회장은 "정상외교를 통해 양국 협력의 기반이 넓어지고 있는 만큼 이제는 경제 현장에서 그 가능성을 좀 더 구체화해 나갈 때"라며 "정부가 협력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든다면 이를 투자와 비즈니스로 연결시키는 것은 결국 우리 경제인들의 역할"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일본 속담인 '모치와 모치야(餅は餅屋·떡은 떡집에)'를 인용해 경제인의 역할을 재차 강조했다. 최 회장은 "마침 센다이가 즌다모치로 유명한 곳이라 오늘은 이 말이 더 잘 어울리는 것 같다"며 "경제를 제일 잘하는 기업인들이 직접 만나서 머리를 맞대고 같이 논의하다 보면 현실적인 해답도 더 빨리 찾을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한일 협력이 구호에 그치지 않으려면 좋은 아이디어를 내는 데 끝나지 않고 직접 해보는 용기가 있어야 한다"며 "올해는 거기서 한 걸음 더 나가 양국이 함께할 수 있는 분야가 무엇인지 좀 더 깊게 논의하고 서로에게 도움이 되는 협력의 방향을 같이 찾아가면 좋겠다"고 밝혔다.


고바야시 켄 일본상공회의소 회장도 한일 산업계가 '경쟁에서 협력으로' 시야를 넓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바야시 회장은 "긴밀한 상호보완 관계에 있는 우리 한일 산업계가 향후 경쟁에서 협력으로 시야를 넓히고 AI, 반도체, 클린에너지 등의 분야에서 협력을 심화해 미래 산업에서의 공동창출을 추진해 나갈 수 있도록 새로운 시도들을 뒷받침해 나가고자 한다"고 말했다.


또한 핵심광물 공급망과 원유·석유제품·액화천연가스(LNG)의 상호 융통 및 비축 등 양국 정부가 추진하는 에너지안보 협력을 언급하며 "이러한 분야에서 한일 산업계가 솔선해 역할을 다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백서원 기자 (sw10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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