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즈·책꾸 이어…직접 제작한‘진(Zine)’으로 '소장'하는 독자들
입력 2026.08.31 08:36
수정 2026.08.31 08:37
A4에 담아내는 취향과 일상
판매 목적 벗어나 ‘놀이와 소장’에 방점
A4 용지를 접고, 스테이플러로 찍는 것만으로도 책이 된다. 서점에서는 만날 수 없지만, 내 이야기 또는 취향을 오롯이 담은 책을 직접 만드는 ‘진(Zine)’ 문화가 퍼지고 있다.
‘진(Zine)’은 잡지(Magazine)에서 나온 말로, 개인이 직접 제작하는 독립 창작물을 뜻한다. A4 용지를 접어 자르거나 스테이플러로 엮는 등 간단한 방식으로도 제작이 가능하다. 투박해서 오히려 좋다는 반응이 있을 만큼, 나만의 개성을 담는데 방점을 찍고 있다.
일상 또는 여행에서 남긴 기록을 엮기도 한다. 독특한 취미에 대해 풀어내거나 자신의 목소리를 가감 없이 담는 이들도 있다. 소소한 일상부터 나만의 소신까지. 주제도 형태도 정해져 있지 않아 진입장벽이 더욱 낮다.
ⓒ데일리안 AI 삽화 이미지
인스타그램 또는 유튜브에 ‘진(Zine)’을 검색하면 완성된 ‘진(Zine)’을 공유하는 작가를 비롯해 만드는 방식을 차근차근 짚어주는 영상, 진 만들기 워크샵을 안내하는 공지글 등 다양한 게시물을 만날 수 있다.
이러한 유행은 종이 특유의 ‘물성’과 아날로그 감성에 젊은 독자들의 성향과 맞닿아 있다. 최근 텍스트를 수동적으로 읽는 것을 넘어, 관련 굿즈를 구매하고 책을 직접 꾸미며 소장 가치를 높이는 독자들이 많아졌다. 책에 밑줄을 긋고, 기록을 남기는 것을 넘어 스티커를 붙이고 커버를 씌우며 책 한 권도 나만의 개성대로 소장하는 것이다. 직접 기획하고 손으로 만든 결과물을 남길 수 있는 ‘진(Zine)’의 매력에도 자연스럽게 빠져들고 있다.
과거 1인 출판 열풍이 불며 일각에서는 ‘완성도 낮은 책의 무분별한 양산’을 우려하기도 했다. 그러나 진 문화는 상업적 판매에 방점을 찍는 대신, 즐겁게 ‘자기표현’을 하는 놀이에 가깝다. ISBN(국제표준도서번호) 발급도 원하지 않는 작가들은 자신만의 이야기를 자유롭게 풀어내고, 틀에서 벗어난 책을 원하는 독자들에게는 하나의 즐길거리가 되는 흐름이 이어진다.
독립출판 창작자와 독자들이 참여하는 제4회 독립출판 북페어 전주책쾌에서는 독립출판 큐레이션 전시를 비롯해 나만의 진(Zine) 만들기 워크숍을 운영하는 팝업스토어를 연다. 독립출판사 및 서점들도 워크숍과 팝업 전시를 열며 독자들과의 접점을 넓히고 있는 것이다.
읽고, 직접 쓰면서 독서의 경계를 허무는 2030 독자들의 능동적인 시도가 출판 시장에도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